任重道遠(임중도원)
관지는 우측부터 "二千十八年敎授新聞選定四字成語"/ "2018년 교수신문선정 사자성어",
"用廣開土太王碑筆意兼秋史先生筆意書之, 時戊戌之臘, 聽鈴道人 心石 金炳基於全北大"/ "광개토태왕비와 추사선생의 필의를 겸한 서체로 쓰다. 때는 무술년 12월. ‘청령도인’ 심석 김병기가 전북대에서"이다.
본 휘호는 거칠지만, 정방형 고전 예서체인 광개토왕비체와 추사체 느낌이 강하게 묻어난다.
광개토왕비의 서체 특징은 가로 세로 획이 수평 수직으로 교차하는 정방형 모습이고, 반면에 추사체의 예서는 가늘고 굵고가 털처럼 가는 획이 있는가 하면 서까래처럼 굵은 획도 있는 등 대담무쌍하며 파격적이다.
교수신문이 진행한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 결과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전국 대학교수 878명 중 341명(38.8%)이 ‘任重道遠’(임중도원)을 선택했다.
‘임중도원’은『논어(論語)』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曾子가 말하였다. “선비는 마음이 크고 뜻이 굳세지 않아서는 안 되니, 任務가 무겁고 갈 길이 멀다.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仁을 자신의 任務로 삼았으니 무겁지 않은가? 죽은 뒤에야 그만둘 것이니 멀지 않은가?"
‘임중도원’을 추천한 전호근 경희대 교수(철학과)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는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골랐다고 했다.
‘임중도원’의 뒤를 이어 순위에 오른 사자성어 역시 문 정부의 개혁에 대한 소회가 반영됐다.
2위는 전체 응답자 중 210명(23.9%)로 ‘密雲不雨’(밀운불우)의 ‘구름만 가득 끼어 있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가 차지했다.
3위는 응답자 134명(15.3%)이 선택한 ‘功在不舍’(공재불사)였고, 이는 『순자(荀子)』의 구절로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투철한 의지를 강조한 성어이다.
한편 그동안 선정된 올해의 사자성어로는 2001년 오리무중(五里霧中), 2002년 이합집산(離合集散), 2003년 우왕좌왕(右往左往), 2004년 당동벌이(黨同伐異), 2005년 상화하택(上火下澤), 2006년 밀운불우(密雲不雨), 2007년 자기기인(自欺欺人), 2008년 호질기의(護疾忌醫), 2009년 방기곡경(旁岐曲逕), 2010년 장두노미(藏頭露尾), 2011년 엄이도종(掩耳盜鐘), 2012년 거세개탁(擧世皆濁), 2013년 도행역시(倒行逆施), 2014년 지록위마(指鹿爲馬), 2015년 혼용무도(昏庸無道), 2016년 군주민수(君舟民水), 2017년 파사현정(破邪顯正)이다. <야운처사>
추사체로 쓰인 임중도원이 힘차고 중후해 보입니다. 2001년부터 사자성어의 변천이 시대를 잘 반영해 주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