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살 인생
감독 : 윤인호
주연 : 이세영 / 김명재 / 정선경 / 김석
어른 뺨치는... 아홉살 인생!
아홉 살, 산동네 초등학교 3학년인 여민은 챙길 것이 너무 많은 속 깊은 사나이다. 친구들을 괴롭히는 쌈짱 "검은 제비"를 제압하여 동네의 평화를 지키는가 하면, 누나와 외롭게 살아가는 기종과 도시락을 나누어 먹고, 눈을 다친 어머니의 색안경을 구입하기 위해 아이스케키 장사도 한다. 한 마디로 가난한 부모의 착하고 듬직한 아들이자, 학교에선 주먹도 세고 의리도 넘치는 멋진 친구. 받아쓰기도 척척 해내고, 구구단도 술술 외며 세상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느끼던 아홉 살 그 해. 여민에게 모든 것은 명료해보였다.
아홉살, 이 나이에도 지키고 싶은 여자가 있다
어느 날, 서울에서 새침도도한 소녀 장우림이 같은 반으로 전학오면서 여민의 평탄한 인생은 일순간 혼돈의 구렁텅이에 빠지고 만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묘한 설레임이 이 사나이를 흔들어 놓은 것.
동네 총각 팔봉이형에게 조언도 구해보지만 그는 자기 연애문제 해결하는데만 급급해한다. 결국, 편지를 통해 우림에게 사랑을 전하는 여민. 하지만 담임 선생님 손에 들어간 이 편지는 만천하에 공개되고, 꼬이기 시작한 연애전선은 급기야 여민이 우림의 돈을 훔쳤다는 누명까지 쓰게 만든다. 여민이 도와주려 했던 주위 사람들의 사랑, 일 모두가 어긋나면서 여민의 아홉수 시련은 절정에 다다르는데…
과연 일, 사랑, 우정, 가족... 이 모든 난관을 이기고 여민이는 첫번째 아홉수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소설 원작 "아홉살 인생"
출처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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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나이와 관계없이 자기의 인생을 산다. 아홉살도 마찬가지일 터. 현실과 맞대면하며 희로애락을 느끼고, 그 감정으로 자기 삶의 우주를 채울 것이다.
많은 동화들이 어린이는 어린이다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들의 시간을 미래에 할애해버린다. 이 경우 교훈을 앞세워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과 대화하는 걸 막거나, 철없음과 깨달음만을 강조하며 하나의 주체를 예비주체로 격하시키기 쉽다.(물질적으로 풍요한 시대에 자란 어린이가 시골의 누추한 삶을 겪거나, 어른들의 힘든 과거를 알게 되면서 철드는 이야기가 우리 동화의 태반 아니던가.) 어른의 시선 앞에 어린이를 전시하는 이 경향은, 어린이의 귀여운 모습을 그대로 화면에 재현하는 영화에서 더 유혹이 강하다.
‘유혹’을 이긴 연출
위기철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아홉살 인생>은 그 유혹을 잘 버텨낸 쪽에 속한다. 우선 영화의 주인공인 아홉살의 백여민(김석)은 어른의 지도편달로 성장하지 않는다. 거꾸로 여러가지 단점을 가진 어른들을 보며 세상을 알아간다. 경상도 소도시 달동네에 가난하게 사는 여민은 또래 중에 싸움을 제일 잘하는 짱이지만 정의감이 있어서 약자를 보호한다.
한쪽 눈이 먼 어머니에게 색안경을 사주기 위해 이런저런 잔 일을 하며 돈을 모으기도 한다. 너무 올곧아 보이는 여민의 모습이나 좋은 편, 나쁜 편이 분명하게 구별되는 몇몇 에피소드들은 교훈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원작 소설엔 여민이 나쁜 편에 있던 사람들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면서 세상의 편을 가르는 선을 어디에 둬야할지, 판단이 성숙해가는 과정이 중심을 이루는데 영화는 이 부분을 많이 줄였다.
짱이지만 착한 주인공
영화는 대신 서울에서 전학와 여민의 짝이 된 여학생 장우림(이세영)과 여민의 ‘로맨스’를 중심에 배치한다. 예쁘장하고 옷도 세련된 우림은 단번에 여민의 마음을 잡아채지만, 속이 좁고 까탈스럽다. 서울내기 답게 얌체스러워서, 여민에게 마음을 내주는 것같다가 바로 시치미 떼면서 여민의 속을 태운다. 세련되지 못하고 우직하기만 한 여민은 자꾸만 속을 앓는다.
그 풍경의 묘사가 ‘아홉살 인생’을 독립된 인생으로 대하는 것같다. 가끔씩 예쁜 우림의 얼굴 클로스업이 많은 등 어른들의 로맨스 연출을 재현하는 듯한 우려도 들지만, 달리 보면 어른의 로맨스와 어린이의 로맨스가 크게 다를 이유도 없을 터. 구애하고 토라지고 질투하는 아이들 모습이 어른 뺨쳐서 웃기기도 하지만, <아홉살 인생>의 로맨스에 빠져들게 하는 건 극작가 이만희가 각색한 이 어린이들의 대사다. (화가 난 여민이 우림에게)“앞으로 니랑 말 안 할끼다.” “못 들은 걸로 할께.” “아니다, 들은 걸로 해라.”
어린 배우들 연기 돋보여
<아홉살 인생>에서 어린 배우들의 연기는 유달리 돋보인다. 장진영을 닮은 듯한 우림 역의 이세영은 속좁고 얌체같은 여학생 역을 잘도 해낸다. 우직한 여민도 마찬가지고, 여민을 좋아해 우림을 질투하는 여학생 오금복 역의 나아현의 우는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가슴을 싸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바리케이드> <마요네즈>의 윤인호 감독.
임범 기자 isman@h1105ani.co.kr">isman@h1105ani.co.kr
**책은 느낌표! 선정도서가 되었을 때 읽었었고
영화는 비디오샵에서 테이프를 빌려다 보았지요
잔잔한 감동을 주는 무난한 영화...
한가지 아쉬운점은 아홉살인생인 영화가 너무 어른들의 시각에서
만들어진듯한 느낌이랄까..어른이 되어 되돌아본 아홉살의 인생인듯한
부분이 좀 아쉽게 느껴졌었어요...
첫댓글 넘 잼나겠다...긍디 예고편이 잖아여...ㅠㅠ (니가 나테 어떻게 이럴수가 있니~~ 어디서 많이 듣던 맨트 입니다..ㅋㅋ)
아홉살인생은 책으로 봐야해요.....책으로 읽어도..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