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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절 불암사 원문보기 글쓴이: 선재행
說 話 |
"석장을 들고〔持錫〕……" 라 한 것은 높고 수승하다는 견해를 낸 것이요, "장
경(章敬)이 말하였다. '옳다, 옳다〔是是〕'" 한 것은 기왓장에서 광채가 나니,
이는 활인검(活人劒)이요, "남전(南泉)이 말하였다. '옳지 않다, 옳지 않다〔不
是不是〕' " 라고 한 것은 건곤(乾坤)이 빛을 잃었으니, 이는 살인도(殺人刀)이
다.
"바람이 힘으로〔此是風力〕" 에서부터 "무너지느니라〔壞〕" 까지는, 『원각경
(圓覺經)』에 이르기를, "지금 나의 이 몸은 4대(대)로 화합된 것이니, 이른바 머리
카락〔髮〕· 털〔毛〕· 손톱〔爪〕· 이〔齒〕· 살갗〔皮〕· 살〔肉〕· 힘줄〔筋〕· 뼈
〔骨〕· 골수〔髓〕· 뇌〔腦〕· 때〔垢〕· 색〔色〕은 모두 땅〔地〕으로 돌아가고,
눈물〔淚〕· 침〔唾〕· 고름〔濃〕· 피〔血〕는 모두 물〔水〕로 돌아가며, 따뜻한
기운은 불〔火〕로 돌아가고, 움직이는 기운은 바람〔風〕으로 돌아가서 4대가 제각
기 흩어지고 나면 지금의 허망한 몸이 어디에 있는가?" 라고 하였는데, 남전이 이
대목을 써서 "옳지 않다, 옳지 않다〔不是不是〕" 고 하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말은 비록 거칠고 천박한 듯이 보이나 그 실은 이러할 뿐이다.
설두(雪竇)가 두 차례나 "틀렸다〔錯〕" 고 말한 것은 같은가, 다른가? 만약 같다
고 한다면 앞뒤가 같지 않으니 어쩔 것이며, 만약 다르다고 한다면 똑같이 틀렸다
〔錯〕고 했을 뿐이니 또 어쩔 것인가? 옛사람이 이르기를, "3요(要)의 인장〔印〕
이 열렸으니, 절대로 잘못 알지 말라" 고 하였다.
설두(雪竇)의 송에서 "4해에 물결이 평온하고〔四海浪平〕……" 라고 한 것은 모두
가 일괄적으로 허공과 같거니, 어찌 코 끝〔巴鼻〕을 잡을 수 있으랴 함이요, "석장
의 풍모 드높은〔古策風高〕……" 이라 함은 석장(錫杖) 끝에 있는 열두 고리의 문이
요, "문턱마다 길이 있거늘〔門門有路〕……" 이라 함은 구절구절이 모두 공(空)하다
는 뜻이며, "고책(古策)" 이란 석장(錫杖)을 말하는 것이다.
천동(天童)의 송에서 "놓아줌이여, 그가 이미 편할 때에 맞췄다〔縱也彼旣臨時〕"고
한 것은 "옳다, 옳다" 고 한 말을 송(頌)한 것이요, "빼앗음이여〔奪也〕……" 라고 한
것은 "옳지 않다, 옳지 않다" 고 한 것을 송한 것이며, "석장을〔金錫〕" 에서부터 "외
로운 표방이요〔孤標〕" 까지는 또 "옳지 않다, 옳지 않다" 고 한 것을 송한 것이다.
"승상을 세 번 도니〔縄床三遶〕……" 라고 함은 "옳다, 옳다" 고 한 경지를 말한 것이
요, "총림에 구구하게〔叢林擾擾〕……" 라고 함은 이득과 손해로 따지기 때문이니, 이
것이 바로 "해골 앞에서 귀신을 본다" 는 것이다.
장경(長慶)의 대어(代語)에서 "화상이시여, 불법의〔和上佛法〕……" 이라 함은 "옳
다, 옳다" 고 한 것이니, 너무 비굴해서〔大周遮生〕불법의 냄새〔佛法身心〕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요, "화상이시여, 그 무슨 마음씨입니까?〔和尙是什麽心行〕" 라고 한
것은 너무 도도하니〔大高峻生〕, 이게 무슨 마음씨인가 함이니, 모두가 이렇게 함정
〔圈圚〕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앞의 화상은 장경(章敬)이요, 뒤의 화상은 남전이
다.
보복(保福)의 별어(別語)에서 "석장을 한 번 흔들기만 하였다〔振錫一下〕" 함은 석
장을 한 번 흔든 것이 바로 허다한 일 없이 좋은 소식이기 때문이요, "가히 하나는 옳
고 하나는 옳지 않다 해야 하리라〔可謂一是一非〕" 라고 한 것은 시비 속에 빠진 듯
하기 때문이요, "비슷하게 곡조 같아〔依俙似曲〕……" 라고 함은 당초에 석장을 한 번
흔든 것이 좋은 소식이었으나 다시 석장을 한 번 흔든 것은 좋은 소식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법진(法眞)의 거화(擧話)에서, "이 무슨 마음씨인가?〔是什麽心行〕" 라 함은 긍정하
지 않기 때문이요, "그 스님을 대신하여 할을 한 번 하였다〔代僧便喝〕" 함은 역시 긍
정하지 않기 때문이며, "졌다, 졌다〔敗也敗也〕" 라고 한 것은 허물이 적지 않기 때문
이요, "어째서 본분의 풀을 주지 않았던고? 〔何不與本分草科〕" 라 한 것은 어찌하여
때려 내쫓지 않았을까 함이니, 이 아래부터는 낱낱이 다그치는 내용뿐이다.
대위(大潙)의 염에서 "마곡의……빠진 것이다〔落在麻谷〕……" 라고 한 것은 석장을
한 번 흔든 것이 바로 어쩔래야 어쩔 수 없기 때문이요, "서른 방망이를 때려야 되겠다
〔好與三十棒〕"라고 한 것은 바로 최초의 구(句)를 들어 보인 것이다. 그러나 역시 서
른 방망이라 한 데에서 뜻이 있다.
천장(天章)의 두 곳 거화(擧話)에서 "승상을 다시 한 바퀴 돌고는 이내 나와 버렸을
것이다〔再繞禪床一匝便出〕" 라고 한 것은 바로 아무런 일도 없기 때문이요, "삼세의
부처님이라도〔三世諸佛〕……" 라고 함은 더듬어 찾을 곳이 없기 때문이며, "대중들
을 향해〔對衆〕" 에서부터 "라라리를 부르리라〔囉哩〕" 까지는 태평가(太平歌)를 불
렀다 해도 무방한 것이니 백성과 더불어 함께 즐기는 뜻이요, "할을 한 번 했다〔喝一
喝〕" 함은 앞의 두 공안(公案)이 모두 이 한 할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니, 두 공안
이란 하나는 옳다 한 것이요, 다른 하나는 옳지 않다 한 것이다.
운문(雲門)의 시중(示衆)에서 "무쇠로 이루어졌도다〔生鐵鑄成〕" 라고 함은 우뚝
선 것〔草然而立〕이니 좋은 소식이요, "비단 위에다〔錦上〕……" 라고 함은 입이 터
지도록 찬탄한 것이며, 뒤에 남전에 이르러서는 구절구절이 모두 허술히 놓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를 긍정한 뜻이 있는가? 그를 긍정하지 않은 뜻이 있는가? 모
름지기 자세히 살펴야 한다.
43) 막상막하라는 뜻으로서 형세가 비슷하여 가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44) 약의 반대, 병자에 해로운 것을 말한다.
45) 가장 근본적인 설법으로 학적인 법신을 길러 주는 것이 마치 말먹이 풀과 같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