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21센츄리시티 9층 '(주)착한넷' 사무실에서 조덕현(오른쪽 세 번째)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그동안 전자책으로 복원한 동화책을 들고 있는 모습. 사진 오른쪽 직원이 착한넷이 처음으로 복원한 조 대표 초등학교 은사의 동화책을 들고 있다.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r.co.kr
- 잘 나가던 웹콘텐츠 업체 정리 - 사라진 동화 전자책 복원 창업
- 작가들 신간 출간에도 적극적 - 저변 늘리려 매주 강의 진행도
"SF나 로맨스소설 같은 '잘 팔리는' 전자책(ebook)을 만들어 볼까 생각도 했어요. 흔들렸던 건 사실이지만 이내 단념했지요.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거든요."
7일 오후 '(주)착한넷' 사무실에서 만난 조덕현(37) 대표는 달변에 열정이 넘치는 전형적인 청년창업가 스타일이었다. 실제로 동아대 컴퓨터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0년대 초반 웹콘텐츠 업체를 창업해 10년간 운영했다. 그렇지만 조 대표는 자신의 능력을 돈을 버는 일보다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위해 쓰기로 결정하고 '알토란' 같은 웹콘텐츠 제작업체를 폐업하는 큰 결심을 했다고 한다.
"주고객 중 한 사람이 부산의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인 파머스페이스 서호정 대표였어요. 서 대표를 통해 사회적기업에 대해 알게 됐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번다는 점에서 제 삶의 지향점과 공통점이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거래업체가 200여 개나 돼, 현상 유지만 해도 수익이 들어오던 기존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사회적기업 육성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사회적기업 콘텐츠를 고민하던 조 대표는 초등학교 은사인 김상남 동화작가를 떠올렸다. 조 대표는 어른이 된 후, 어린시절 유난히 따랐던 김 작가의 '봄부터 걸린 고뿔'을 도서관과 서점에서 찾았지만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서울 국립어린이도서관에 가서야 원본도 아닌 스캔본을 볼 수 있었다. 동화책 시장이 워낙 작다보니 발행부수가 많지 않아 사라지는 작품이 적지 않았던 것이다. 이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조 대표는 사라져가는 동화책을 전자책으로 복원하는 사회적기업을 지난해 창업, 부산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았다.
"수소문을 해서 김상남 선생님을 찾았어요. 김 선생님의 '봄부터 걸린 고뿔'을 착한넷의 제1호 전자책으로 복원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무엇보다 사람들이 다시 작품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뻐하셨어요.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가장 뿌듯했던 일 중 하나입니다."
착한넷은 신간 출간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지역 작가의 작품 출간에 관심이 많다. 조 대표는 "부산 출판사가 영세하다보니 작가가 돈을 먼저 지불하지 않으면 출간이 어려운 형편이다. 착한넷은 기획의도만 맞으면 무료로 출간해준다. 지난해는 전자책 22권과 종이책 20권을 만들어 유통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소비자들의 전자책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은 조 대표 최대의 고민거리이다. 착한넷은 전자책 국제표준인 'epub' 형식으로 유통하기 때문에 컴퓨터는 물론 태블릿PC, 스마트폰, 전자책 전용 단말기에서 모두 볼 수 있다. 하지만 작가는 물론 일반 시민이 컴퓨터에서 액티브X를 설치해야 전자책을 볼 수 있다고 오해한다는 것이다.
"컴퓨터로 전자책을 보려면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전자책을 굳이 이용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도 있지요. 이 때문에 매주 금요일 구청에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이용 교육을 실시하는 등 저변을 넓히려 애쓰고 있습니다."
조 대표의 단기 목표는 내년 3월 이탈리아 볼로냐아동도서전에서 착한넷이 기획한 작가의 작품이 수상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는 8월 중국 베이징국제도서전을 참관하고, 하반기 독일 프랑크푸르트도서전에 출품할 계획이다.
장기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신선한' 답변이 나왔다. "우리 이름처럼 착하게, 정직하게 사업해서 '최고의 2등'이 되고 싶습니다. 1등이 될 생각은 없습니다. 1등을 하기 위해 포기해야 할 아름다운 가치가 너무 많거든요."
첫댓글 좋은 정보 잘 보았습니다.
김상남 선생님의 제자가
멋지게 잘 자랐네요.
안녕하세요 착한넷 서비스지원 팀장 원하늘입니다. 기사 올려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더욱 더 열심히 하는 착한넷이 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