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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blog.naver.com/kju930706/222490444829
이미 100년도 더 지난 책이기에 스포일러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겠다.
독후감을 쓰기 전에 이 글은 정확하게는 독후감이라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직접 눈으로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유튜브에서 책을 읽어주는 컨텐츠를 통해서 들었기 때문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j1hqOthy14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는 나는 평소에 유튜브에서 수면에 좋은 노래를 듣고는 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알고리즘에 위의 영상이 뜨게되었다.
그래서 한 번 들으면서 잠에 들었는데, 잠에 깨었을 때 생각보다 재밌으며 잠에들어 듣지 못한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여 처음부터 다시 듣게 되었다.
무려 2시간 40분의 영상 길이지만 나는 유튜버가 읽어주는 잔잔하면서 빨려들어가는 목소리를 들으며 집중하고 이야기를 경청하였다.
시작하기 앞서..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1886년에 런던에서 출간된 로버트 루이스의 소설이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지금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겐 마치 과거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느낌 이겠지만, 책이 쓰여진 당시에는 "현재"를 반영한 소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기(나는 들었지만 편의상 읽은것으로 표현한다) 전 더욱 큰 재미를 위해 몇 가지 각오가 필요했다
1. 나는 마치 그 시대에 살아가는 기분으로 읽는다.
2. 나는 이 작품을 이용한 다른 모든 작품에 대한 경험을 배제한다.
3. 너무 유명한 소설이기에 결과를 알지만, 모르는 사람처럼 읽은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는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이기에 모두가 "사실은 이중인격 이었어"라는 결말에 대해 명확하게 알고있다. 하지만 책이 처음 출간되었던 당시 사람들이 읽었다면 이는 굉장히 큰 반전을 안겨주는 내용이다.
나는 결말을 알지만 최대한 스스로 모른다고 되내이며 읽으려 노력하였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이하 책 이라 표함)는 셜록홈즈 시리즈에서 주인공은 홈즈이지만 정작 이야기를 이어가는 주체는 존 왓슨 인 것처럼 스토리를 이어간다.
책은 핸리 지킬 박사의 오랜 친구인 워터슨의 생각과 행동, 느낌과 감정을 이용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워터슨은 최근들아 이상해진 지킬박사의 행동과, 악행을 저지르는 의문의 남자 애드워드 하이드에 대한 연관성을 파악하고 둘의 관계와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기 위해 여러 사람을 만나며 조사를 한다.
그가 만난 사람 중 비중이 높은 사람은 총 네 명(또는 다섯 명)으로 각각의 인물 소개를 한다면..
주요 인물 소개
워터슨
변호사이자 지킬박사와 라니언의 오랜 친구. 지킬박사와 하이드 사이에 관계를 조사한다.
엔필드
처음 책이 시작할 때 마치 주요 인물처럼 등장하지만, 사실 큰 비중은 없는 인무로. 하지만 워터슨에게 애드워드 하이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이 책의 주요 스토리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인물
라니언
지킬박사와 같은 의사이며 워터슨과 지킬박사의 오랜 친구. 비중은 적지만 스토리의 주요 단서들과 반전을 전달하는 주요 인물
폴
지킬의 충성스러운 하인으로서 20년 넘게 지킬 옆을 지켰다. 폴은 독자가 품고 있는 의문을 상기시켜주고 새로운 의문을 전달하며 워터슨이 이야기를 이어가는데 중요한 인물
핸리 지킬
의사이며 워터슨과 라니언의 오랜 친구. 또한 또다른 애드워드 하이드. 그는 겉으로는 착하고 학식있는 인물이지만 속으로는 악한 자신의 위선에 대하여 연구하다 특수한 약물을 통해서 또다른 자신 "하이드"를 탄생시킨다.
애드워드 하이드
또 다른 핸리이자 책의 주요 악역. 그는 순수 악을 상징할 만큼 요즘 시대의 "사이코패스"에 적합한 인물로 묘사된다.
주요 줄거리
"내가 죽거나 행방불명 되거든 애드워드 하이드에게 유산을 상속한다"
변호사 워터슨은 지킬의 유서에 법정 공증인이 되면서 위와 같은 내용의 유언에 의구심을 품고 있었다.
아직 죽지 않은 지킬이 자신의 친인척도, 워터슨이 알기론 오래 알던 지인도 아닌 누군지도 모르는 애드워드 하이드에게 유산을 상속한다는 점은 꼭 친구가 아니어도 변호사로서 매우 이상한 유언이었다.
워터슨은 이후 일어나는 몇 가지 안좋은 사건들에 대하여 지킬에게 몇 차례 추궁을 하였지만 이상하게 계속 하이드를 보호하거나 변호하려는 그의 모습에 "지킬이 하이드에게 약점을 잡혀 협박 당하고 있다"라고 추측을 한다.
결국 죽은 친구 라니언의 편지를 통해 모든 비밀을 알게되고, 지킬의 마지막 편지를 통해서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며 이야기는 끝이난다.
워터슨 인물 탐구
어렸을 때 장난으로 소설을 써보면서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알게 되었다.
1인칭 시점은 이야기의 주체가 "나" 이며, 3인칭 시점은 이야게의 주체가 "그"이다.
하지만 나는 2인칭 시점이란건 없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같은게 어쩌면 2인칭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는 마치 워터슨의 1인칭 처럼 이어지지만, 우리가 정말 궁금한건 지킬박사 또는 하이드이다. 독자는 단순히 정체나 사건의 전말이 궁금한게 아니라 지킬과 하이드이 어떠한 느낌으로, 어떠한 감정으로, 어떠한 행동을,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궁금하지만 책에서는 워터슨이 바라보는 세상으로 이야기를 흘러간다.
이는 마치 보았지만 완벽하게 알 수 없는 "너"에 대한 시점 같았고, 나는 이게 2인칭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워터슨의 추측과 예상이 계속해서 틀린다. 스토리 전게는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만 워터슨이 항상 틀리는게 마치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너"를 연상시킨다.
완전한 1인칭이거나 3인칭 이었다면 그런일이 쉽지 않다.
책에서 주요 주체를 맡은 워터슨은 작가에게 이용만 당하고 정작 책에서는 가장 비중이 없는 인물이 아니었을까? 하는 불쌍한 생각이 든다.
라니언의 인물 탐구
라니언은 등장 비중은 작지만 이야기의 중요한 열쇠들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워터슨과 지킬박사와 오랜 친구이기에 그들 사이에 대화에는 딱딱한 옛 유럽 신사의 대화풍에서 정감이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라니언은 지킬박사를 "미친사람"이라 표현하며 절교를 했다고 선언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그러한 라니언의 모순된 감정과 행동은 독자가 "이건 무슨 상황인가?" 하는 받아들이기 힘든 의구심을 들면서도 공감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라니언과 지킬박사는 오랫동안 서로의 생각이 맞지 않은 사이였기 때문이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친구이지만 늘 의견이 충돌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분명 그를 좋아하고 존중하지만 동의를 하지 않을 뿐이다.
라니언과 지킬박사는 그런 사이였다. 친하고 서로를 존중하지만 결국 상대방의 생각에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런 인물이기 때문에 최초로 지킬박사의 반전을 알게되는데 워터슨이 아닌 라니언이 가장 안성맞춤인 인물이 아니었을까?
라니언은 책에서 처음으로 지킬과 하이드가 사실은 동일 인물이며, 변신하는 과정을 직접 목격 하였음을 편지로 전달하여 책 속에 분위기를 최고조로 고조시키며 긴장하게 만든다.
이미 결말을 알고 있었지만, 책의 3분의 2 지점에서 이런식으로 밝혀질 것 이라곤 생각 못했기에 아주 미세하지만 반전의 충격을 조금은 즐길 수 있었다.
폴 인물 탐구
지킬박사 밑에서 20년간 하인을 맡은 그는 누구보다 지킬박사에 대하여 잘 알고 있다.
그의 외모, 성격, 습관 등 지킬박사에 대해선 모르는게 없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듯이 "자신이 알고있던 진실"이 깨지는 순간은 큰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폴은 이야기에서 공포스럽고 기괴스러운 분위기를 이어가는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며, 독자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의문을 전가하는 인물이다.
폴과 대화를 나누는 워터슨은 독자가 어쩌면 품을지도 모르는 의문과 의심을 전달하지만 폴은 "20년이나 지킬박사를 모신 제가 그걸 모르겠습니까?" 같은 말을 반복한다.
하지만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더 모르는게 인간관계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폴은 이러한 점을 부정하면서 조금씩 인정해가며 그로인한 느끼는 절망과 공포감의 감정선을 많이 보여준다.
또한 그는 부자연스러운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연결시켜주는 "하인"이라는 직업 역시 잘 살린 인물이다.
핸리 지킬 인물 탐구
내가 오래전에 보았던 뮤지컬도, 지킬박사에 대한 많은 영화에서도 알고보면 책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다뤘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그의 독백같은 편지는 사실상 전체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모든 이야기를 안보고 마지막 에피소드만 보아도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책 전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은 마지막 에피소드가 사람들의 많은 의구심을 풀어주는 "진실"로 표현을 하였고, 그래서 이 책이 더욱 유명해졌다고 생각한다.
지킬박사는 마지막 에피소드 까지 계속해서 "남"으로 출연하지만, 마지막에는 편지를 통해 "나"로서 표현이 된다. 거기서 지킬 박사가 어떤 인물인지 자세히 알 수 있다.
많은 작품속에서 또는 비유적으로 지킬은 착한사람, 하이드는 나쁜사람이라 표현한다.
책에서도 그는 스스로가 위선자가 아니라 말했지만 나는 그가 정형적인 위선자라고 생각을 한다.
심지어 자신 스스로에게도 위선을 펼치는 위선자이다.
그가 정확하게 어떤 나쁜 행동을 했는지는 말하지 않지만 그는 사람들이 모르는 틈에 나쁜 짓을 했음을 시인한다. 그러면서 겉으로는 그러한 행동을 자랑하는 사람을 격멸하는 척 연기하고는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위선자가 아니다 라고 표현하는건 자기 자신에게도 거짓되었음을 말해준다.
또한 하이드이 탄생하게 된 계기 역시 "죄책감"을 받지 않고 나쁜 행동을 하기 위해서이다.
"나쁜 행동은 모두 하이드가 한 것이지 내가 한게 아니야."
학식이 높고, 덕망이 높은 사람으로 묘사되는 지킬의 껍데기가 얼마나 가증스러운 인물인지 알 수 있다.
애드워드 하이드의 인물탐구
지킬의 또다른 인격체 애드워드 하이드
하이드는 지킬이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스스로의 악한 부분이다.
많은 지킬박사와 하이드를 표방한 문학 작품속에 하이드와 같은 인물을 잘생기고 키가 큰 매력적인 모습으로 표현하지만 책에서 그는 체구가 작고 명확하게 묘사되지는 않았지만 보기만해도 혐오스러운 얼굴을 했다고 자주 묘사하며 그가 사람들에게 본능적인 거부감을 선사하는 "악" 그 자체임을 계속해서 상기시켜준다.
그리고 지킬은 그의 체구가 작은 이유를 그만큼 자신 마음속에 악은 크지 않았다고 해석한다.
그럼에도 결국 하이드는 악 그 자체로 어떠한 탐욕과 쾌락을 위한 행동에 대가를 염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하고싶은대로 행동 할 뿐이다.
그래서 처음 아기를 밝고 지나가는 것에 거부감이 없었으며, 사람을 죽이기까지 한다.
지킬은 하이드가 하는 행동이 잘 못 되었음을 알면서도 계속해서 하이드로 변하는걸 멈추지 못하였고, 결국엔 마치 악에 잠식 되듯이 처음에는 약을 먹어야만 하이드가 될 수 있었음에도 나중에는 반대로 약을 먹어야만 지킬로 돌아갈 수 있는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내용을 보다보면 처음엔 범죄를 저지르는데 많은 두려움이 있는 사람이 계속해서 범죄를 저지르다보면 죄책감은 무뎌지며 범죄에 중독되버린 사람들을 떠올리게 된다.
지킬은 끝까지 하이드를 "나"라고 표현하지 않았지만, 내가 보기엔 스스로 회피를 하려는 사람처럼 보일 뿐이다. 애초에 하나였던 지킬의 성과 악이 분리 되어 악을 맡은 것 이 "하이드" 였기에 결국 자기 자신 이라는건 지킬이 더 잘 알것이다.
편지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에서 가장 중요한 키 포인트는 "편지"라고 생각된다.
책을 보다보면 지킬이 자신의 친구들을 "편지"로 초대하고, "편지"를 통해 여러가지 의사를 전달하는 등 전체 스토리와는 큰 비중이 아닌 내용에 자주 "편지"가 등장하고는 한다.
책을 다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면 "편지"는 책을 읽는 독자에게 향후 편지를 통한 연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장치라고 생각된다. 특히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현대의 사람들에게 편지에 대한 어색함을 깨주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느껴진다.
이야기의 마지막으로 가면 반전을 알려주는 라니언과 진실을 알려주는 지킬박사의 입장이 되어서 이야기를 전게한다.
이야기의 주체자가 시종일관 워터슨 이었다가 갑자기 라니언으로 변경되고, 다시 워터슨으로 돌아왔다가 마지막게 지킬박사로 끝나는건 당연히 독자에게 "지금 누구의 입장에서 말하는거지?" 하는 혼동과 집중력에 대한 방해를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라니언과 지킬박사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결국 워터슨이 그들의 "편지"를 읽는 행위로 연출이된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이야기의 주체자는 여전히 워터슨으로 남아있지만 자연스럽게 라니언과 지킬박사의 입장에서 책을 이해하고 느끼도록 해준다.
끝으로..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서양의 소설속에는 어쩌면 쓸데없는 표현이 많이 등장하는걸 알 수 있다.
스토리에는 전혀 관계도 없으며, 없어도 무방해보이는 표현들이 잦게 등장하는데 나는 이러한 표현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상황과 인물들의 감정, 느낌 그리고 주변 배경에 대해 상상하는걸 좋아하는 입장에서 그러한 "쓸데없는 표현"은 어쩌면 지루하지만 어쩌면 생동감 넘치는 느낌을 상상하도록 이끌어준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에선 이러한 "쓸데없는 표현"이 매우 자주 등장한다.
가끔은 좀 과하다 싶은 느낌도 들지만 감정이 격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찰나의 복잠한 감정을 표현했다 생각하면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표현이었다.
고전 문학 작품을 읽으면 늘 과거에 잠깐 다녀온 기분을 들게한다.
유튜버를 통해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보게 되었지만 그래서 눈을 감고 상상에 전념할 수 있어서 새롭고 재밌었다. 하지만 역시 글로 읽어보면 각종 대화속의 감정을 보다 더 직접적으로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주문하긴 했는데 언제 올지 모르겠다.
첫댓글 망상에 최적화된 인프피인 제가 어릴 때 읽고 끙끙 앓다싶이 했던 책 두 개가 있었는데 오페라의 유령과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였어요 둘 다 읽기 전에도 아는 이야기였는데 책으로 읽으니까 색다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