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박우담
별빛이 춤추는 강
각각 다른 색으로 일렁거린다
물에 떠 있는 꽃 한 송이
사진을 보는 듯하다
강에서 한 아이를 만났어요
넌 누구니
은빛 음절로 출렁이는
수천, 수억의 물방울
그 음률의 진동이 들려온다
폭죽을 터트리는 사람 곁에
간짓대 같은 긴 뜰채로 소망등을
띄운다 순서를 기다리며
반지하에 떨어지는 빗방울처럼
남의 입장이나 속내는 모르지만
꼼지락거린다
불빛 막대기 여럿 보이는 물결에
걸려 있는
인연은 이미 내 앞에
도착했거나 지나쳤거나
외눈박이 거인의 눈으로 들여다봐도
아직 내 속을 내가 모른다
알 듯 모를 듯 아이의
숨소리 들려온다 은하수처럼
떠 있는 까만 눈동자
날 따라다녀요
아직 불꽃놀이는 끝나지 않았다
내 눈동자도
찰나의 방울로 떠 있다
비루한 변명
박우담
잡음 섞인 어휘를 꼬불꼬불 토해낸다. 사실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
다. 히스테리가 섞인 목소리로 손톱을 자주 물어뜯는다. 애인은 내 감
정을 조종하는 치명적 증상이 있다. 슬픔을 불러일으키는
내면을 LED 등처럼 어느 부분이 아닌 통째로 갈아야 할까.
변명하지 마
짜증 나니까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기호에 나는 균형 잃고 기우뚱거린다.
꼭 내가 허물어져 가는 몸짓의 언어를, 불립문자를 해독하여 대화를
나눈 것 같이 애인은 변명을 쏟아낸다.
생각도, 느낌도, 욕망도 깜빡이는 조명처럼 귓전을 때린다. 심사가
뒤틀린 기호가 흐릿하게 깜빡거린다. 애인의 나무람은 분노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스스로 운동과 자극을 주면서 계속 시를 쓰고 있다.
수없는 기호는 칸칸이 메워져 가고 해체된 소리 달팽이관 툭 건드린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