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의 지옥을 드나들며 언제 나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음 편한 건강관리를 위해 배움터 지킴이 자리를 양보했다. 나때문에 장기간 학생들을 위한 업무에 공백이 생기게 하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를 않았다. 성자병에 걸린 나인지라 세상을 위해 내가 희생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용납할 수 없어 항상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러나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하니 몸이 근질거려 하루 한두시간 순수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그러나 온전히 순수한 봉사활동을 원하는 학교 관리자도 별로 없고 완전한 무급으로 일하려는 봉사자는 더욱 없다. 인간은 본디 대의보다는 자기 입장이 항상 우선이라 대의를 위해서는 전혀 안 중요한 문제들이 중요한 문제를 압도한다.학교폭력 관련으로 뽑힌 분들이 사건이 의심되는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도 자기 일이 아니거나 권한이 없다며 외면하거나 외면하겠다고 말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목격해 왔다. 학교폭력 방지 인력을 경비로 전락시켜 교직원 보호 인력으로 전용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의 순수한 마음을 받아준 이 초등학교 교장 교감 선생님은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봉사자를 하나 더 관리하는 자신들의 불편보다 학생들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훌륭한 관리자분들이다.직접 경험해보니 각 교실에 담임이 있는 초등학교는 학교보안관이 교문을 지키면서 취약지역 순회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담임이 교무실에 모여있는 중고등학교의 배움터 지킴이는 쉬는 시간 학교 전역 순회가 꼭 필요하고...제대로만 하면 더 힘든 일을 해야만 하는(실질적으로는 하지도 시키지도 않고 있지만) 중등 배움터 지킴이에 대한 처우가 초등 학교보안관보다 더 좋아야 하나 그렇지 못하다. 초등이 권력을 잡은 교육계라 그런 것 같다. 일종의 전관예우이다.대우가 박하니 진정으로 학생들을 사랑하는 성자급 배움터지킴이가 아닌한 열심히 할리가 없다. 산보겸 놀러온 거라는 거짓말까지 동원해서 해온 전임 학교 빈 교실 절전을 위한 사기 봉사는 교사들에게 속마음을 들키지 않게 가끔 하려고 한다.
출처: 건강이 열리는 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천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