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일찍 자라는 부모님들의 성화에도
토요일ㆍ일요일 밤만 되면 우리 남매들은 티비앞에 횡렬로 앉거나 누워서
주말의 명화,명화극장, 티비 문학관을 즐겨봤다.
그런 어느날 보았던 영화 중, 제목도 연기자도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 영화가 한 편있다.
아마도 졸면서 봤던것 같다.
동독과 서독의 총리가 형제의 키스로 남긴 사진이
머리속에 각인 되기 전, 그러니까 지금의 우리나라 처럼 분단인 독일의 통일 전, 동독에서 서독으로의 탈출러시와 감시가 심해지던 때의 이야기이다.
미처 서독으로 이주를 하지 못했던 두~ 세가족이 한꺼번에 탈출을 하기로 합심하여
탈출방법으로 모색한 것이 커튼, 차량덮개 같은 두꺼운 천 등으로 열기구 풍선을 만들어 동서독을 막고있던 장벽을 넘어가는 거였다.
감시의 틈 사이사이 여자들은 재봉질로 열기구 풍선을 이어 만들고, 남자들은 열기구를 띄우기 위한 동력마련으로
좌충우돌 하는 그런 영화였는데.
기억에 남는 장면은 탈출 바로 전날 어느가족의 안주인이 본인이 살았던 주방을
깨끗하게 청소를 하는 거였다. 남편이 이제 버리고 떠날 부엌을 왜 청소 하느냐 물으니.
나 떠나고 나면 주방을 더럽게 썼다는 여자로 기억 되어질 까 봐서...라는 내용의 말을 했다.(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여자여서 일까? 오래도록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 여인은 떠나고 난 뒤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를
왜 걱정 했을까?
우리모두는 살아오는 동안 많은 만남과 이별을 겪는다.
초등학교서 부터 중ㆍ고. 대학동기들. 남자들은 군시절 함께했던 전우들, 직장동기,이웃, 가족 등 여러 이유들로 만남과 헤어짐은 반복이 되었을테고, 지금도 반북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한번 쯤 돌아보면 나에게도 있었던 수 많은 헤어짐에서 그들에게 어떤 뒷 모습으로 내가 기억되어 졌을까? 아마도 그리 좋은 인상을 남기지는 못 했으리란 결론에 자신에게 쓴 웃음을 보내본다.
굳이 좋은 뒷 모습을 남기려 애 썼던 적도 없었던것같다.
또, 굳이 애쓰지 않았어도 평소 원만했고 무리없는 관계였다면 신경 쓸 일도 아닌것이다.
찬바람이 스산히 다가오는 일요일 오후.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것은?
아마도 지금보다 젊었을 땐 돌아보지 않던
내가 머문자리까지도 염려되어지는 나이 탓 인가보다.
흐릿하게 남아있는 영화속 그 여인의 말이
새삼스레 다가온다.
깔끔했던 주부로 기억되고 싶었으리라.
그 누구에게라도...
글을 적다가 생각난 노래도 함께 올려봅니다
https://youtu.be/Rk_sAHh9s08?si=RU3WqP67wPoEDNoz
첫댓글 머물렀던 자리가 깨끗하고 맑았던 자리로 보여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되고도 남습니다.
떠난 자리를 보게될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더라도 머물렀던 자리가 깨끗해야 떠나는 마음이 편한 사람도 있고요.
요즘은 나뭇가지에 잠시 쉬었다 날아가버리는 새들처럼 머무는 공간에 애착함 없이 잠시 쉬었다 떠나기의 반복입니다.
어지러지도 않고 채우지도 않고. ㅎ
인생도 잠시 머물다 가는 공간이다...
라고 느껴지는 요즈음입니다.
한국은 드디어 추워졌습니다.
코끝 알~~싸 한 이런 날씨가 좋습니다.
오라버님~~안전운전 행복한 날들 되세요...
머문자리, 흔적이기도 하지요.
머물렀던 그곳에 대해서,
깔끔하게 함은 다음 사람에 대한
자신의 에티켓입니다.
머문자리도 아름답다는 것은
앞에 다녀간 그분에게,
다음 사람이 감사를 하는 마음이지요.
우리 사회는 공무원이든, 회사의 중역이든,
물러날 때는 자신이 머물렀던 자리는
깨끗한 자리로 물러 날 수 있어야 하지요.
내가 머문자리 잘 읽었습니다.^^
뭘 쓰려고 했는지 헷갈린 상태로 적었었는데
역시 콩꽃님.답글이 ..깔끔히 정리 해 주시네요.
담 부턴 주제를 명확히 해 봐야겠습니다.
감기조심하세요.~~~**
몇년 전에 읽었던 톨스토이의 소설 '이반일리치의 죽음'이 생각납니다...
주인공이 죽으니 친구, 가족 그 누구도 슬퍼하는 사람이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유일하게 어린 아들만 눈물을 흘립니다)..
.내가 죽으면 누가 슬퍼할지 궁금은 합니다만 그걸 어떻게 알까요?
이기적으로 살진 않겟지만 남이 어떻게 나를 기억할지 별로 신경안쓰려합니다...
커쇼님이 얼마전에 法 步行이라는 글을 쓰셨던데 저는 法 筆行의 전문가(?)입니다
글의 행적을 보면 용의자를 대충 가려냅니다 님은 그동안 뒷모습을 잘 정리하셨고
당분간 그럴 혐의점도 없어보입니다^^
ㅎㅎ
어제 올린 글이 제목과 동떨어지고
중구난방 내 일기장에 적듯이 적었던 터라 아침에 후회 했었고
긴장하며 댓글을 봅니다.
특히나 바닷가재님의 톨스토이~~
법 필행 전무가님이라 더 그런지.ㅎㅎ
앞으로 내가 머문자리 자꾸만 돌아볼 듯 합니다.
증거될 만한 것 흘리지 않았나??? 하고.ㅎ
추워진 날씨에 감기 조심합시다.~~~*
저도 남의 이목이 두려워서 하고 싶은 일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머문 자리 남에게 흉보이지 않도록 정리정돈 해야겠죠?
푸른비3님.
많은 곳을 여행 다니시니고
만나는 분들, 새로운 곳에서 님의 머문자리를 기록하시고,
카페에 정성 들여 올리시고
다 못 읽었고 댓글도 못 드렸습니다.
배낭여행이 쉽지않은데, 저는 용기도 못 내고 있어요.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내가 머문자리는 누구에게 보여지는 것 보다
훗날 내 자신이
떠나온 그날의 자리를 기억했을 때
스스로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노력은 하며 살았지만 자신 할 수는 없네요.
그동안 글에서 느껴진 양보와 배려의 커쇼님은
머문자리도 잘 마무리 짓는 분으로 여겨집니다.
일도 일상의 재미도 열심이신 커쇼님 행복이 주욱~ 이어지시길요.
헤도네님은 노력을 하셨군요.
전 그러지도 못 했어요.
이제부터라도 해야겠어요.
예전엔 일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주말에 놀기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ㅎㅎ
차가워진 날씨에 늘 건강하자구요.
감사합니다.
미국에 와서 좀 놀랐던것은
이사를 가면서 아주깨끗이 청소를
하고 가는것이었습니다 .
문화도 그렇겠지만
나중에 안 사실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디파짓 한 돈에서 청소비를 빼더군요 .
저의 머문자리는 자리는 음~~
좋은 향기는 아니어도 흔적은 남기지 않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
커쇼님은 누구에게나 깔끔한 주부로
기억 되실것 같습니다 .
다들 머문자리를
본인 방식대로 정리를 하셨군요.
저만 닥치는대로 살았다는 느낌이 드는건 웬일이죠?ㅎㅎ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는 생각도 좋은 생각이고 존중 합니다.
아녜스님 댁 지붕은 이상이 없어야 할텐데....
영화도 못봤고 처음 들어본 노래지만
영상이 참 아름답고 가사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봅니다
저도 그 영화 다시 보고 싶어 찾아봤는데
도저히 못 찾겠더라구요.
제작한 나라가 서독인지? 동독인지? 폴란드인지?
제목도 기억을 못하니 분명 졸면서 봤을 겁니다.ㅎㅎ
노래 좋으시다니 다행입니다.
늘 건강하시길요.
그러게요~
뭐 이것저것 생각이 나게 하는
글입니다^
커쇼님이 이제껏 얼핏 남성분인줄만
알고 있었네요^ 이런!!
닉이 커쇼~ 엘에이 다저스의 유명한
투수 맞남요? ㅎㅎ
있던 자리가 정돈되면 정돈된대로
좀 안되면 안된대로~ 뭐 그렇지요.
우리네 인생사가^^
답이 늦어서 정말 죄송해요.
이제봤어요.
여자라서 놀라는 분들 많으세요.
커쇼의 방어률까지 체크 하면서 야구 봤던 사람이라.ㅎ
그러게요. 휴일인 오늘도 정리하고있으니 ..
마론님의 즐거운 인생을 응원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올 봄 오진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으로
못쓸 병에 걸렸다할 때
옷장
신발장
찬장
싱크대
대청소를 하면서
ㅡ죽고 난 뒤 뭣이 중하다고ㅡ
깨달았죠
영화하니까 하는 말인데
해바라기에서
조반나역을 맡은 소피아 로렌이
전장에서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아나선 과정에서
젊은 러시아여인 마샤가 빨래 너는
모습을 보고를
남편과 함께 사는 여인임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고
뒷걸음으로 나오는데ᆢ
거기 장면을
아직도
빨래 널 때마다 흉내내고 있어요
반듯하고 가지런하게 빨래집게를
물리기 ㅎㅎ
커쇼님 심연을 볼 수 있는 글 좋아요
잘 읽었습니다
ㅎ 잘 지내시죠?
얼마전 어느 댓글에서 오래 지켜봐야 한다는 글 본것 같아요.
좀더 일찍 알아서 오래 지켜봤다면.
아마도, 분명히
*네 가지 없는 뇬*이라 할 만큼 쌀쌀맞았는데 이제 뵙게되어 천~만 다행이다 싶어요.ㅋㅋ
앞으로 오래 지켜보면 *괜찮은 뇬*이라 불려 질 수 있는 맘 가짐!
소피아로렌의 해바라기 봤죠.
흉내내시며 됫걸음질 할 모습이 선~~~하네요.
돼지 아가들 체온 느끼며 따뜻한 겨을 되세요
선물!
@커쇼
어머나어머나
그립다 말을 할까하니
아니 그리워
그래도
다시 한 번 ㅎㅎ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