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배우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냈다.
아내가 없어서 낸 게 아니다.
인터넷이 대중화 되어 있지 않은 시대라서 한참 채팅이 인기 급상승할 때이다.
전화기조차 스마트폰이 나오리란 것이 꿈만 같던 시절의 이야기이다.
사실은 배우자를 구한다는 광고도 아니다.
내가 쓴 글에 관심을 가진 여성들의 메일이 온 것이다.
대개 내 글은 나의 이야기도 있지만, 남의 이야기를 내 이야기처럼 쓴다.
때로는 논픽션도 있지만, 픽션도 대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쓴 글의 내용이다.
"아내가 떠난 지 벌써 3년 ㅡ
며칠 후면 다가오는 아내의 기일이라 부쩍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늘은 쉬는 날이라 아내의 무덤을 찾아갔다.
고요한 정적이 맴도는 아내의 무덤가에 누워 들고간 막걸리를 마신다.
파란 하늘에 뭉개구름이 흘러간다.
아내와 올랐던 이 산이 아내가 잠든 무덤이 될 줄이야!
그때도 파란 하늘엔 뭉개구름이 흘러가고 있었지.
고생만 하다 살 만 하니 떠난 아내 ㅡ"
아마 비슷한 내용으로 썼을 듯하다.
그냥 무료해 상상의 나래를 편 글인데, 큰일을 낸 것이다.
세상의 여인들이 남자를 구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내 메일은 내게 새로운 만남을 원하는 여성들로 가득했다.
그 당시, 나는 50대이며 아이 둘을 데리고 있다고 한 내용이다.
자기의 이력서를 보낸 여인, 다녔던 회사까지, 어느 외국 대사관까지 근무했던 여성도 계셨다.
종로라고 하니 자기도 가까운 데 산다며 전화번호까지 보낸 적극적인 분도 계셨다.
내가 이렇게까지 사기꾼이 된 것은 딸내미 때문이다.
컴퓨터 초보자인 내게 채팅을 하면 빨리 배운다나?
타자도 빨리 배우는 유일한 길이라고 했다.
어쨌던 그 사건을 마무리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음은 말해 무엇하리!!
그녀들의 진심을 무언으로 묵살하기에 너무 미안했다.
일일이 아직은 아내 생각 때문에 재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노라고...!
어린 자식들이 곧 사춘기에 접어들어 재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답장을 보냈다.
그래도 끈질기게 포기하지 않는 집요한 여인은 만나보자며 한동안 메일이 왔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그때 그 여성은 없으시겠지?
내 아내가 이 글을 읽는다면 내게 흉기를 들고 덤비겠지?
오늘, 집에 있는 아내는 반찬을 만들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가끔 그때 생각을 하며 아내를 보면 웃음이 터지는 것을 숨길 수 없다.
"싱겁게 왜 웃어?"
묻는 아내에게 대답한다.
"볼수록 예뻐 그래!"
크~!
솔직히 아직 거리를 함께 걸으면 창피하지는 않을 미모이다.
오래도록 함께 있으면 좋을 아내 ㅡ
요즘도 가끔 나의 장난끼는 발동한다.
"상처한 지 10년, 자식들 모두 출가시키고 외롭게 산다!"
이렇게 글이라도 쓰면 만나자는 여인들이 있을까?
"건강은 점점 악화되고, 가진 건 시간과 돈밖에 없는데...!"
이렇게 쓰면 더 많은 여인이 올지 모르겠다.
요즘 최상의 재혼 남편감은 돈 많고 곧 죽을 남자라고 말하더라!
아무리 잘생겨도 가난한 사람은 재혼도 못하는 시대 ㅡ
나는 재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못할지 모른다.
먼 옛날, 강원도 산골처녀는 가난한 내게 시집 와 지금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주고 있다.
첫댓글 사랑보다 ㅡ
재물 가지고,저울질에 열중함
재혼을 왜 합니까?
다 서로의 잇속이죠ㅡ
나잇 연륜에 서로 측은지심으로
동질감에 필연적인 만남으로 욕심없고 봉사 희생 정신으로 상대를 위하고 오손도손 살아야겠지요
ㅡㅡ
그런데 마도님 장난도
유분수지 재혼자 구함?
뭇 여자들의 비난 상대자
욕먹어도 싸요ㅡ
마님게 늘 초심으로 여자는
남편 사랑먹고 사는게
여자람니다 반성하세욧 ㅡㅎ
마도 친구님
이 공간에서 ㅡ
주신 일상적인 오밀조밀한
글 주셔서 늘 감사 하게 읽습니다
다음은 어떻글 주셔서 ㅡ
나름으로 은근히 기대도 합니다
초복이 지나니
날씨가 불볕 더위가ㅡ
늘 건강 유념 하시옵고 가족과 오붓한 주말되세요
혹시나 마도님의 신상이 털려 뭇 여성에게 흘러 간다면......
아마도 숨을 자주 쉬어야 생명 유지 장치가 작동할 듯~ 만수무강을 빌어요!!~~~~good luck!!
바람피는 남성들 거짓말
마누라를 죽이기도 하고
이혼했다고도 하고
별거중이라고도 하고
마누라 험담 욕설까지
그러면서 왜 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