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벨고로드 침공
우크라이나군이 자유러시아군을 앞세워 벨고로드 일대를 침공했습니다. 벨고로드는 하르키우 주에 연해 있는 러시아 영토로 우크라이나 방면군의 주요 보급기지이자 집결지인데 이쪽 방면을 털린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정규군으로 러시아영토를 침공하면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부담이 크기에 포격 등의 간접적인 지원을 해주고 실제 공세는 자유러시아군이 진행하였습니다.
대대급이 투입된 것으로 보이며 실제 공세는 증편 중대급 정도가 수행했습니다.
문제는 너무나도 쉽게 전선이 뚫린 것입니다. 그라이보른의 코앞인 코로토보까지 침공군이 도달했던 것으로 보이며 그라이보론에 대한 포격까지 있었습니다. 해당 지역에 러시아군은 없거나 국경수비대 정도였으며 실제 방위는 FSB와 러시아 경찰이 담당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차 2대, 장갑차 1대, 험비 및 MRAP 10대 남짓의 매우 적은 공세였음에도 방어라인이 무너졌습니다.
확대해석이 있을것 같아 명시해 드리자면 현시점 우크라이나 측 공세부대는 국경 쪽으로 철수했습니다. 기습공격이지 러시아 본토를 어떻게 해보겠다는 작전이 아닙니다.
2. 당황한 러시아
이정도 병력에 저 정도로 국경이 무너진 상황이면, 이쪽에 아예 러시아 주둔 병력이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고 그 병력들은 지금 주 전선인 동부전선에 투입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겠습니다. 일단 국경이 속절없이 뚫리자 러시아는 급히 공격헬기를 투입하여 공세를 저지하기 시작하였는데 불과 며칠 전 이쪽 일대에서 불시의 대공 공격으로 Mi-8 헬기 2기와 Su-34 1기, Su-35 1기를 손실했던 점을 떠올려 보았을 때 얼마나 급박한 상황이었는지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공격헬기의 추가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진격을 막아야 했던 것이며 이는 이쪽 지역의 러시아 포병화력이 거의 전무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추가로 러시아는 인근 경찰병력을 총동원하여 침공을 저지하려하였으나 기갑을 앞세운 병력에게 이는 의미 없는 행위였고 결국 전선에 투입되어 있던 VDV 일부를 헬리본 작전으로 황급히 수송하고 근처 차량화소총병여단을 동원하나 차량화병력은 도망가는 러시아 주민의 피난행렬에 막혀 제때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동안 자유러시아군은 소위 '털어먹을 건 다 털어먹고' 전선 이탈한 것으로 보입니다.
3. 벨고로드 침공의 의의
표면적으로만 보면 우크라이나가 획득한 영토도 없고 노획한 물자는 미비하기에 러시아가 뜨끔한 것 이외에 큰문제 없지않나 할 수 있지만 이 사건은 그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갖습니다. 이제 러시아는 주 전선인 동부전선에만 집중할 수 없고 우크라이나와 연한 모든 국경에 상시적으로 방위병력을 주둔시켜야 됩니다. 이는 과거 돈바스 전쟁처럼 국지전이 아닌 국가대 국가의 전면전이라는 사실을 러시아에게 주지 시켜준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병력과 물자부족에 머리가 터질 지경인 러시아를 더욱 궁지로 몰아넣은 것입니다.
이번 공격으로 벨고로드가 떨어지거나 주요 보급시설과 군사시설이 타격받았다면 러시아로서는 23년 올 한해의 모든 군사작전을 처음부터 다시 재고해야 될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이 작전으로 우크라이나는 동부전선에 집중된 러시아 병력의 분산을 강요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바흐무트 전선
바흐무트 시가지가 러시아 통제하에 들어간 지금 서쪽의 Chasiv-Yar가 주격전지로 예상되어지고 있습니다. 바흐무트 시가지 점령은 러시아로서는 아무 의미가 없고 서부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와 목진지를 점령해야 되는데 Chasiv-Yar 점령이 그 출발점입니다. 아마 새로운 돌출부가 생기지 않을까 예상되는데 현재 바흐무트 북부와 남부에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는 크레민나 전선과 자포리자 전선의 병력을 긁어모아 배치하는 중입니다. 조금 더 지켜보아야 형세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판국에 벨고로드 침공이 있었던 것입니다. 지난 10개월간 수만명을 갈아넣으며 바흐무트 시가지를 점령했으나 프로파간다에 써먹어 보려던 찰나 이 회심의 한방으로 바흐무트 따위는 이제 잊혀졌습니다.
오늘도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참고자료 : 네이버 블로그 보리나무 성환, 오로라, liveuamap.com
첫댓글 생각지도 못했던 출수이긴 함
이 전쟁을 흥미본위로 보고 싶진 않지만
이건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재미있는 수임
전술적으로든 전략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우크라이나 자력 판단이라고 믿지는 않습니다만 작년 9월 이지움과 11월 헤르손의 경우들을 보았을때 미국을 위시한 전략국가기관과 전략전술 민간업체들이 시뮬레이터가 아닌 현실세계에서 실제사람을 장기 말로 쓰면서 해보고 싶은걸 해보는 기분입니다...근데 그게 잘먹혀 또...
@다크킬러 그거야 이 정도 출수라면 오야붕 인가가 있어야지요
크이우도 그렇고 헤르손도 그렇고
그놈의 체면 때문에 손절이 안되서....
물론 지도자 동지의 권위와 체면이라는거
군발이 몇명의 목숨보다 중한겁니다만
바흐무트도 결국 헤르손의 길을 따라 갈듯합니다
예상 못한 공격이라 당황스러웠던.
사실 성과 여부랑 별개로 러시아 본토가 침략당했다는것 만으로도 러시아에겐 자존심이...
이번 벨고로드 침공은 우-서방 측이 바흐무트 전투의 심리적/정치적 무게를 좀 분산시킬 겸 찔러본 프로파간다성 공세로 보이는데, 러시아 본토가 방어는 커녕 이럇샤이마세가 되어버려 "바흐무트 따위"가 되어버렸죠.
뭐 근본적으로는 개전 초 사방에서 육박해오던 모스크바 땡크들과 공수군을 갈아내어 러시아가 전장을 돈바스로 한정시키게끔 강제한 우크라이나군의 분전 덕이지요.
솔직히 이번 러우전에서 러시아의 손실은 군사보단 국제정치적 위신이 더 크다고 봄요. 저딴게 조지아 뚜까패고 시리아에 폭탄 떨구며 2짱이랍시고 꺼드럭대고 있었으니ㅋㅋㅋ
그렇죠. 언급한 국내외 정치적으로 개븅신된 건 그렇다 치더라도 바흐무트 점령하고 '우리의 태양왕 이신 뿌띤 동지께서...중략....바흐무트를 드디어 해방하시었다!!@!' 하는 와중에 목젖 처버린...ㅋㅋ
회사서 작성중이라 본문에는 빠져있는데 문구인용해서 첨삭하겠습니다
1차세계대전 이전에 전쟁이 어떻게 될지 컴팩트하게 보여준 전쟁이 러일전쟁과 적백내전이었듯이 앞으로의 전쟁 양상을 보여주는게 우러전쟁이 될듯합니다.
지난 10개월간의 바흐무트 공방전과 어제의 벨고로드 침공의 밑그림을 그린 책사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당사자들이야 괴롭겠으나 관전자로서 흥미로운 진행이로군요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이 엄청 넓은데 그쪽 사는 러시아인들이 두려워하겠죠 물론 러시아애들처럼 민간인 공격하면 명분을 잃을테니 조심해야겠지만요
러시아의 광대한 영토를 생각하면 그 침공이 그렇게까지 모스크바에 실질적 위협이 될 거 같지는 않고..
주축을 이론 놈들이 빼박 네오낙지 놈들이라 푸틴이 미는 프로파간다(서방의 네오낙지들이 조국을 침략한다)를 강화시켜줄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기는 합니다. 미국은 일관되게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도 타격하지 말라는 거 우크라이나가 꾸준하게 말은 안 처먹고 받은 만큼 보복한다 주의로 나왔는데..
수 틀리면 자국내에 핵 터트리면 되니까 부담도 적습니다. 휘말리는 민간인은 이게 다 서방세계 낙지 앞잡이들 때문이라고 퉁치면 원래 하던대로 하는 거고..이게 정말로 의미가 있을려면 거기를 뚫어서 러시아의 후방 종심으로 팀투가 가능해서 우크라이나 방면군의 후방을 타격할 수 있어야 합니다만, 그런 역량은 없어 보입니다.
직접타격에 관련된 부분만 보자면 말씀하신 것처럼 러시아에 큰 피해는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러시아 매체들이 주장하는 내용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군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보자면 러시아는 크게 한방 맞은건 확실합니다. 본문 언급했듯이 동부전선에만 병력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정치적으로는 이건 10개월간의 바흐무트 삽질이 정말 삽질이 되버린 상황이라... 무엇보다도 정치적으로 큰 한방이었죠. 그렇기에 이번 작전이 주목받는 겁니다.
위에 서기장 말마따나 정치적으로든 전략적으로든 꽤 재밌는 한방이었거든요. 그리고 아직 진행중입니다.
@다크킬러 전술적으로는 국경분쟁의 연장선상으로 관리하면됩니다. 실제로 특수 작전구역으로 선포했고..
제공권은 러시아 쪽이니 이동하는 거 잡아서 폭격으로 나오겠죠. 애초에 서유럽식의 운영을 기대할 수 없다고 봐요. 오히려 방어전이기 때문에 민병이고 신병이고 닥치는 대로 징집해서 대충 수로 메워 방어할 가능성이 크죠..(이런 부대라면 독일 국민 돌격대 같이 노친네들 긁어다가 때울 수도 있겠고..)
정치적 위신이 떨어진게 문제긴 한데.. 어차피 우크라 상대로 1년 넘게 전쟁하면서 대외적으로 떨어질 위신도 없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이게 사람들이 희희낙낙 하는 것처럼 과연 러시아 국민들의 전쟁 수행 의지를 꺽는데 도움이 되느냐의 문제인데, 기존의 정서를 고려하면 과연? 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델카이저 그렇니까 전술적으로는 국경분쟁의 연장선이니 뭐니 말장난은 러시아가 하는 거구요. 그럼 국경분쟁으로 저쪽도 관리하자 땅땅 하면 없던 병력이 배럭에서 찍혀서 나온답니까 하늘에서 떨어진답니까. 실무에서의 일을 말하고 있는거잖아효. 아니 그 회사 실무문제 매번 토로하시면서 이러시면...
제공권은 1주일전 체르니히우 북쪽 러시아 영토에서 30분만에 수호이 2기, 헬기 2기가 격추 당한 후 매우 소극적이 되었는데 아마도 독일에서 제공받은 차량화된 패트리어트 미사일 포대를 기습적으로 체르니히우 북부지역에 매복 시켰다가 쏘고 튄 걸로 보입니다. 현재도 매복하고 있을 수도 있어서 러시아가 패트리어트 사거리 밖에서 쏘고 튀어야 되는데 알다시피 러시아 공군에 그 정도 장거리 타격 가능한 공대지 미사일 수량이 지금 개죽쓰는 상황입니다.
정치적으로는 지금 난립하는 각 용병집단이 향후 분쟁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죠. 그 와중에 반러시아체제를 설립한다는 자유러시아군이 화려하게 데뷔한 상황이고 이것이 극적으로 어떤 사건으로 이어질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프리고진의 바그너, 세르게이 쇼이구의 개인 용병집단, 그리고 각 재벌들의 각기다른 용병그룹 창설은 향후 문제소지가 충분하죠
@다크킬러 예.. 님의 관측대로 갔으면 좋겠습니다. 전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델카이저 적어도 바흐무트를 정치적으로 승리했다라는 말을 이용 못하고 있죠
벨고로드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는거 보니깐요 델카이저님 말도 일리가 있지만 정치적 위신이 떨어질대로 떨어졌다면 이미 푸틴 반대하는 사람들도 나오고 전쟁 반대 시위가 엄청 나오겠죠. 물론 숙청과 여론 조작을 통해서 라고 말을 해도 아직 떨어질게 남아있다고 생각이 드네요
수 틀리면 핵이라고 말하는데 핵이 쉽게 터트릴 무기도 아니고 진짜 썼다가는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아무도 예상이 안되는 무기인데 함부로 하지는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