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 근처 휴게소에서
배달 일정을 맞추느라 늦게 일어나 세면하러 가는데
눈에 익은 사람들이 휴게소 세면실 쪽에 여럿 보였습니다.
살펴보니 '삼호 투어', 한국 여행사 버스.
한국 사람들입니다.
서쪽 방향으로 가는 걸 보면 애리조나 투어를 마치고
LA로 복귀 중이거나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인가 봅니다.
미국에 사시는 분들인지 한국에서 오신 분들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반가웠습니다.
가까이에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고
눈에 익은 외모를 한 사람들이 여럿이라니... ㅎ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국, 그 비좁은 땅에서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저 우리나라 사람들, 이 먼 나라 낯선 곳에서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만나지는 인연이라니...
사실 수필방 인연도 그렇습니다.
같은 땅에 오십 년을 살아도 만나지 못했던
인연들인데... 이 먼 곳까지 와서 한 갑자 삶을
돌고 나서야 글로 안부 주고받으며
정 나누고 정 쌓는 인연이라니...
인연,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인연 되는 모든 이들을
소중히 아끼고 존중하다 보면
우리들 인연의 의미도 알게 되겠지요.
새삼 모든 분들께 고맙고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관광버스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다가
그들이 대부분 버스에 오르는 걸 보고
세면실로 들었습니다.
나오니 그들의 자취는 신기루인 듯 사라지고 없었고
까마귀 한 마리 높은 가지 끝에 올라
반가운 분들이 잘 가고 계시는지 살피며
저 대신 배웅하고 있었습니다.
배달지까지 몇 시간을 더 달려가는 동안
반가운 분들을 만난 덕분인지 숭늉을 마신 듯
등이 따뜻하고 배가 훈훈했습니다.
첫댓글
마치, 제가 마음자리님인 듯,
몇 줄 읽지도 않았는데 코가 찡합니다.
미국에는 가 본 일도 없는데,
왜 그럴까요.
우리가
수필방을 통하여 서로의 감성에 익숙하여
반사작용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얼굴을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마치 먼 곳에 있는 친구처럼
마음이 오고 가는,
정이 쌓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목적지 까지, 잘 다녀오셔요.^^
반가운 분들의 안부를 들으며
집으로 돌아가는 날 새벽을 맞습니다.
이번 여행도 참 의미 있었습니다.
넓은 미국땅에서 한국사람들을 멀리서나마 보시니 참 반가우셨을겁니다
저는 알프스 트레킹하러갔을때 한국사람들이 참 많이 보이더군요
특히 젊은 여성들 혼자 그멀리 온걸보니 대견해보였습니다
2년을 넘게 길에 다니면서
처음 경험한 일이라
더 반가움이 컸나 봅니다.
표는 내지않고 지켜보는 마음에
반가움이 꽉 찼습니다.
ㅎㅎㅎ
그렇게 반가우셨어요?
짧은 스치는 인연에도 반가우셨다니
수필방 인연은 그것의 몇배나 될까요 ?
이곳 온라인 이지만 수필방과의 인연은
저도 대단한 인연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
스칠 확률도 워낙 낮은 경우라
기대도 안 했는데 닥치니
반가울 수밖에요. ㅎ
수필방 인연, 돌아볼수록 참 특별합니다.
해외여행시 대한민국 여행객들을 만나면 무조건 반갑습디다
충성 우하하하하하
네. 조건없이 모든 분들이 반가웠습니다. ㅎ
얼마나 반가우셨으면 글로 바로 옮겨쓰시고.
아는 척 하시지 그러셨어요?
저도 수필방이있어 제 일상이 풍요로와진 느낌 종종 받습니다.
얼마나 소중 합니까.
얼굴도 모르면서 공감하고 존중해 주고.. 글을 접할때 마다 행복함을 느낍니다.
아는 척하면 어수선해질 것 같아
그저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제 속의 반가움만 키웠습니다. ㅎ
가족같은 수필방 식구들입니다.
마음자리님. 가까이 다가가서 인사라도 하지 그랬어요.
열심히 사시는 한국교민을 만났다면,
한국관광객들도 좋아하셨을텐데....
잠시 쉬셨다 가는 분들에게
분잡함을 드리고 싶진 않아
멀찍이서 사진 찍고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그런데도 가슴이 따뜻해지고 반가움이
넘쳤습니다.
그냥 스쳐 버리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기도
깊이 생각해보면 한 없이 소중하기도 한 것이 인연인 것 같습니다.
말씀처럼
가까이 있다고 인연이 되는 것도 아니고
멀리서 보지 못해도 소통과 교감으로 이어지는 인연도 있네요.
늘 감사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시는 마음님이시니
아니 행복할 수 없음입니다.
예상치 못하게 다가오는 인연들도
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낯선 곳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면 반갑겠지요.
같은 피부, 같은 말씨.
파란하늘, 나무 위 까마귀.
사진이 환상입니다.
동탄역에서 오송 가는
열차를 기다리면서 댓글
달고 있습니다.
마음자리 님 마음이 얼마나
따뜻했을지 짐작이 갑니다.
이제 손주사랑 봉사활동은 잠시
쉬는 시간 인가요? ㅎ
같은 피부 같은 말씨 속에 제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
느껴졌습니다.
@마음자리 요즘은 가끔 가고있답니다.
어느새 많이 자라서 어린이 집에
다니고 있으니 딸 집에
자주 안가도 되네요.ㅎ
@이베리아 잘 됐네요. ㅎㅎ
몸 생각하며 드문드문 다니세요.
허긴 요즘 까마귀가 웬지 많이
귀엽습니다.
새벽길 걸으러 나갈때도 많이
울어주고!!
한국 말씨만 들어도 그리 반가우시다니
웬지 마음이 짜안 해집니다*
혼자 길 달리는 순간을 좋아하는데
갑자기 주변에 한국분들이 보이니
또 다른 기쁨이 저를 감쌌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