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했던 전 특감반원 김태우가 청와대라는 거대한 권력에 맞서 단기필마로 대항하는 것을 보면서 떠오른 장면이 삼국지에 나오는 조자룡이었다. 조자룡은 조조군과의 장판교 전투에서 단기필마로 적진에 뛰어 들어 유비의 부인과 아들을 구해낸 그때의 모습이 연상되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김태우는 적어도 지난주까지는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 왔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걸출한 변호인이 우군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의 변호를 맡는다는 것은 누구나 꺼려하는 일이겠지만 검사장 출신의 석동현 변호사는 달랐다.
이로서 김태우 사건은 제2라운드를 맞이하게 되었고 앞으로 전개될 상황에 시선을 집중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다. 검찰은 청와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말은 압수수색이었지만 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한 임종석과 조국은 대상에서 제외시킴으로써 압수수색하는 시늉만 낸 것으로 보여 진다. 더구나 김태우 폭로가 일어난 지 한 달 가까이 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불리한 증거는 다 폐기 시켜놓고 우리는 떳떳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청와대와 검찰이 서로 짜고 벌이는 버라이어티 쇼일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동안 청와대는 김태우 한사람을 잡기 위해 권력이 총동원 되어 방어적 공세에 주력했다. 이 와중에 청와대 실세들은 별별 소리들을 다 내가며 김태우를 거칠게 공격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진흙탕을 흐린다’는 소리도 나왔고, 6급 공무원에 불과한 주제에 주제 파악도 못하고 ‘어디 감히 대들어?’ 라는 인격 살인적 발언까지도 나왔다. 특히 김태우가 민간인, 언론인, 교수, 공무원의 사생활 등의 사찰동향을 보고했을 때는 일 잘한다며 1계급 특진 운운하며 머리를 쓰다듬어주다가 폭로전이 가열되자 김태우가 올린 보고서를 “불순물“로 격하시키는 야비함까지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청와대가 험악하게 대응하면 할수록 여론은 점점 더 악화되었다. 그러자 수세에 몰린 청와대가 황급하게 끄집어 낸 말이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애초에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희한한 소리였다. 얼마나 궁색했으면 유전자까지 등장했을까,
이만하면 문재인 정부의 유전자에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내로남불 식 유전자가 권력 내부에 만연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는 일이기도 했다. 오늘은 전국 330개 공공기관장과 감사들에 대해 성향 등을 작성하여 특감반장에게 보고했다는 일명 블랙리스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폭로되었고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들에 대한 사퇴 동향까지 작성한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른바 블랙리스트였다. 어제는 한 언론에서 정부부처의 문건이 언론에 보도되었다고 해서 언론 유출자를 잡겠다며 공무원의 사생활까지 뒤지는 행위까지 있었다는 김태우의 추가 폭로가 나왔고, 한 종편에서는 김태우가 작성한 동향보고서를 매주 5건씩 민정수석에 보고했다는 새로운 사실도 나왔다.
그렇다면 과연 ‘김태우만 매주 5건씩 보고를 했을까?“, 결코 아닐 것으로 짐작된다. 김태우 외에 다른 특감반원들도 김태우와 유사한 사찰동향을 보고했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다. 만약 특감반원 10명이 근무했다면 주 50건의 보고서가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되며, 특감반원 20명이 근무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 100건의 동향보고가 민정수석실로 올라갔다는 계산이 성립된다, 이 정도 분량의 보고서가 올라갔다면 청와대가 아무리 아니라고 항변해도 광범위하게 사찰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 김태우가 "매주 금요일마다 특감반원 1명당 1건씩 A4용지 1장 분량의 동향 보고를 이인걸 특감반장을 통해 윗선에 보고했고, 매주 화요일 회의 때는 이인걸 반장이 지난 주 보고 실적과 함께 몇 건이 조국 수석에게 보고됐는지도 알려줬다"고 적나라하게 증언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태우로부터 어떤 새로운 폭로가 잇따를지는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폭로만으로도 민정수석 조국의 책임은 절대 피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런데도 조국이 빠져나간다면 청와대 미꾸라지는 김태우가 아니라 조국이었다는 것이 명백하게 밝혀지게 되는 것이다. 조국은 자신의 페이스북에다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는 글을 올렸고, 자신은 절대 책임질 수 없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 미국 가수 브루스 스피링스틴의 노래 ‘노 서렌더’(no surrender)까지 올리며 자신을 마치 권력으로부터 핍박받는 피해자로 묘사시키며 감성을 자극하는 교활한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강남 좌파 먹물들이 상투적으로 써먹는 수법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
조국이 이렇게 나오자 이언주 의원이 나서 정곡을 콕콕 찔렀다. “마치 불의에 항거하는 정의의 사도, 권력에 저항하는 의사라도 난 줄 알겠다. 기가 막히는 일”이라고 하면서 웃지 못 할 블랙코미디에 비유했고, “검찰을 비롯해 모든 사정기관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민정수석’이라는 직위에 있으면서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다니, 이게 무슨 80년대 전두환 시절 같은 태도인가”라고 비판했으며, “집권하자마자 수많은 정적을 제거하고 그들에게 우호적이었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뒷조사하고 자포자기할 때까지 괴롭히며 죽음으로까지 몰아 입을 다물게 하는 권력 아닌가”라며 똑소리를 냈다. 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다수 국민의 생각도 이언주 의원의 지적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제2라운드는 이렇게 막이 오르고 있다. 김태우 변호를 맡은 석동현 변호사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첫댓글 이시점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석동현 뿐이라는 것에 동감합니다
아무튼 석동현 변호사에게 힘을 실어야 합니다
청와대에서는 김태우를 고소했지만 한국당에서도 임종석과 조국을 고소를 했으니 맞고소를 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은 같은 지검에서 병합 수사하는 것이 원칙으로 보입니다만, 동부지검과 수원지검으로 분리를 했습니다. 정권의 충견 검찰이 무슨 꿍꿍이를 도모하고 있는지 두고 봐야 겠습니다.
청와대에서는 김태우를 한갖 미물처럼 대하면서 고소 고발을 하는 작태가참으로 한심할 따름입니다. 아마 청와대는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는 속담도 모르는 인간들의 집합체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