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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섬 낙월도 220여 주민 | ||||
“고마워요 맥가이버 파출소장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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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지역봉사활동을 하는 경찰관이 있어 화제다. 영광군의 유일한 섬인 낙월도. 150여 가구 220여 명이 사는 소규모 섬이다. 육지에서 배로 1시간 10분 거리인 낙월도에서 근무하는 목포해양경찰서 산하 낙월파출소 이종옥 소장(57·경위)은 ‘맥가이버 파출소장’으로 통한다. 어선 통신장비부터 텔레비전, 전기밥솥 등 가전제품은 물론이고 보일러, 자전거 펑크 수리까지 못 고치는 게 없다. 주민들은 그의 손만 거치면 무엇이든 고쳐진다는 의미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1979년 해경에 들어간 이 소장은 함정과 경찰서에서 30년 넘게 통신 전자장비 수리와 관리를 맡은 ‘통신장비의 달인’이다. 2월 낙월도에 부임한 그는 이런 경험을 살려 어선 레이더, 통신기기 등 갑자기 고장 난 장비를 말끔히 수리해 주고 있다. 가전제품 수리도 그의 몫이다. 혼자 사는 노인들이 텔레비전이나 밥솥이 고장 나도 고치지 못하고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는 파출소에 ‘전파상’을 차렸다.
필요하면 출장수리도 간다. 섬 특성상 전자제품 고장이 나도 수리반이 쉽게 출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없는 부품은 사거나 고물상을 뒤져 찾아냈다.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1만∼2만 원의 부품 값을 받을 수가 없어 자신의 지갑을 열었다. 이 소장은 “한 할머니는 텔레비전이 고장 났지만 1년째 수리를 못 한 채 지내기도 했다”며 “안쓰러운 마음에 재능을 기부했을 뿐”이라고 웃었다.
이 소장은 지난 11일 밤에는 주민을 위한 작은 음악회도 열었다. 아코디언 등 악기 연주에 남다른 소질을 갖고 있는 그가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 온 봉사단원과 함께 감동의 무대를 마련했다. 낙월도 주민 최연진 씨(52)는 “주민들이 (이 소장) 정년 때까지 섬에 있어 달라고 매달릴 정도”라며 “주민의 사소한 것까지 귀 기울이고 도와주려는 이 소장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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