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방정환문학상 시상식 가면서 전철 안에서 읽고
충무로 역에서 내려 잠시 벤치에 앉아 읽고...
그리고 저녁 늦게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읽고
집에 돌아와 밤 11시 넘어서 마지막 장을 넘긴 책.
그만큼 흡입력이 있어 얼른 뒷장을 보고 싶어 안달하게 한 책이지요.
1939년 8월,
그레이스 베넷과 그녀의 친구 비브는 패링던 역에 내립니다.
그레이스 - 엄마가 죽고 자신의 집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밀려들어온 외삼촌과 외숙모 그리고 조카들 속에서 시달리다
엄마의 친한 친구 웨더포드 아주머니 집으로 오게 된 거죠.
비브 - 시골 드레이튼에서 흙속에 묻혀 사는 생활에 지루함을 느껴 어렸을 적 친구였던 그레이스와 함께 런던에 오게 됩니다. 해롯백화점에서 일할 날을 꿈꾸면서
* 해롯 백화점 - 1994년 영국에 아들(중1때)과 어학연수를 갔을 때 해롯 백화점에 간 적이 있었어요. 들어가는 조건이 엄청 까다로웠지요. 청바지를 입으면 안 되고 배낭을 등에 매면 안 되고(그래서 배낭을 손으로 들 수밖에 없었죠) 그런 모든 게 신사의 나라 규칙이구나 그랬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관광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처사더라구요. 나중에 이런 규칙들은 없어졌다고 하네요.
웨더포드 아주머니 댁에 머물면서 그레이스는 자신과 너무나 먼 책과 관계되는 일을 '추천서'를 받기 위해 6개월 동안 일하기로 합니다. 바로 프림로즈 힐 서점에서...
그리고 독일군의 공습은 점점 날이 갈수록 심해져
아이들은 위험을 피해 시골로 보내고, 집집마다 방공호를 만들고,
저녁마다 역에 가서 잠을 자는 생활이 지속됩니다.
책에 문외한이었던 그레이스는 먼지가 가득 쌓이고 책이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는 프림로즈 힐 서점을 정비하고
고전에 푹 빠지게 됩니다.
그레이스는 역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그들을 위로했고
서점에서도 낭독회를 열게 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로맨스.
폭격으로 서점들이 다 불타고 마침내 프림로즈 힐 서점도 폭격을 맞았지요.
그레이스가 책 읽어주는 시간을 기다리던 많은 사람들이 서점 복구를 도와주고,
그들은 '런던의 마지막 서점'이라는 애칭을 붙여줍니다.
* 끔찍했던 2차세계대전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가!
런던 대공습을 마치 겪은 듯이 표현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필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 무엇보다 책에 관한 소설, 서점에 관한 소설, 그리고 로맨스가 있는 소설.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소설이어서 참 좋았습니다.
첫댓글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저도 고수산나 작가에게 추천받았는데 참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소설이었어요.
전쟁이야기를 이렇게 풀어갈 수도 있구나 느꼈던 책이에요. 최은영 작가의 <밝은밤>도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아는 최은영 작가가 아니죠? 이름이 같으니까 어떤 땐 잠시 헷갈리기도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