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호와 민준. 두 녀석과 가지는 두 번째 수업은 '엄마 찾아 삼만리'를 가지고 나누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지난 주에 내어준 숙제를 그래도 열심히 해 왔습니다. 제가 두 녀석에게 부탁한 것은 책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고, 느낀 점을 한 가지씩 구체적으로 기록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뭐... 두 녀석 모두 책을 요약하는 것은 여전히 부족함과 문제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전체적인 내용 오약보다는 여전히 파편적인 내용뿐이었고, 책의 저자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각자 발견한 것을 기록해 보자고 했지만, 그런 부분도 발견하는 것을 어려워 했습니다. 다만 민준이는 아주 간단하게 이렇게 적었습니다.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 : 끝가지 포기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보상이 있다."
대신 두 녀석 모두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기록했습니다. 은호는 엄마를 찾아서 만나는 기쁨에 대해서, 민준이는 고생한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적었습니다. 특히 은호와 느낀 점을 가지고 이런 저런 대화를 하다가 본인도 엄마랑 떨어져 있고, 가끔 엄마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은호는 자신의 처지가 마르코와 비슷하다고 느끼면서 그렇게 느낀 점을 기록한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아팠습니다. 민준이는 보상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어려운 시간들을 잘 견디어 내면 그 다음엔 그것에 대한 보상이 있다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지금 민준이가 처해 있는 상황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 그 부분에 대해서 격려를 해 주고 그런 날이 꼭 찾아 올 것이라고 지지해 주었습니다.
책의 요약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나누면서 두 녀석들의 상황과 마음을 조금씩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뭐 거창하고 엄청난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것이 이 수업의 목적이 아니라, 이렇게 책을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두 번째 만남이지만 이런 나눔을 통해서 더욱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다음 수업에는 또 어떤 것들을 나눌 수 있을지 기대가 되고 기다력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