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서 총수들과 '삼소 회동'
AI PC. 자율주행칩 등 협력 확대
시민들에 'HBM칩스'도 나눠주며
SK하이닉스와 동맹도 한껏 과시
2차는 치맥...한국에 애정 드러내
'고(가자) 코리아! 고 SK! 고 LG! 고 네이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가진 방한 첫 공식 만찬에서 이 같은 건배사를 외치고 2차 치맥 회동까지 단행했다.
황 CEO는 특히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칩 '베라 루빈'을 포함해 신규 출시할 엔비디아 신제품 4종을
한국에 주는 '선물'이라고 표현하며 관련 신사업에서 한국을 최우선 파트너로 삼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황 CEO는 5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의 한 고깃집에서 최 회장, 구 회장, 이 의장과 약 2시간 동안
삼겹살에 소주.맥주를 곁들인 이른바 '삼소 회동'을 가졌다.
AI 업계의 거물들은 맥주로 첫 잔을 시작한 뒤 한국식 소맥으로 주종을 바꿔 연신 상대방을 응원하는 건배사를 외쳤다.
네 사람은 이를 통해 황 CEO와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확장될 디지털 트윈, 피지컬 AI 등
미래 생태계에 대한 구성을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황 CEO는 회동 중 식당을 나와 취재진에게 관련 논의 사항을 공유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올해 는 하나의 제품만 있었지만 내년에는 (올 하반기 출시할) 4개의 신제품이 있다'며 '한국에 온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4개의 새로운 사업 기회를 가져왔다'며 '그것은 베라, 루빈, RTX 스파크, 젯슨 토르'라고 답했다.
그가 앞서 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취재진에게 언급한 '한국을 위한 깜짝 선물'의 정체를 밝힌 것이다.
이번 신제품은 공통적으로 한국의 주력 산업인 메모리나 제조업과 긴밀한 시너지가 필요하다.
베라와 루빈은 각각 엔비디아의 새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레픽처리장치(GPU)다.
RTX 스파크는 이번 주 황 CEO가 대만에서 열린 'GTC 타이베이 2026'에서 공개한 AI PC제품이다.
황 CEO는 세 제품을 두고 '대량의 메모리를 필요로 한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에둘러 러브콜을 보냈다.
젯슨 토르는 자동주행차를 위한 로보틱스 프로세서로 현대차.LG와 협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황 CEO와 최 회장은 식당 주변에 모인 시민들에게 서비스로 SK하이닉스의 스낵인 'HBM칩스'를 나눠주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양 사 협력의 상징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대중에게 홍보하며 양 사 주도의 AI생태계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황 CEO가 HBM칩스를 나눠줄 때마다 시민들은 '젠슨 황'을 연호했다.
오후 9시께 삼소 회동이 끝난 후 4인방은 2차 장소로 인근 노래방을 고민하다 결국 BBQ 치킨집을 낙점했다.
이 역시 황 CEO가 전형적인 한국의 회식 문화를 보여줌으로써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중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날 식당 주변 홍대 거리에는 '불금'과 맞물려 1000명이 넘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찰의 안전 통제에 더해 119 구급차까지 대기하며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이날 회동을 통해 특히 최 회장은 1~2일 대만에서 잇따라 황 CEO를 만난 지 사흘 만에 다시 술잔을 맞대 밀월 관계를 대외적으로 과시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협력할 일이 많기 때문에 1주일에 세 차례나 회동하는 것'이라며
'두 회사는 뗴려야 뗼 수 없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의 성공 신화를 담아 올해 초 발간한 '슈퍼모멘텀'에서 황 CEO에 대해 '황 CEO는 미래를, 보고 읽고,
쓰는 사람'이라고 높게 평가한 바 있다.
구 회장과 황 CEO의 첫 만남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을 '형님 회동'에 이끈 인물은 황 CEO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차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다.
디지털 트윈과 피지컬 AI 전문가로 알려진 황 수석은 올 4월 한국을 찾아 류재철 LG전자 CEO와 회동했다.
여기서 황 수석은 LG전자의 AI 데이터센터 냉각 및 솔루션 능력과 로보틱스 기술, 세계 최고의 제조업 역량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황 수석이 최근 한 달 동안 매우 빠른 속도로 협업을 밀어 붙이면서 구 회장과 황 CEO의 회동 역시 성사됐다'고 전했다.
이 의장도 황 CEO와 술잔을 기울이며 부쩍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2024년 6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황 CEO와 첫처음 만난 이 의장은 지난해 5월 대만 컴퓨텍스 행사,
10월에는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에서 연달아 만났다.
이 의장과 황 CEO 간 공식적 만남은 이날이 네 번째다. 김윤수.이석진.김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