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댓바람에 마눌과 누님 여행 마중하고
그길로 종합병원 으학 박사에게 수술 경과 진료를 받고 오는 길입니더
우리집 골목길 뒷쪽에서 반대로 접어 들어 오는데
동네 이웃집 왕 할메 둘이서 나를보고 어시 방가워 합니더(왕 할메란 년세가 억시 많다는말이여)
'이제 됏다 젊은 사람 남자 온다'
'할메 와요?'
'이 할마씨가 저거집을 나오면서 열쇠도 안가지고 대문을 잠가가 집에도 몬드가고 이카고 안있나
젊은 사장이 담좀 타 넘어가서 문좀 열어도고?'
'하이고 할메요 내도 이제는 젊은 늠 아이구마 어질어질항기 다 늙엇씨요
그라고 월담은 밤에 하능기지 아침 댓바람 부터 남으집 담을 넘어라 카능교?
집안에 참한 색시 있어요? ' (요게 이바구 제목임)
'하마 참한 색씨 있구마'
어쩌구 저쩌구 히히덕 농담을하며
한옥 담장을 타 넘으려고 하니 다무락에 바가논 병깨진거야 뭣이야
그라고 다 삭아서 내 겉은 뚱띠가 올라 타면 와르르 할것같은 염려에
우리집에 와서 사다리를 가져가가 우쩨우쩨 그 삭고 좁은 담을 안 뽀수고 넘어가 대문을 따주니
두 할메가 좋아서 벌렁벌렁 입에 침을 튀기가며 치사를 합니더
'이러이 집에는 남자가 있어야 하능기라 니나 내나 능감이 죽고 없어이 이렇다 아이가 김 사장 없엇이마 우짤뻔 햇노??,,'
'문 잠기거던 다음에 또 기빌하이소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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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넘어 들어가 대문을 연 그 할메 집에서
할메들 하고 잠시 노닥 거리며 지난날 회상에 젖어 봅니더
30 여년전 그러니까 내 신혼 시절을,,,
부산에서 잠시 공장에 다니다가,,(여기에서 공장이란 공직을 말함)
아무리 사료해 봐도 이길은 내길이 아니고 체질에 안맞다 싶은 생각에
다믄 1년도 몬 채우고
11개월 만에 땡 하고 마눌 달랑 달고 쳐들어 온 곳이 바로 이동네 이집 이엇습니더
땡전 한푼 모아 논거 없고
지달 월급 5~6 만원 받아 제달 방세 내고 겨우 먹고 살던 내가
앞뒤 가리지 않고 덜렁 사표를 던지고 뛰쳐 나왓으니,,
그리하야 대구로 와서 처음 방이라고 우선 얻은것이
이 할메 한옥집 귀퉁이 슬라브 장독대 밑
세평이 채 안되는 제대로 고개조차 들고 설수도 없는 골방이라
비키니 옷장 항개 놓고 둘이 누우면 돌아 눕기도 불편할 정도엿으니 이 좁고 낮은 곳에서 어떻게 살앗나 싶었습니더
이곳에서 문지방을 부엌삼아 연탄불 피워 놓고 둘이서 살림을 살고 첫아이도 맹글어 가며 근 일년을 살앗는데,
할메들과 세삼 그 이바구를 하고 농사리를 풀고 있으려니
옆집 할메가 지금은 창고로 쓰고있는 그곳을 빼꼼히 딜다보고 말합니더
'요서 살앗단 말이제? 그나저나 요키 쫍은 곳에서 우예 살앗노?'
'그케 내가 내집이라꼬 이사 오이께네 요짜서 살고 있더마는,,'이카미 주인 할메가 말합니더,,
그리하야 내가 할메들 보고 말했습니더
'할메요 그래도요 내 인생에서 그때가 제일 행복했어요'
'새댁이가 그클 좋앗던 모양이제? 하기사 그런 새대기를 안 조아하마 어떤 새댁이를 좋아 하것노??'
'그기 아니고 일년내내 밤만 되면 끌어안고 잘수밖에 없엇거렁요.
비좁아 터져가 좀 떨어져 안끌어 안고 잘라꼬 케도 떨어져 잘수가 없어이 지가 안좋고 베길수가 있나요,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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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더
지금은 비록 웃자고 하는 소리입니더 마는
내 마눌이
가진것 하나 없이 똥 배짱만 항거석 그득한 나를 믿고 시집와서
갖은 고생하며 끝까지 잘 따라주고 부모님께 잘하고 아이들 잘 길러 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더
그때 이곳에서 맹근 알라가 크서
우리 나라에서 최고라는 설 대학과 대학원 그리고 미국 유명 대학 대학원 유학까지
돈도 안들이고 오히려 돈을 받아가며 공부해서
지금은 그 또래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좋은 직장에서 일하고 있고,
사위늠도 설대 의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3년 군 복무 까지 마치고 설대 병원에 근무 하고 있으며.
아들 늠도 앞으로의 전망이 괜찮은 직종에 취직하여 일 잘하고 있으니..
내가 어이 우리 마누라의 고생과 정성과 공을 가벼히 할수 있겠습니꺼
사정이 그러한 고로
이제는 마눌이 더러더러 곰탕을 큰 솥에 항거씩 고으며
내 눈치를 씰 보며 나를 바라 보면 나는 뿔퉁시리 이렇게 말합니더,
'뭘 그리 눈치를 보노? 내 걱정하지 말고 갔다 온나,
그라고 이제는 곰탕 안 끓여 놓아도 된다. 내도 밥 할줄 잘 알거렁,
다만 건강하고 아프지만 말거레이,,'
그렇게 저렇게
누님과 여동생따라 마눌을 한 열흘간 먼곳에 여행 보내는날 아침
우연히 할메들로 인해 30 여년전의 명색이 신혼 방인 우리으 보금자리엿던 곳을 딜다보고
깊은 감회에 젖어 나홀로 이렇게 바라꼬 앉아 나발 나발 추억인동 독백인동 왕나발 해 봣습니더
그나저나 한 동네에 여태껏 살아 오면서
어쩌다 그 집 그 골방을 이제사 한번 딜다보게 되었쓸꼬??
다음에 딸레미 오며는 그늠과 같이 그 곳을 함 들여다 보며 일러 줘야지!!,
그 옛날,
어느 조용하고 아담하며 참한 색시하고
아무것도 항개도 가진것 없이 똥 배짱만 그득 하고 나름대로 씩씩 했던 한늠
그런 두 젊은 남녀가 희망을 품고 갖은 고생을 다하며 살던 방이며. 그리고 더불어 여기가 니 생명이 잉태 된 방이다, 캄시로,,
사모님 이야기가 간혹 간혹 보일때마다 느낀것이 공팔님은 진정 사모님을 사랑하고 계시는구나.하는것이엇습니다..그런 08님이시라면 그때 그 좁앗던 단간방에서의 생활이 행복햇엇다는것 공감합니다.그러한 공팔님의 진정성을 아셨기에 사ㄴ모님께서도 믿고 이제껏 같이 살아오신거라 사료를 합니다..정말 부럽습니다..( 마누라 토낀지 몇ㄴ녀 된 호래비 올림0
첫댓글 내는 제목보고 저거 며느리감 구하는줄 알앗띠마는,,아이네,,
그케 읽어보이 갤국 팔불출이 저거 이핀네 이바구네,,
팔불출이 맞네요! 나도 팔불출이 되고 싶어라!
이런 이바구로 팔불출이라면 팔불출이 백번 되도 좋지요.
너무너무 잘 키우셨네요(부러운맘으로),,,인제 효도받을 일만 남으셨네요
그 집 사셔서, 마 영구 보존 하시길! 마나님 만날 업고 시시고요!
사모님 이야기가 간혹 간혹 보일때마다 느낀것이 공팔님은 진정 사모님을 사랑하고 계시는구나.하는것이엇습니다..그런 08님이시라면 그때 그 좁앗던 단간방에서의 생활이 행복햇엇다는것 공감합니다.그러한 공팔님의 진정성을 아셨기에 사ㄴ모님께서도 믿고 이제껏 같이 살아오신거라 사료를 합니다..정말 부럽습니다..( 마누라 토낀지 몇ㄴ녀 된 호래비 올림0
이 카페에는 호레비들이 많네..ㅇ싸장이란 넘도 소문에 듣자하니 저거 마누라 토꼈다 하던데..
너검마 지보다 자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