ㄴ+ㅠ='뉴' 의자 / 이구철
ㄴ은 앉은 의자
낮은 자세로 허리를 기대고 편히 쉴 수 있다
나무로 만들면 향기로우나 딱딱하고
플라스틱은 향기는 없으나 탄력이 있어 좋다
여기에 ㅠ 모양의 받침대를 대면
'뉴' 모양의 새로운 튼튼한 의자가 되어
학처럼 높은 자세로 다리도 편히 쉴 수 있다
한글에 ㄴ이라는 글자가 없다면
엉거주춤한 말이 되듯
세상에 앉은 ㄴ 의자나 ‘뉴’ 의자가 없다면
사람들은 어떤 자세로 앉아야 할까
낮은 자세든 높은 자세든
제대로 앉아 쉴 수 있는
함축과 여운이 있는 의자가 필요하다
첫댓글 의자는 낮은 의자든 높은 의자든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는 생활용품이다. 제대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가 필요하다.
재미 있습니다.
글자의 모양이 만들고 있는 모습에서
읽어내는 의미와 느낌이 새롭습니다.
오진원의 '펜'이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한 번 읽어보시겠습니까?
‘펜’ 자를 해석해 보면
‘ㅍ’은 감옥 같고
‘에’는 열쇠 같고
‘ㄴ’은 의자 같다.
그러니까 펜이라는 건
열쇠로 감옥을 열고
의자에 앉으라는 뜻이다
글을 쓴다는 건
자리 안의 감옥을
스스로 열고
마음의 의자에
앉는다는 것일까?
―오진원, 『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