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713 --- 대전의 복수동 들여다보기
몸을 뉘고 마음이 오래도록 머물며 힐링할 수 있어 내 생활의 터전이 된 복수동이다. 복수동은 금강의 상류 지천이면서 대전시를 관통하는 3대 하천의 하나인 유등천(버드내)이 흐흐는 강변에 위치하며 전국에 아니 세계에서 오직 하나뿐인 뿌리공원에 인접해 있다. 농경시대에 대표적 농기구였던 쟁기를 닮은 쟁기봉 기슭에서 오량산으로 이어지는 아늑한 전원 마을로 일찍이 복을 받은 동네이기도 하다. 이런 환경을 종합했는지 아예 복을 받고 그 복을 지키는 동네라는 의미가 담긴 “복 복(福)자에 지킬 수(守)자”를 써 복수동(福守洞)이라고 하였음을 알 수 있으며 현재는 2만2천여 명이 살고 있다. 비록 변두리에 작은 동이지만, 초등학교가 2, 중학교가 3, 고등학교가 2에 대학교까지 있을 만큼 아이들은 물론 차세대 인재 교육으로 발돋움하는 교육의 텃밭이 되었다. 대전에서 복수동처럼 단일 동에 이처럼 골고루 많은 교육기관이 있는 곳은 없다. 예전에는 공주를 교육의 도시라고 일컬었는데 이제 복수동을 교육하는 동네라고 지칭해도 손색이 없지 싶다. 버드내가 마을의 앞을 가로지르며 쟁기봉과 함께 수려함을 뽐낸다. 이에 걸맞게 아파트 초록마을을 중심으로 생기가 솟아오른다. 위로 뿌리공원 아래로는 수침교로 내닫는다. 초록은 생명의 빛이면서 우리의 삶에 부드러운 친밀감을 준다. 특히나 유등천(버드내)은 버드나무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버드나무는 아주 유연하여 봄이면 제일 먼저 새싹이 움튼다. 가을이면 다른 나무가 잎을 모두 지워버린 한참 뒤에야 잎이 떨어질 만큼 강인하여 준 상록수라고 할 만하다. 의약계의 혁명이라 할 만큼 만병통치의 약으로까지 불리던 아스피린이다. 그런데 그 아스피린의 성분이 이 버드나무 껍질에서 발견된 것이다. 버드나무가 유연한 몸매와 달리 강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지 싶다. 온갖 태풍에도 요리조리 피하면서 평소에는 오히려 바람과 함께 즐기며 하늘하늘 노니는 것 같은 모습이 선하다. 주민들은 초록을 잊지 않고 젊음을 누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