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에서 느껴지는 낯섦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았을 때, 말 그대로 ‘익숙하다’라는 것은 많이 보거나 겪어서 처음 보고 대하는 것 같지 않은 느낌을 말하고 ‘낯설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음을 뜻한다. 단어의 뜻을 보았을 때 둘은 같이 썼을 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이다. 그런데 이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을 때 그런 일들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익숙한 것에서 느껴지는 낯섦은 익숙했던 것에서 어떤 변화를 느끼거나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렸을 때 느껴지는 낯섦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 삶에서 가장 익숙한 것은 ‘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를테면 내가 내 목소리를 녹음 후 듣게 되면 내가 알던 내 목소리와는 다른 낯선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내 목소리뿐만 아니라 나에 대해서 낯섦을 느낀 적도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어릴 때 썼던 일기를 본 적이 있었다. 어릴 때 생각했던, 느꼈던 경험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때의 생각과 느낌을 보면서 지금의 나와 많이 다른 점이 있었다. 지금의 나와는 다른 생각을 했고 순수했던 내가 좀 낯설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경험은 ‘복학’이었다. 1학년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2학년 때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모든 수업이 비대면 수업으로 바뀌고 마스크를 쓰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때는 집 밖으로 나가는 일이 많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학교에 갈 일이 없어지면서 학교생활과도 멀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군대에 가고 올해 복학을 하게 되면서 3년 만에 학교를 오게 되었는데 학교가 낯설게만 느껴졌다. 익숙한 장소고 익숙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들과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며 낯섦을 느꼈다. 사회적 환경이 변화하면서 그거에 맞춰 내가 익숙해지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같은 장소에 다른 사회적 요인이 만나면서 그 상황에 대한 낯섦을 느꼈다.
우리는 항상 낯섦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변화해 가는 환경, 삶 속에서 우리는 적응해 가면서 살고 있고 낯섦이 있어야 익숙함이 생기는 것 같다. 낯설던 환경, 사람 그 속에서 ‘익숙하다’가 생기게 되고 따라서, 익숙하던 것들 속에서 또 다른 낯섦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첫댓글 과제물의 시작은 다른 학생들과 유사하게 시작했는데, "내 삶에서 가장 익숙한 것은 '나'라고 생각한다."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로 돌아왔군요. "내 목소리를 녹음"해서 듣는 것과 귀로 듣는 내 목소리가 다른 이유는 알고 있죠? 그런데 우리는 녹음해서 듣는 것이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순간 낯설게 느끼게 된답니다. 과학적인 설명과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게 되는 것들이 때로는 상호참조되기도 하면서 문제를 해소시켜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인정한다고 해도 여전히 낯선 것은 낯선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한 번도 낯설게 느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서 일단 낯설게 느껴보기를 통해서 "왜"라고 묻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왜"라고 물으면서 그것의 이유, 원인, 존재, 가치 등을 찾아갈 수 있게 됩니다. 이걸 철학하기의 시작이라고 말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