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굶고 다니니까 늘 오후가 되면 속이 출출한데요. 오늘은 맛있는 저녁상을 차려 보기로 하죠.
학교 다니면서 자취해보신 분 손들어 보세요. 삼층밥 많이 해보셨죠? 밥을 잘하려면 우선 솥에다 쌀을 고르게 앉힌 다음 물의 양을 적당하게 조절해야 합니다. 불의 세기도 물론 중요하지요. 처음에는 강한 불로, 나중에는 약하게 줄였다가 김이 오르면 아주 낮춰서 뜸을 들여야 맛있는 밥이 됩니다.
밥은 올려놨으니 미역국도 끓여야지요. 미역국에 들어가는 재료는 다양한데요. 굴을 넣기도 하고 조개를 넣기도 하며 쇠고기도 넣더군요. 일부 지방에서는 들깨를 찧은 다음 체에 받쳐서 넣는답니다.
그리고 조기 한 마리를 노릇노릇하게 구워서 접시 위에 올려놓습니다. 매운 고추를 송송 썰어 넣어 된장찌게까지 끓이면 더 좋겠죠? 이제 준비가 됐으니 즐거운 식사시간이네요. 맛있게 드세요."
위 내용의 잘못된 몆가지
하나, 쌀을 솥에 넣는 것은 '안치다'입니다. '앉히다'는 '앉게 하다'란 뜻이죠. 그러므로 '앉힌'을 '안친'으로 해야 합니다.
둘, 체로 거르는 것은 '밭다'입니다. 센말로는 '밭치다'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밭쳐서'가 맞습니다.
셋, 짐을 나르는 도구는 '지게'이고 반찬은 '찌개'입니다. '된장찌게'가 아니라 '된장찌개'가 맞습니다.
덧붙이기 내용
'밭다'의 센말이 '밭치다'입니다. 그래서 위 글에 쓰인 '밭쳐서'는 '밭아서'의 센말이지요.
우선 발음을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바타서/로 해야 할 발음을 /바다서/로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에 밭다'를 '받다'로 오해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제 의미를 살펴보죠.
'체에 들깨를 받아서'라고 하면 체에다 들깨를 담는다는 의미밖에 되지 않습니다. 체로 걸러낸다는 뜻과는 멀어져 버린답니다. 그리고 '체에 들깨를 받쳐서'라고 하게 되면 들깨 위에다가 체를 올려놓는다는 말이 되어버리니 이것도 체로 걸러내는 것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그래서 체로 걸러낸다는 뜻일 때는 '체에 들깨를 밭아서' 혹은 '체에 들깨를 밭쳐서'라고 해야 올바른 우리말 쓰기가 됩니다.
첫댓글 혼란스러웠음을 바로 알게 해주셨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