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홍성란
담을 넘어와도 죄 아니라는 꽃처럼
오려거든 오렴, 말 모르는 꽃처럼
흔적만 놓아두고 가는 바람처럼 물처럼
---{애지}, 2024년 여름호에서
물도 천연재화이고, 불도 천연재화이다. 바람도 천연재화이고, 흙도 천연재화이다. 이 천연재화는 만물의 공동재산이고, 어느 누구의 사유재산이 될 수가 없다.
한 편의 시도 만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어느 가수의 노래도 만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한 편의 그림도 만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어느 운동선수의 묘기도 만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아름다움은 전인류의 공동재산이고, 어느 누구의 사유재산이 될 수가 없다. 모든 학문과 예술과 정치와 경제 활동마저도 그 궁극적인 목표는 아름다움이고, 이 아름다움은 ‘너와 나’, 즉, 우리 모두의 관계가 된다. ‘나와 그것’의 관계는 소유의 관계가 되지만, 우리 모두의 관계는 탈소유의 관계가 된다.
너와 나는 담을 넘어도 죄가 안 되는 꽃과도 같고, 우리 모두의 관계는 “흔적만 놓아두고 가는 ” 바람이나 물의 관계와도 같다.
모든 시와 노래는 꽃이고, 꽃은 아름답다.
일등국가의 건국이념과 역사와 전통을 살펴보고, 그들이 배출해낸 전인류의 스승들의 책을 읽고 공부를 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한국의 호머, 한국의 셰익스피어, 한국의 괴테, 한국의 소크라테스, 한국의 칸트, 한국의 니체, 한국의 아인시타인, 한국의 뉴턴, 한국의 베토벤, 한국의 나폴레옹을 배출해낸다면 미군은 스스로 물러나고, 남북통일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전인류의 스승들에게는 담장이 없다. 전인류의 스승들은 담을 넘어도 죄가 안 되는 아름다운 꽃이고, 이 전인류의 스승들 앞에서 제발로 무릎을 꿇고 존경과 경의를 표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태양이고 달이고, 북극성이고 수많은 별들이다. 맑은 공기이고 물이고, 풀과 나무이고 천하제일의 절경이다.
당신도, 당신도, 전인류의 스승이 될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