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장 레위인의 업무 분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중에 특별 신분으로 레위 지파를 선택하시고 그들 중 생 후 1개월 이상 된 자를 계수하게 하셨다. 그 중에서 하나님은 다시 성막의 봉사를 위해 30세 이상 50세 이하의 남자들을 계수하게 하셨으며 각각의 가문에게 직임을 허락하셨다.
1. 레위인들의 성물 운반 세칙
제사장에게만 그 접촉이 국한되어 있는 지성물의 이동에 필요한 준비 사항이 제시된 후 각 가문의 직임에 대한 규정이 나온다.
첫째, 레위의 둘째 아들 고핫 자손으로 성소 안의 모든 기구를 어깨로 운반하는 직임을 맡았으며 2,750명이었다.
둘째, 레위의 장남 게르손의 자손으로 모든 휘장, 천막 등을 수레로 운반하는 직임을 맡았으며 2,630명이었다.
셋째, 레위의 셋째 아들 므라리 자손으로 성막의 기둥과 받침 등을 수레로 운반하는 직임을 맡았으며 3,200명이었다.
그러나 비록 그 맡은 바가 다르다 하여도 그들은 성막 봉사와 하나님 영광의 사수라는 동일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일을 했다. 더욱이 그들이 맡은 것 중에 귀한 것과 하찮게 보이는 것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거룩한 기물이기 때문에 레위인은 모두 존귀한 직분을 맡은 자들이었다.
신약 교회에 은사를 두고 바울 사도는 ‘몸은 하나인데 많은 지체가 있고 몸의 지체가 많으나 한 몸’이라고 가르친 것과 같다. 이러한 다양성과 동일성은 교회 안에서 항상 존재하며 이 공존 자체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는 날마다 확장되는 것이다.
성막 봉사와 연령 제한의 기준에 대한 규정을 세운 목적은 무엇일까.
첫째, 하나님의 일에는 그것을 감당할 인격과 신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딤전3:6-7 새로 입교한 자도 말지니 교만하여서 마귀의 정죄하는 그 정죄에 빠질까 함이요 또한 외인에게서도 선한 증거를 얻은 자라야 할지니 비방과 마귀의 올무에 빠질까 염려하라.
청소년들은 혈기나 서투름이 있기 때문에 바울은 교회의 일꾼을 세울 때 영적인 성숙과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만한 자를 택하라고 했던 것이다.
둘째, 하나님의 일에는 건전한 정신력과 육체적 힘이 있어야 한다.
*전12:1-2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 곧 곤고한 날이 이르기 전에, 나는 아무 낙이 없다고 할 해들이 가깝기 전에, 해와 빛과 별들이 어둡기 전에, 비 뒤에 구름이 다시 일어나기 전에 그리하라.
하나님은 새벽이슬 같은 영롱하고 순결하고 깨끗한 청년의 정신과 활력으로 헌신하기를 바라신다. 예수님의 12 제자들도 모두 30을 갓 넘은 혈기왕성한 청년들이었고 바울 사도 역시 그 나이에 부름을 받았다.
셋째, 하나님의 일에는 준비된 일꾼이 필요하다.
레위인들은 25세 이후부터 제사장을 돕는 5년 동안의 견습 기간을 거쳐야만 정상적인 봉사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은 20년을 봉사하기 위해 30년을 준비해야 했던 것이다. 충분한 준비는 성공적인 사역의 원동력이 된다.
1) 첫째 고핫 자손의 임무
하나님께서 레위의 장자인 게르손 자손을 먼저 선택하지 않고 차자인 고핫 자손을 먼저 선택하여 성막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을 운반하게 하셨다. 하나님은 당신의 특별한 목적에 따라 각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신다.
예수님의 달란트 비유에서 주인은 종들에게 ‘각각 그 재능대로’ 시역을 맡겼던 것이다. 사실 고핫 자손 중에서 모세와 아론이 나왔고 따라서 제사장이 모두 아론의 자손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가장 먼저 부름을 받고 가장 중요한 성물들이 맡겨진 것이다.
‘곧 삼십 세 이상으로 오십 세까지’
레위인들이 성막에서 봉사할 나이 삼십 세는 일반 백성들이 군대에 입대하는 나이 이십 세보다 십 세가 높다. 이는 성막의 봉사가 단순히 젊은 힘이나 패기에 의하지 않고 육체적, 정신적, 성숙함과 신중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실질적인 건국자 다윗이 30세에 왕위에 나아간 것과 인류의 대속자이신 예수님께서 30세에 비로소 공생애를 시작한 것은 모두 레위인의 규례를 따른 것이다. 또한 봉사 연한을 50세로 제한한 것은 기력이 쇠하여 원만한 수행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레위인들은 육신적인 전투에서는 제외 되었으나 그들이 수행해야 할 직무는 전투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즉 그들은 하나님의 거룩한 영광을 보존해야 했으며, 성막의 기구들이 손상을 입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야 했다.
그래서 ‘그 역사에 참가할 만한 모든 자’ 라는 말을 ‘군대에 들어갈 만한 모든 자’라고 번역했는데 이는 이스라엘 회중 가운데 하나님의 군대에서 제외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음을 천명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섬기는 일은 영적 전투이며 그것에 참여하는 자는 십자가의 군대요, 그리스도의 군사들인 것이다.
‘회막 안의 지성물에 대하여’
‘지성물’이라는 말 ‘코데쉬 하코 다쉼’이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거룩 중의 거룩’이다. 이 말은 원래 지성소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여기서는 성소 안의 기물 즉 언약궤, 떡상, 등대, 분향단, 여러 가지 부속물 등을 가리킨다.
이러한 물품들은 오직 제사장만이 만질 수 있으며 타인이 만지면 죽음을 면하지 못한다. 다윗이 아비나답의 집에 있는 언약궤를 다윗 성으로 옮길 때에 웃사가 언약궤를 만지다가 죽은 사건은 바로 이러한 규례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제사장은 먼저 성소와 지성소를 구별하는 휘장을 걷어 증거궤를 덮는다. 이 휘장은 그룹이 수놓아져 있는데 이는 하나님께 대한 경배와 임재를 상징하는 것이다. 이 휘장은 대제사장이 일 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분향단의 연기 속에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성막이 고정된 경우에 한하는 규례이다. 사실 광야 행진 시에는 수시로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제사장들은 그 때마다 휘장을 걷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법규를 범하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행진을 하려고 할 때에는 이미 지성소를 덮고 있는 하나님의 영광의 구름이 속죄소를 떠나 이스라엘 진 앞서 나갔기 때문에 제사장들에게 아무런 해가 없었던 것이다. 이 휘장으로 안약궤를 덮었는데 ‘덮다’라는 말은 ‘가리다’ ‘숨기다’의 뜻으로 내부의 물건이 보이지 않도록 철저히 가리는 행위를 말한다.
증거궤는 휘장으로 가리고, 그 위에 해달 가죽으로 가리고 그 위에 청색 보자기로 가려 삼중으로 덮어야 했다. 다른 기물 역시 청색 홍색 해달의 가죽으로 덮었다.
그 이유는 일반 사람들이 지성물을 만지지 못하도록 금지시키기 위함이며, 자연 재해로부터 보호하고, 종교적 경건을 나타내며, 거룩하신 하나님의 영광에 근접하면 죽게 됨으로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다.
이것은 구약 계시의 은폐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신약 시대에 이르러 예수님의 등장으로 인해 모든 가려졌던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마침내 주님의 재림을 통해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순청색 보자기로 싼 것은 ‘전적으로 푸른 색’이라는 의미로 하늘의 영광과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다. 또한 진설병을 홍색 보자기로 싼 것은 백성의 죄를 위해 그리스도께서 대신 죽은 희생의 죽음을 의미한다.
이는 십자가에서 찢기신 주님의 살과 그 상흔에서 쏟아진 보혈을 상징하는 것이다. 또한 번제단은 자색 보자기로 쌌는데 이 색상은 왕이 사용하는 것으로 왕의 영광과 권위, 부요함,등을 상징한다.
그런데 보자기로 덮지 않는 유일한 성물은 바로 놋으로 만든 물두멍이다. 그러나 14절에 ‘제단의 모든 기구를 해달의 가죽 덮개를 그 위에 덮으라.’고 하는 말씀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이 기구들은 운반하는 방법은 고핫 자손들이 어깨로 메어야 한다. 이것은 지성물에 대한 존경과 경외를 요구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다. 지성물은 하나님께서 친히 인준하셨고 하나님의 임재, 거룩한 성품의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권위와 가치기 부여된 것이다.
그러므로 성물 그 자체에 집착하는 것은 하나의 우상 숭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고핫 자손들이 성물을 옮길 때에 그 채만 메고 성물은 만지지 못한다. 성물이 몸에만 닿아도 죽게 되는 것이다.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은 실질적인 장자가 되어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는데 등유, 향품, 소제물, 관유 등을 통할하였고, 게르손 자손과 므라리 자손의 맡은 것도 관활하였고, 특히 고핫 자손들을 직접 감독하였다. 이는 레위 인들의 실질적인 어른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고핫 자손들이 하나님을 섬기는 지식이 없어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모세와 아론은 그들을 잘 가르치고 감독하여 창졸간에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고핫 자손들은 제사장들이 성소에 들어가서 지성물을 싸는 동안 혹시라도 호기심이 생겨 들어가거나 보거나 만지면 죽게 되는 것이다. 지성물을 운반하는 고핫 자손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잠시라도 보거나 만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
2) 게르손 자손의 임무
게르손 자손의 멜것은 고핫 자손처럼 어깨로 메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옮기는 행위를 가리키며 성막의 이동 시에 주로 소가 끄는 수레로 자신들의 분담 부분을 옮겼다. 저들이 운반한 것은 성막 앙장들과 회막 문장들, 그것들에 따르는 줄, 그리고 사용하는 기구들이다. 저들은 성막을 걷는 일과 그것을 운반하는 일이었다.
이들을 감독하는 일은 아론의 넷째 아들 이다말이 맡았는데 그는 성막 건축 때 비용을 계산한 적이 있었으므로 성막에 관한한 상세히 알고 있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인간의 경험과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시는 것이다.
3) 므라리 자손의 임무
성막의 내부는 고핫 자손이 맡았고 외부는 게르손 자손이 맡았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성막의 본체의 널판들과 기초 부분을 므라리 자손에게 맡기셨다. 이것은 다른 자손들의 직무보다 덜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들의 임무에 대해서도 빠짐없이 구체적으로 설명하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 맡은 일이 무엇이든지 간에 모두가 중요하며 의미있는 것이다. 모세는 므라리 자손들에게 성막의 부속들을 그 이름에 따라 정확하게 지정하고 그 임무를 지시해 주어야 했다.
이는 고핫 자손이 해야 할 직무에 대해서는 아론과 그 아들들이 직접 명령하는 것과는 달리 므라리 자손들은 모세가 직접 지시했던 것이다. 여기서 ‘직무대로 행한다’라는 말의 의미는 ‘봉사한다’는 뜻으로 ‘비천하게 수고한다’라는 의미이다.
이것은 마치 노예와 같이 굴종하는 자세로 고생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겸손한 자세로 자발적으로 봉사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러한 자들을 위로하고 높이신다.
2. 레위 인의 인구조사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모세와 아론은 성막에서 봉사할 레위 인들을 계수하였다. 계수된 자는 고핫 자손이 2,750명, 게르손 자손이 2,630명, 므라리 자손이 3,200명으로서 합계 8,580명이 되었다.
이 인구는 레위 지파 총수인 22,723명의 1/3의 숫자로서 인력 수급에 적절한 숫자였던 것이다. 이 중에서 므라리 자손들이 가장 많았는데 이들은 스블론, 갓, 르우벤 지파 중에서 12성읍을 얻어 거주하였다.
므라리 자손들은 자신의 종족 6,200명 중에서 절반이 넘는 3,200명이 일을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많은 인원수가 확보된 것은 하나님의 극진하신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임무를 맡았기 때문에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한 것이다.
레위 인들은 구름 기둥이 성막 위에 머무를 동안에는 제사장들을 도와 제사 업무의 시중을 들었다가 구름 기둥이 성막을 떠나면 제사장들의 지시에 따라 성막을 옮기는 일을 했다. 이러한 직무는 우리들의 삶의 이중 구조를 설명한다.
우리는 하나님과 함께 하시는 성도들을 중심으로 예배하며 봉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곳으로 나가서 복음을 전하고 사회적인 봉사 활동 역시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정체되거나 폐쇄되어서는 안 되며 예수님의 재림 때까지 계속해서 확장되어야 하고 필연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