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전당 시인선 165
검은 꽃을 보는 열세 가지 방법 심우기 시집
시와 삶의 ‘사막’을 횡단하기
[추천 글]
심우기는 등단과 동시에 서울시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을 수혜한 우수한 시인이다. 첫 시집 『검은 꽃을 보는 열세 가지 방법』에서 내면과 사물의 등가적 유추를 통해서 다양한 형태의 시각으로 개성적 시세계를 확립하고 있다. 시집 속의 전 작품이 하나의 총체적인 은유법으로 관철되어 있는 시세계는 존재에 대한 본질적 내면 추구와 상상력이 장관이다. 그의 시는 일상의 사소한 경험에 의해서 얻어진 것들이더라도 그의 시선에 포착된 사물은 일상의 경험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으로 전이되어 투영된다. 그의 시는 특수한 상태의 감성에 의해서 얻어진 새로운 인식들이어서 예사롭지가 않다. 개인적 삶과 다층적 사회현실의 갈등을 자기만의 개성적 시세계로 구축하여 신선한 이미지로 알레고리화 하고 있다.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그의 시정신은 현실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암시적으로 갈파하고 있어 깊이가 있다.
―권달웅(시인)
[약력]
심우기
경원대학교 영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2011년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2012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 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함시〉 〈혼불〉 동인으로 활동하며, 가천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E-mail : enets2002@naver.com
[시인의 말]
긴 터널을 빠져나온 느낌이다
늘 오늘을 깨어 있자고 생각하지만
기억이 생생하지 않다
흔적의 파편이 묻은
기억을 만지작거리며
오늘 이 순간
오지 않을 영원과 사랑을
기다린다
2013년 가을
심우기
[시집 속의 시]
사막여우
사막의 시작은 어디이고 어디가 사막의 끝인가
커다란 귀로 삼킨 사막의 열기가 밤으로 차가운 사막을 덥힌다
별보다 더 많은 모래가 바람의 문양으로 흘러
묻힌 모든 것이 모래로 변하여 숨을 쉬는 열사
숨은 전갈과 도마뱀을 물고 하루에도 수차례
폐허로 잠긴 성벽을 세웠다 무너뜨리는 반복이 교차한다
허상의 국경에서 압수 수색당하는 카라반 대열의 꼬리
굶주린 사막여우가 따라붙는다
바람의 냄새로 오아시스를 찾아 사막을 건너는 붉은빛 여우의 귀는 밝다
사막이 되지 못한 죽은 낙타의 등뼈에서 한 포대의 모래가 쏟아진다
파도 파도 퍼지지 않는 구덩이에 새끼들을 낳고 기르는 일과
척박의 바람이란 또 하나의 신기루를 쌓는 일
울어도 들을 자 없는 사막에서 울부짖음은 자신의 그림자를 밟는 일이다
침묵이 바람처럼 파고든다
몸 안의 말들이 모래처럼 슬어간다
허기진 여우의 검은 눈빛이 더욱 빛나고
지도와 경계가 의미를 잃어 모래 알갱이에 파묻힌다
작은 모래 한 알이 거대한 사하라를 옮긴다
[차례]
시인의 말
제1부 우설(牛舌)
우설(牛舌)
새들의 저녁
빈 들에서
물 옹기
꼽추 춘자
미스터 엘리엇, 무엇을 할까요?
말뚝
이종 격투기
순례자
야행성 나방
거울 속의 소음
죽음의 잠
가시 복어
한 장의 스웨터
쓰나미 봄, 後
부레옥잠
제2부 흰 자작나무에 살이 오를 때
낫
사막여우
어떤 사람
풍구
결빙
또 다른 사냥
그들은
밴드 마스터
울퉁불퉁 탕탕
흰 자작나무에 살이 오를 때
현자 책벌레
거풍
보아라, 감자꽃
빨래라는 과자
암벽타기
풍경 안의 목어
제3부 얼굴 없는 미묘한 말
바람도 없는데
세상에는
꽃뱀
얼굴 없는 미묘한 말
검은 꽃을 보는 열세 가지 방법
銀魚
바늘
한소끔 소나기가
필흔(筆痕)
삼성의료원 심장외과 1754호
썩는 의자
뺨 위에 발등이 닿았을 때
연극 보기
뼈
첫사랑
도꼬마리
제4부 구름의 신발
괄호
다독증
허물벗기
아름다운 독(毒)
종소리
프랑켄슈타인 물고기
정확한 침묵
하와를 꼬드기던 뱀
결림
조용한 심판
세 신발
물먹는 책
그림자 환상
구름의 신발
환절기
호박잎 그늘을 사랑하네
해설 ‘동물혼(動物魂)’과 시적 주체성의 형성―이성혁(문학평론가)
첫댓글 심우기 시인님, 첫 시집 상재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격려를 주셔서 ^^*
심우기 시집 발간 축하합니다. 동물혼 만나고 싶겠지요. [시인시각]을 [시인동네] 문학의전당 운영하는 고영 시인 고생하셨군요.
고맙습니다 이상태 시인님
심우기 시인님, 첫 시집 발간을 축하합니다.^^
박봉준 시인님 고맙습니다^^*
심우기 시인님, 좋은 계절에 첫 시집 상재 축하드립니다.
한영채시인님 고맙습니다 ^^*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강미숙시인님
시집 읽고 싶은데 한 권 주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인터넷 교보 .알라단 예스 24등등 주문신청됩니다. 주소 알려주세요 제가 드려야지요 ^^* 쪽지나 메일로 주소를 가르쳐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인터넷으로 찾아 주문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시인님 ^^*
이제야 봤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심우기 시인님, 시집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호박잎 그늘을 사랑하네!
아름다운 시 입니다.
한 뼘의 호박잎 아래에서 행복하였습니다.
담장을 타고 오르는 넝쿨따라
그늘도 불어나겠지요.
더불어
검은꽃을 볼 수 있는 눈들도 늘어 나겠지요.
감사합니다. ^^
고맙습니다 강미숙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