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武鉉(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적 후원자로 알려진 朴淵次(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최근 농협중앙회 소유의 화학관련 제품 생산업체 「휴켐스(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헐값으로 회사를 인수했고, 인수과정에서의 주식투기로 수백억원의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朴淵次 회장은 지난 7월28일 농협중앙회 소유의 「휴켐스 주식회사」(본사: 서울 중구 충무로 3가 60-1 극동빌딩 5층)를 인수, 8월25일 회장으로 취임했다.
영업이익 300억~400억원 「알짜기업」
휴켐스는 2002년 9월 국내 최대 비료생산업체인 「남해화학」에서 분리·독립됐으며, 상근 직원은 250여 명이다. 분리 당시 농협중앙회가 이 회사의 전체 지분 중 56%를 보유했다. 이 회사는 다양한 화학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생산품목이 국내 시장에서는 독과점 체제로 판매되고 있다.
연간 매출액이 2500억∼3000억원 규모인데다, 연간 300억∼400억원대의 매출이익을 올리는 「알짜배기」 회사로 알려져 있다.
朴회장은 휴켐스(주) 인수를 위해 자신 명의와 자신의 소유 회사, 금융권 등 8개 업체로 컨소시엄(「박연차 컨소시엄」으로 불림)을 구성해 농협중앙회가 실시하는 공개입찰에 참여했다. 이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별 지분을 보면, 朴淵次 회장이 23.6%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는 朴회장이 운영하는 업체인 태광실업(15.1%)과 정산개발(13.6%), 대구은행(12.2%), 신한은행·경남은행(각 11.3%), 신한캐피탈·대한소방공제회(각 5.4%) 등의 순이다. 朴淵次 회장과 그가 운영하는 회사들의 지분이 52.3%를 차지하고 있어, 컨소시엄의 실질적 책임자는 朴회장이다.
朴회장을 주축으로 한 컨소시엄은 지난 5월10일 실시된 공개경쟁입찰에서 농협중앙회가 소유한 휴켐스 주식 56% 중 46%를 4개 입찰참여 업체 중 가장 높은 가격인 「1777억원에 매입하겠다」고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朴회장과 함께 입찰에 참여한 업체 중 경남기업은 1525억원, 한일시멘트는 1277억원, 한솔케미칼은 550억원을 각각 제시했다.
朴淵次 회장의 휴켐스(주) 회장 취임식 장면.
농협, 매각대금 322억원 깎아 줘
농협중앙회는 지난 6월30일 朴淵次 회장 측과 본계약을 맺으면서 매각대금을 당초 朴회장 측이 제시했던 1777억원보다 322억원(당초 제시가격의 18.1%)이 적은 1455억원으로 깎아 주었다. 朴회장 측의 이같은 최종 매입가격은 공개경쟁입찰 과정에서 朴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제시했던 경남기업보다 70억원 낮은 가격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농협중앙회가 애초부터 휴켐스를 朴淵次 회장 측에 매각하기 위해 朴회장으로 하여금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토록 한 뒤 실사과정에서 슬그머니 가격을 깎아 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휴켐스의 최종 매입가격을 깎아 주는 과정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농협중앙회는 공개경쟁입찰에서 朴淵次 회장 측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사 미비」를 이유로 매각대금 조정
朴淵次 회장에 알짜배기 회사인 휴켐스(주)를 매각, 특혜의혹을 사고 있는 농협중앙회 본관 건물.
그런 농협중앙회가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매각대금을 하향 조정했다. 농협중앙회는 朴淵次 회장 측과 우선협상대상자 계약을 맺었으나, 휴켐스 노조의 반발 등으로 朴회장 측이 휴켐스에 대한 實査(실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매각대금을 1777억원에서 1650억원으로 1차 하향 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朴淵次 회장 측은 노조의 실력 저지 및 예비실사 자료의 오류 등을 이유로 「조건부 양해각서(MOU) 해지 통보」를 해왔다고 한다. 「농협으로부터 잘못된 정보를 제공받아서 입찰 가격을 제대로 산정하지 못했으니, 매각 가격을 깎아 달라」는 요구였던 셈이다.
농협중앙회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朴淵次 회장 측의 요구에 따라 매각금액을 127억원 하향 조정했고, 다시 최종 매각계약 체결 과정에서 195억원을 추가로 낮춰 주었다.
농협 측은 『朴淵次 회장이 휴켐스(주)에 대한 實査를 한 뒤 매각대금을 당초 제시한 1777억원에서 335억원을 하향 조정해 줄 것을 요청해 왔고, 2순위자의 제시금액(경남기업 1525억원) 등을 감안해 최종적으로 322억원을 깎아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농협중앙회의 해명을 종합하면, 朴淵次 회장 측이 인수대상 업체인 휴켐스(주)에 대한 實査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을 들어 자발적으로 127억원을 깎아 주었고, 그 뒤 朴회장 측이 335억원을 깎아 줄 것을 요청해 옴에 따라 최종 매각대금을 1777억원에서 1455억원으로 하향 조정해 주었다는 것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의 한 임원은 농협중앙회와 朴淵次 회장 간 휴켐스(주) 매각과정에 대해 『일반적 관례에서 벗어난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정부의 공적자금 관리 및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매각을 통한 자금환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다.
다음은 한국자산관리공사 임원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임원의 증언
―朴淵次 회장이 휴켐스(주)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朴회장 자신 명의로 컨소시엄 참여업체 중 가장 많은 23.6%의 지분참여를 했다. 어떻게 봐야 하나.
『통상적인 관례에서 크게 어긋난 것이다. 통상적으로는 특정업체를 인수하기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에는 주관사가 법인 명의로 가장 많은 지분을 갖는다. 그런데도 朴회장은 자신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태광실업과 정산개발 명의로 지분참여를 하면서, 이와는 별도로 자신이 본인 명의로 또다시 지분참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朴회장 본인 명의로 지분참여를 한 것이 관련 법규에 저촉되는 것은 아닌가.
『불법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개 컨소시엄들이 매각대상 기업을 인수하기 위한 의향서를 제출하면, 우선 매각 주관사는 서류심사를 통해 공개경쟁입찰 참여대상 업체를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컨소시엄은 공개경쟁입찰 대상에서 탈락시킨다. 朴회장이 참여한 컨소시엄의 경우 대부분 1차 서류심사에서 탈락한다』
―농협중앙회는 1777억원을 제시한 朴淵次 회장 측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그 뒤 본계약 체결시에는 1455원으로 깎아 주었다. 이로 인해 실제 매각금액이 차순위자인 경남기업의 제시가격(1525억원)보다 낮아졌다.
『경남기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해도, 實査과정에서 최종 인수금액이 더 낮아질 수는 있다. 문제는 공개경쟁입찰에서 제시된 가격과 실제 본계약을 통해 매각된 금액 간 하향 조정된 비율이다.
통상적으로 당초 제시가격과 본계약 금액 간 차이는 10%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휴켐스의 경우, 본계약 체결과정에서 매각 가격이 18.1%나 하향 조정된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朴淵次 회장의 주식투기 의혹
朴淵次 회장과 朴회장 친인척들은 휴켐스 인수 직전에 이 회사의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 이 때문에 사전 기업정보를 이용한 투기의혹을 받고 있다<표1 참조>.
朴淵次 회장과 朴회장 친인척들은 지난 5월18일부터 7월19일까지 휴켐스의 주식 104만2000주를 84억6014만원에 매입했다. 朴회장 측은 이 주식을 전량 증권거래소를 통해 사들였다. 문제는 대량으로 주식을 매입한 시기가 朴회장 측이 휴켐스 공개경쟁입찰에 참여,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직후부터 최종적으로 주식 양수도 및 매입대금 정산 직전까지라는 점이다<휴켐스(주) 매각일지 참조>.
朴회장은 지난 5월18일 증권거래소를 통해 휴켐스 주식 34만 주를 株當(주당) 8479원에 매입했다〈표2 참조〉. 이 시점은 朴회장 측이 휴켐스(주) 공개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5월12일)된 지 6일 뒤다.
朴회장은 또 지난 7월19일 자신 명의로 16만2000주(株當 7911원), 자신의 친인척인 申모씨 명의로 36만 주(株當 7906원), 또 다른 친인척인 朴모씨 명의로 18만 주(株當 8053원) 등 모두 70만2000주를 집중 매입했다.
지난 7월19일은 朴회장이 실질적 대표인 컨소시엄과 농협중앙회 간 휴켐스 주식(전체의 46%)에 대한 최종 양수도 및 대금정산(7월28일)을 통해 최종 인수절차가 끝나기 10일 전이다.
朴淵次 회장이 속한 컨소시엄이 휴켐스 인수를 위해 농협중앙회로부터 매입한 주식의 최종 株當 가격은 1만4860원이다. 그러나 朴회장이 휴켐스에 대한 인수작업이 최종 마무리되기 이전인 시점에서 이 회사 주식을 대량 매입했을 때의 株當 가격은 8000원 전후였다.
朴회장이 자신과 자신의 친인척 명의로 매입했던 주식의 株當 가격과 朴회장이 참여한 컨소시엄의 이 회사 株當 인수가격(1만4860원)을 비교해 볼 때, 전체 차액은 70억2397만8000원이다. 즉, 朴회장은 80여억원을 자신과 자신의 친인척 명의로 주식에 투자해 불과 3개월 만에 70여억원의 수익을 올린 셈이다.
朴회장은 현재 신발제조업체인 태광실업을 비롯해 국내와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모두 15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의 경우 최근 인수한 휴켐스를 비롯해 ▲태광실업(경남 김해) ▲휴켐스(주) ▲정산골프장(경남 김해) ▲태광엠티씨(주)(금형 및 설계용역서비스) ▲삼광포장(주)(운수 및 기계장치) ▲(주)미광(스폰지 제조) ▲에어로젤코리아(주)(단열재 수입 및 판매) 등 8개 회사다.
朴회장은 중국에 신발관련 부품업체인 청도태영혜업유한공사, 청도태성혜업유한공사, 청도용진혜업공사와 종이박스 생산업체인 청도삼광포장유한공사, 농공업용 비닐생산업체인 청도태광비닐유한공사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에는 신발제조업체인 태광비나(주)와 태광엠티씨비나(주) 2개 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 지주회사격인 태광실업의 경우, 세계적 신발 브랜드인 나이키의 전체 공급량 중 60% 이상을 OEM 방식(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납품하고 있다. 종업원 수가 2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盧武鉉·健平 형제와 朴회장 1978년부터 인연
태광실업 朴淵次 회장이 농협중앙회 子회사인 알짜기업 휴켐스(주)를 인수한 것과 관련, 시중에서는 朴회장-盧武鉉·健平 형제간 관계가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朴淵次 회장은 오래 전부터 盧武鉉 대통령과 兄 健平씨 간 친분을 유지해 왔다. 朴회장과 盧武鉉 대통령 형제가 처음 알게 된 것은 1978년부터였다고 한다. 朴회장은 부산에서 운영하던 신발제조업체 태광실업 공장을 경남 김해로 옮겨 왔고, 이때 김해에 거주하고 있던 健平씨를 알게 됐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후 1988년 盧武鉉 대통령이 부산 동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을 때, 健平씨가 『동생 선거자금을 마련하려고 한다. 내 소유의 김해시 한림면 소재 임야 9만 평을 사달라』고 요청해 평당 5000원에 매입해 주었다고 한다. 盧대통령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뒤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처음 朴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朴회장은 2002년 4월 盧健平씨의 부탁에 따라 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소재 주택 두 채와 주변 땅을 매입해 주었다. 盧武鉉 대통령은 2003년 5월 이와 관련해 『2002년 4월 형(健平씨)은 朴淵次 회장에게 「동생이 대통령 후보가 되었는데, 빚 때문에 대통령 후보도 끝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호소해 매각을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朴회장은 지난 大選 직전인 2002년 12월과 2003년 3월 盧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安熙正(안희정)씨에게 7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月刊朝鮮 2003년 7·8·11월호, 2004년 2·3·6월호, 2006년 4·5월호 참조).
朴淵次 회장은 실질적으로 자신 소유의 땅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산 9번지 일대 8000여 평 중 1297평을 최근 盧武鉉 대통령에게 매각키로 했다. 평당 매각대금은 15만원(전체 매각비용은 1억9455만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땅은 盧대통령의 生家(생가)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朴회장이 盧대통령에게 매각키로 한 盧대통령 퇴임 후 살 집터.
盧대통령 퇴임 후 살 집터가 朴회장 소유
盧대통령은 朴회장으로부터 매입키로 한 땅에 퇴임 후 거주할 집을 신축키로 하고 현재 신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朴淵次 회장이 盧武鉉 대통령에게 매각키로 한 땅의 명의자는 朴회장 소유의 골프장인 「정산CC」 전무였던 鄭承榮(정승영)씨로 돼 있다. 鄭전무는 朴淵次 회장이 지난 8월25일 휴켐스(주)를 실질적으로 인수, 회장에 취임하면서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朴淵次 회장은 자신 소유 회사의 각종 공사를 盧健平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건설업체인 「정원토건」에 집중적으로 맡기기도 했다. 2002년 大選 직전인 10∼12월 정원토건은 태광실업의 별관동 정화조 및 오수관 연결공사(공사비 6000만원), 김해 진영리 공장부지 조성 공사(공사비 2억5000만원), 김해 진영리 부지·경지정리 조성공사(공사비 2억5000만원)를 맡았다. 盧대통령 취임 후인 2003년 12월 朴회장 소유의 정산골프장 토목공사(공사비 32억6000만원)를 수주했다.
현재 정원토건은 健平씨가 실질적인 소유주로서 감사직을 맡아 왔으나, 지난 7월 「바다이야기」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健平씨는 감사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그의 아들 상욱씨가 감사직을 맡고 있다. 健平씨의 부인 민미영씨는 1999년부터 정원토건의 이사직을 맡아오고 있다.
朴淵次 회장의 딸은 盧武鉉 대통령 취임 초기 청와대에 근무하기도 했다.
2004년 1월 선영을 찾아 성묘하는 盧武鉉 대통령 부부.
盧대통령과 鄭大根 농협중앙회 회장
盧대통령과 鄭大根(정대근) 농협중앙회 회장 간에도 친분이 두텁다고 한다.
盧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던 2002년 12월25일 치러진 아들 建昊(건호·현재 미국 유학 중)씨 결혼식 때 단상에 두 개의 화환만 놓였는데, 그중 하나가 鄭大根 회장이 보낸 것이었다.
盧武鉉 대통령의 사돈 裵병렬(60)씨가 농협중앙회 계열사인 「농협CA투신운용(주)」 감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재직 중인 것과 관련, 盧대통령-鄭大根 회장 간 친분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농협CA투신운용은 농협중앙회가 자금의 운용을 위해 2003년 1월 설립한 회사로, 전체 지분 중 60%를 농협중앙회가 보유하고 있다.
月刊朝鮮이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裵병렬씨는 2003년 1월 농협CA투신운용의 출범과 함께 이 회사 비상임감사를 맡았다. 이 시점은 裵씨의 딸과 建昊씨가 결혼식을 올린 지 불과 1개월 뒤였다. 裵씨는 1972년 지방의 단위농협인 김해 가락농협에 들어간 이후 김해·장유·대동·진례농협 전무 등을 지냈다. 裵씨는 2002년 1월 한림농협 전무를 마지막으로 단위농협과의 인연을 마무리한 뒤 농협CA투신운용 비상임감사직을 맡기까지 1년간 별다른 직업이 없었다고 한다.
裵씨는 비상임감사를 맡은 지 6개월 뒤인 2003년 7월24일 상임감사로 선임됐다. 농협CA투신운용(주) 측은 당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비상임」 보직이던 감사직을 「상임 또는 비상임」 보직으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사업물량 증가에 따라 마케팅 차원에서 대외 신인도를 제고할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감독당국에서도 지속적으로 감사기능을 제고하도록 지도하고 있다」는 점을 직제개편의 이유로 들었다.
裵씨는 상임감사 임기가 끝나는 시점인 2005년 10월11일 이 회사의 감사위원장이 됐다. 회사 측은 「감사위원회」라는 직제를 신설, 裵씨를 초대 감사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회사 측이 감사위원회를 신설한 시기는 묘하게도 裵씨의 상임감사 임기와 맞물린 시점이다.
농협CA투신운용(주)의 한 간부는 『회사 측이 盧대통령의 사돈인 裵씨를 위해 회사 직제규정을 두 차례나 고쳐 그때마다 새로운 자리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裵씨는 상임감사로 재직 중이던 2005년 4월 경남 김해甲 국회의원 再선거 기간 중 부인과 함께 김해로 내려가 공개적으로 여당후보를 지지해 말썽을 빚었다. 裵씨는 지난 4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경찰에서 단순사고로 처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창원지검 형사3부에 의해 벌금 200만원에 약식 기소되기도 했다.
이처럼 朴淵次 회장과 盧武鉉·健平 형제간 친분이 깊은데다, 鄭大根 농협중앙회 회장 역시 盧대통령과 절친한 사이라는 점에서, 朴회장이 농협중앙회 子회사인 휴켐스(주) 인수과정에서 이런 커넥션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권력층의 의지가 어떤 경로로 농협 측을 「압박」했는지에 대한 정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 휴켐스(주) 매각일지
2006년 3월29일: 농협중앙회 이사회, 휴켐스 매각방침 결정 3월31일: 농협중앙회 매각공고 4월 : 14개 업체 인수의향서 제출(KCC, 경남기업 등) 4월17일: 7개 업체 예비실사 대상자 선정(태광실업 등) 5월10일: 4개 업체 공개경쟁입찰 참가 5월12일: 태광실업 컨소시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5월18일: 박연차 장내에서 34만 주 매입 5월19일: 태광실업 컨소시엄 양해각서(MOU) 체결 6월30일: 농협중앙회 주식 46%를 박연차에게 매도키로 결정 7월19일: 박연차 장내에서 16만2000주, 朴회장 친인척 54만 주 매입 7월28일: 주식 양수도 및 대금정산 8월25일: 휴켐스 주주총회에서 박연차 회장·정승영 대표이사 (前 정산골프장 전무) 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