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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너구리][스물네살꼴통과열아홉살양아치](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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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평민.어이평민. 뭐야...사람 무안..-"
내 시선을 따라 피식놈도 창밖을 바라보았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이러면..이러면 진짜 이러면...나 정말 내 노력 헛수고 되는건데-.
"으하하..야...무안한건 나다. 뭐 그런 표정을 지어..기사아저씨 빨리 출발해주세요 으하."
내 말과 동시에 차에서 갑자기 내리는 피식놈. 그리고.. 너구리 녀석 얼굴에
주먹을 내려친다. 당황한채 그 모습을 보며 가만히 있는 홍월화 ..
"뭐.뭐하는거야!!"
나도 당황한채 차에서 얼릉 내렸고. 학교를 가고있는 아이들은 서서히 우리주변을
어슬렁 어슬렁 거리기 시작한다.
"그냥...이 새끼 맘에 안들어서.."
날 보며 씨익- 하고 웃는 피식놈. 그러더니 다시 한번 너구리녀석 얼굴을향해 주먹을
날린다. 홍월화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뿐..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뭐야....내가 그렇게 보내줬는데..... 니가 가만히 있으면 어떡하라고...진짜..내 노력
헛수고 하게 많드네..홍월화.
그럴거면서.......왜 뺏어간건데-.
"그만해!!"
서둘러 너구리 녀석 앞에 서 양팔을 벌렸다. 그러더니..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기 시작하는 피식놈.
"어이. 평민....너는 안분해?"
"..................분하지않아.그니깐..."
"대놓고 연애질 하는거 화 안나?"
피식놈 한마디 한마디에...괜시리 한쪽 가슴이 아려오기 시작하였다-.
슬그머니..너구리 녀석 얼굴을 쳐다보면...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숙이고있었다-.
한번이라도....내 얼굴 바라봐주지..그럼 나... 오늘 하루정말 안울수 있을것 같은데..
그냥.....딱한번이라도 바라봐주지...
"나는...괜찮아.......그니깐..상관하지마...제발..."
"어후...씨발..좇같네..뭘봐 개새끼들아..안꺼져?"
험한 욕을 내뿜으며... 차 안으로 들어가는피식놈을 빤히 바라보다가...
홍월화를 쳐다보았다-.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나를 째려보기 시작하는 홍월화.
그래...이번이 마지막이야...진짜 마지막..
서서히...홍월화에게 다가가 오른쪽 손을 들어.. 뺨을 때렸다.그러더니..벌겋게 부어오른
자신의 뺨을 만지며 나를 쳐다보는 홍월화. 왜...그냥 지난번처럼 때리지...
왜 그렇게 가만히 있는건데.. 이 가식쟁이야...
".......내꺼가져갔으면..책임을 져야지...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어떡하라고.."
"..........."
"간수잘해..안그러면....."
"............"
"..........뺏어갈지모르니깐"
그렇게 피식놈의 차에 올라탔다-. 여전히 분이 안풀렸는지 조용히 욕을
중얼거리기 시작하는 피식놈. 기사아저씨는 내 눈치를 보다가 이내 차를출발 시킨다.
그리고 나 한도원은. 창문밖으로 보이는 그둘을 바라보았다-.
...........................
.............
..
"어머어머. 나 같으면 벌써 머리끄댕이 잡고 남았겠다. "
점심시간.
아까 그 사건을 빵먹고 있는 보라년에게 있는말 없는말 다 하고 있는데-..
연 30분째 계속 홍월화를 씹는 우리 착한 보라.
"그나저나 말야.. 근데..둘이 진짜 사귀는거야?"
".........누구?"
"그니깐...그게....홍월화하고 그....니가 말하던 너구리라는놈."
아무리 눈치없기로 소문난 우리 보라년이지만.이렇게 눈치없을줄이야... 후-
하고 한숨을 내뱉은 다음... 딸기우유를 한잔 마신다음 말을 하였다-.
"...........아마도"
"아마도? 아마도라니!! "
"...................."
"그럼...아까 그건 뭔데..니가 말한..그거!!"
".........솔직히 나도 모르겠어. 둘이 사귀는건지..안사귀는건지."
나의 진지한 말에..잠시 말을 잃던 보라는.. 나처럼 똑같이 한숨을 푹- 내쉰다음.
양팔로 내 어깨를 부여잡은다음 말을하였다-.
"잘들어. 한도원"
"................응"
"너 그 녀석 잊은거 맞지?"
"...................그럴껄."
왜 그걸 나한테 묻냐.. 내 심장놈한테 물어보지. 그 녀석이
지금 잘 알텐데..
"니 나이 몇살이냐..?"
"24살............"
"너 대학은 들어갔어?"
"............아니"
갑자기 진지하게 묻는 보라. 왜그러지 하며 보라의 얼굴을
슬며시 쳐다보면은..
"그럼........그냥 아예잊어.."
".........뭐?"
"너 그 머리도..왜 그렇게 자른건지..대충 알것도 같아.."
"............."
"니 나이 이제 고작 스물넷이야..내 년이면 25살이라구.. 근데..너보다 5살이나 어린 그 고삐리 녀석을
만나고 싶겠어?"
보라의 말이..자꾸 내 심장놈을 아프게 한다. 그래....우리 나이
나이차이도 너무 그렇고...
"그리고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거지만.. 너희둘 어울려도 너무 안어울려.."
"...................!!"
"그니깐......깨끗이 포기해.. 아픈건...너 나 그 녀석이나 똑같은 거니깐."
"....................."
보라야....근데 우리 착한 보라야...다 맞는말인데 딱 한가지 틀렸다-.
아픈거....말이야......나 혼자만 아플걸....정말.....우습게도 나 혼자만
아플걸.....
#42
다음날.
엊그제 챙겨놓은 짐가방을 들고선 아침일찍 일어나 학교로 출발하였다-. 으헤헤...오랜만에
가는 졸업여행인데 으히히..왠지 이런날은 일찍일어나고 싶다니깐♬
...............................
...................
..
교실문을 열어보니 사람한명 없었을줄알았는데-.. 창문가에 기대어
MP3를 듣고 있는 너구리 녀석이 보였다-. 괜히 목소리를 가다듬는척-. 내 자리로
가 짐가방을 내려놓는데-..
"..........알아-."
"....................?"
갑자기 나를 빤히 쳐다보며 알수 없는 말을 내뱉는 이 녀석-.
당황한채.. 그 녀석을 쳐다보면-.
"니 전화번호 안다고 븅신아-."
"............"
뷰......븅신....이 ..이 녀석이 지금 뭐라고 말하는거야.....
그나저나...전화번호를 안다니...무슨 뜻일까..고개를 갸웃거리며 그 녀석을
쳐다보면-.
[드르륵-]
"서방님!!! 여기서 뭐해요. 교장선생님이 운동장에 모이라구 했는..어?"
문을 우렁차게 열며 너구리 녀석에게 말을하던 홍월화는 갑자기 내 얼굴을 보다
표정이 싸악- 굳어졌다-.많이 불안하겠지. 지금의 나처럼...씁쓸한 미소를 띄우며
그 둘을 번갈아 가며 쳐다보면은-.. 너구리 녀석은 의자를 밀치고 일어나 천천히 홍월화에게
다가가 익숙한듯 홍월화의 어깨를 감싼다-.
"어디갔었어-."
"ㅇ..에? ..힝.. 월화 서방님 찾으러 다녔어요오..헤엥.."
울상을 지으며 말을 하는 홍월화의 표정을 보던 너구리 녀석은 자신의 왼쪽팔로 홍월화의
볼을 살짝 꼬집는다-. 그러자 홍월화는-.
"에에..뭐에요오.."
"피식-..귀엽기는.. 배고프다 뭐 먹을것 없냐?"
"아! 월화가 있잖아요 서방님 줄려고 삼각김밥사왔는데 드실래요오?"
그리고...홍월화의 마지막말로 그렇게 나가버린다-.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으며
창문밖을 쳐다보았다-. 괜찮아 우리 도원이..괜찮아
애써 나 자신을 위로하며 나는 그렇게 또 운다-.
.........................
....................
..
휴게소.
아까부터 차에서 멀미를 했는지-. 자꾸만 어지럽고 속이 안좋다-. 겨우겨우 여차저차 해서
간신히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로 달려가 빈칸에 있는 곳으로 들어가 구역질을 하였다-.
하아..이래서 버스타기는 진짜 싫었는데..
"우욱...우웩..."
아까 가방에다 멀미약을 넣어두었는데-..짐이 너무많아서 인지.. 찾기가 어렵다-.
후우...한숨을 푸욱 내쉬고선 변기통 물을 내린다음. 화장실에서 우리학교 여학생들의 째림을 받으며
나왔다-.하여튼 기집애들. 토하는건 처음보나..뭐뭐!! 째려보면 워쩔건데!!
마음속으로 그녀들을 고이고이 씹고선. 비틀비틀 걷다가..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려고 하다가-..누군가에 의해 넘어지지는 않았다-. 이상해하며 뒤를 쳐다보면-.
너구리..
"병신. 멀미약도 안챙기고 다니냐.."
"................"
그러면서 어디서 갖고 왔는지-.내 손에 멀미약을 쥐게 한다음 내게
뒷모습을 보이며 버스안으로 휘적휘적 걷는다-.. 그리고 그를 붙잡는 나 한도원
"왜 그렇게 잘해주는건데..?"
"...............................벼엉신."
저게 근데 말끝마다 병신이라고 하네.. 씨이!! ..가만히 그 녀석 뒷모습을 빤히
쳐다보다가..결국 녀석이 나에게 준 멀미약을 한 알을 꺼내 먹었다-.
..........................
......................
...
동해바다.
기지개를 쭈욱- 피며 출렁거리는 바닷가를 바라보았다-. 지금은 현재 자유시간-. 각자 숙소에다
짐을 놓고는 이렇게 나와 삼삼오오 자기들 끼리 숙덕 숙덕 거리며 놀고 있었다-.물론
나만 빼고. 말하지 않았는가. 나는 우리반에서 소외된 사람중에 한명이라고. 일명 왕.따
"곧있으면 겨울이네..아니다 지금이 겨울인가?"
낯선목소리에 깜짝놀라 옆을 바라보니 피식놈 그 녀석이 내 옆에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웃음소리로 나에게 말을 건넨다-. 아...왕따는 아니겠다-.
"그런가 보지. "
"어이 평민. 왜이렇게 무뚝뚝하게 대답해-"
괜시리 내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자꾸 말을 거는 이 녀석. 그나저나 이 녀석도
친구가 없나 왜이렇게 나한테 말을 걸어.
이상한 눈초리로 그 녀석을 쳐다보면 녀석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무언가를 꺼낸다.
그리고 내 손에 무언가를 주는 이 녀석.
"ㅁ..뭐야?"
".......소라껍데기"
"이걸 나한테 왜주는건데?"
"평민이니깐."
어이없는 그 녀석에 말때문이였을까. 괜시리 당황해진다. 머리를 긁적이며 대충 소라껍데기를
내 주머니속에 꾸깃꾸깃 넣는데-..갑자기 휙- 하고 다시 자신의 주머니에 넣는 이 녀석.
"ㅁ..뭐야 줬으면서 왜 뺏는건데!"
"그냥."
"이..이 녀석 봐라 치사하게.."
한대 때릴 기세로 그 녀석을 째려보면 뒤를돌아 휘적휘적 숙소로 향해 걷는 녀석.
뭐 저런 녀석이 다 있대. 줬다가 뺏는건 무슨 심보냐고!!!
#43
숙소.
숙소안. 반에서 대충 자기들끼리 짜고짠 아이들이 나를 제외하고 자기들끼리 싸온
간식들을 서로 먹기바빴다-. 아...한명 빼고 화떡칠 <ㅡ[1편참고]
저 기집애는 혼자서 뭐가 그리 좋다고 거울을 보며 화장하기 바빴다-. 졸업여행을 무슨
선보러 가는 애도 아니고-. 나 원참.
"미선아 어때? 나 화장 잘먹혀?"
"응응.어? 너 그 립스틱 어디서 샀어?"
"우와... 덕자 립스틱 이쁘다.."
"프흐흐..프하하!!"
이름이 덕자래 덕자..으하하..아주 생긴것 대로 놀아요 놀아-. 땅바닥을 치면서 데굴데굴
웃는 내가 무슨 정신병자 처럼 보이는지-. 이내 덕자.아니, 화떡칠의 립스틱을서로발라가며
또 자기들끼리 숙덕숙덕 거리기바빴다-.흥. 그래 누구는 친구없나 나도 친구있다 뭐!!!
......................
.........
.
그래서 찾아온 피식놈의 숙소. 남자들 숙소는 처음 들어가보는거라..왠지 심장이쿵쿵
뛰기 시작한다-. 으아..진정해 진정 한도원..자자 심호흡한번하고
[달칵-]
"워..웜메야!!"
"........평민여기서뭐하는거야?"
갑자기문을 열고 나오는 이 피식놈. 한숨을 고루고루 쉬어가며 그 녀석을 쳐다보면
"누구 찾으러 왔어?"
",........으..응?"
찾긴 누굴찾어 널 찾으러 왔지-. 가만히 그녀석을 빤히 쳐다보다가
녀석을 무작정 끌고 바닷가로 나왔다-.
"ㅁ..뭐야 평민."
"야..나 심심해"
어이없는 내 말때문이였을까..갑자기 실소를터뜨리기 시작하는 이 피식놈-.
흥. 그래 마음껏 웃어라.
"겨울바다라 그런지 날이 좀 춥네.."
그러면서 내 겉옷을 빤히 응시하기 시작하는 피식놈-. 그래 벗어주면 될꺼아냐!!
근데 이 놈.하여튼 매너가 없어요..매너가!! 원래 남자가 여자한테 벗어줘야 하는데..이씨..
"엣취.."
"흐음..생각보다 따듯하기는하네.."
그 생각보다는 뭔데..이놈아..
.....................
...............
...
녀석이랑 같이 모래사장에서 나뭇가지로 대충 끄적끄적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나 낯익은 여자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화..화떡칠..오..옴메야.."
"뭐야 저 여자는"
화장은 아까 그 모습이였고-. 저 옷차림은 또 무엇인고-. 그러니깐 피식놈과 나는
화떡칠에 의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한겨울에.. 하얀 탱크탑과-. 거기다가 자신의
조선무를 마음껏 보여주는 저 짧디짧은 초미니스커트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망사스타킹...옴메야..
"저기.......시현아..."
그리고 이 볼에 띈 홍조는 무엇인고-. 꼭 이 화떡칠이 피식놈한테
고백하는것 처럼 보이잖아....가 아니라 정말 고백하는거 아냐?!!!
"뭐."
"있잖아..그니깐말야.."
우물쭈물 거리는걸 굉장히 싫어하는건지-. 아니면 이 화떡칠에 옷차림을 본게 무척
심기가 거슬렸는지-.미간을 홱 찌푸리는 피식놈-.
"나랑......데.데이트 할래!!!!!!"
보라년 보다 우렁찬 이 가스나의 목소리때문에 한쪽 귀를 막고는 아까와 같이
미간을 찌푸리며 화떡칠에게 가슴아픈 한마디를 던지는 이 놈.
"..............싫어"
그리고 그의 말에 화떡칠은 눈물을 머금으며..아니정확히 말하자면
마스카라를 번지며 어디론가 도망갔다-.
#44
"그냥 받아주지왜그러냐? 사람 무안하게"
출렁출렁 거리는 바닷가를 보며 그 녀석에게 말을 하였다-. 그리고 곧이어 그 녀석의
다음말은 아주 과관이였다.
"망사스타킹은싫어"
"뭐.뭐?"
당황하는 나를 빤히 응시하다가-. 이내 한숨을 푸욱 내쉬고선 뒷머리를 긁적긁적 거리며
들어가는 저 녀석. 흥. 뭐야...어이없게-. 그런 녀석의 뒷모습을 한번 보다가 다시 바닷가를 본다음
나도 서둘러 숙소안으로 들어갔다-.
..................
....
.
숙소안으로 들어가기전.
잠시 근처 편의점에 들렸다-. 우헤헤...초코파이나 실컷 먹어야지-.
초코파이와 딸기우유를 산 다음-. 천천히 걸으며 숙소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순간 누군가의 흐느낌이 들려왔다-.
".......구...구신인가.."
... 흐느끼는 소리를 따라가 보면 바위뒤에서...마스카라가 다 번진 채로 울고있는
화떡칠이 보였다-. 으헤...이 여자봐라. 아까 그 일 때문에 아직까지도 울고있나..나원참.
"이봐.."
"흡..으흐흑...뭐야.."
옴메야...깜짝놀랐다-. 이 가녀린..화떡칠의 얼굴을 보는순간 뒤로 자빠질려다가 말았다-.
한숨을 푸욱- 내쉬며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무슨 여자애가 그깟일로 질질짜냐?"
어머나..이건 내가 한 말이라도 너무 심하지 않나..하고선 입을 다시
틀어막는데-..
"눈물이나는데 어쩌라고..흡-"
잔뜩 쉰목소리로 내게 말을 하는 이 여자-. 다시한번 한숨을 내쉰다음 이 여자에게
좀더 다가가 어깨를 두어번 토닥토닥 거렸다-.
"동정이면 저리가. 동정따윈 필요없으니깐"
그러면서 내 손을 툭- 하고 내리치는 이 여자.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았다-.
우와.....별 진짜 많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뭐가-?"
"문제아는..영원히 비싼놈과 사귈수 없다는거..흡-"
이 아이가 지금 무슨소리를 하고있는건지..후우...다시한번 이 여자아이의 어깨를 톡톡-.
그리고 얼굴을 나와 마주치게 하였다-. 와우...가까이서 보니깐 진짜 무섭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뭐-?"
"니가 방금한말.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거냐고."
"그럼 아니라는거야?"
당황하며 말을 하는 이 덕자라는 아이.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다가 하늘을 또한번
바라보았다-.
"사람은 다 똑같애."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지금."
"피식놈..아니 진시현하고 너..말이야.. 둘다 똑같은 사람이야.."
"그래서..?"
조금씩 나의 말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는 화떡칠여사-. 그러더니 이내
내 옆으로 조금씩 다가와 귀담아 듣기 시작한다-.
"사람은 다 똑같아-.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무슨이유가 있냐?"
"............그게 뭐 어쨋다는건데?"
"그냥.....착각하지 말라는거야-.. 둘다 똑같은 사람인데 문제아가 따로있고 뭐..비싼놈이 따로있냐?"
"................."
"겉모습은 다를뿐..다 똑같아..사람도....동물도........"
그리고-. 이번에는 번진 마스카라를 자신의 주머니에서 손거울과 티슈를 꺼내 눈주위를
깨끗히 지우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다시봤어. 너.."
"...................뭐-?"
"처음엔.....뭐 저런 찐따같은 애가 다있냐고 생각했는데-.."
찐...따...저,.저게 말이면다나!! 우씨...이번엔 너 불쌍해 보여서
참는거야..절대로 니 조선무 보고 무서워서 안때리는거 아니다!!!
"사람마음을 잘 아는것 같아..좋아..다시한번 고백해봐야 겠다..진시현 어디갔는줄 알아?"
"어.어? 아..숙소로 들어갔을걸 아마.."
그리고 남자들이 있는 숙소로 들어가려던 저 화떡칠 여사는..곧바로 다시 나에게 달려
오더니..씽긋 웃으며...
"고마워."
"어?....뭐.뭐가?"
"용기잃지 않게 해줘서..헤..그럼 나 진짜로 간다!!"
그냥 충고였는데...으하..왠지 마음이 뿌듯뿌듯 한걸? 아싸 좋았어
나도 그럼 숙소로 들어가 ......음.......뭐하지..으에...한숨을 푸욱 쉬며
앞머리를 한가닥 한가닥 만지다가 뒤를 돌아 가려는데-..
"..........."
"..........."
무표정으로 빤히 나를 응시하는 너구리녀석이 보였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듯 옆을 지나치려고 하면..내 팔목을 붙잡는 그 녀석-.
깜짝놀라 뒤를돌아 그 녀석을 쳐다보면.
".......니 전화번호 알아"
".............."
"..........니가 뭐 좋아하는것도 잘 알아"
"........"
그러더니...이내 내 어깨를 양팔로 세게 잡으며...
".........다시 시작하자......"
그 순간 그 아이는 자신의 양팔로 잡던 내 어깨를 살며시 힘을 빼더니..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로 닿게 하였다-.이게 무슨 우연인지-.. 그 순간 폭죽놀이는
시작되었고-. 우리는 그렇게 동해바다앞에서 하늘높이 치켜오르는 불꽃과 함께
키스를 하였다-.
#45
두 눈을 끔뻑끔뻑 거리며 그녀석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피식하고 웃으며
입술을 떼는 그녀석-. 그리고...3초뒤..
[쫘아악-]
"................."
"너....사랑이그렇게 우습니?"
"..............."
"아파? 지금내가 때린 니 잘난 얼굴..아프냐고 이 자식아.."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억지로참아내며 그 녀석에게 또박또박 말하였다-. 한참동안
내가 때린 뺨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는 그 녀석-.
".............아-"
"니가아픈것처럼. 나는 백번 천번이고.. 매일 아팠어 이 자식아..눈물흘리며!!
심장아프며!!애써..너하고 그 애하고..다정하게 있는모습 보면서..나는 아팠다고 개자식아.."
자꾸만 흘러내리는 눈물을..이번엔 소매로 거칠게 닦아낸다음-.
마지막으로 그 녀석에게 말하였다-.
"장난칠거면..이번에 그만둬.. 나 ....더이상 아프기 싫어.."
애원하다는듯... 나는 그렇게 그 녀석에게 말을 하였고-. 서둘러 숙소안으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나를 불러 세우는 그 녀석-.
"장난아니였어-!!!!!!!"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그 녀석때문에-.. 두 쪽 귀를 아예 다 막고-.. 두 눈을 감고-.
아무것도 안들리는척. 아무것도 안보이는척..하고 있는데-..
"끝까지 내 말 다 들어준적 있어?"
"............."
안들려.....안보인다고...듣기 싫어..보기싫다고..제발 더이상 말하지마..
제발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마...
"그래..문제의 그 바닷가부터 말할게.. 아무일도없었어-. 안믿어 주겠지만..진짜!!
아무일도 없었다고...단지 그 날밤 방이 하나밖에 안남아서 홍월화만 재워두고 나는 ..-"
"그만-!!!!!!!!!!"
이건 절대로 내가 한말이 아니였다-. 그렇다고 너구리녀석도 한말이 아니였고-.
그렇게 감고있던 두 눈을 뜨고-. 막고있던 귀를 풀으면..
나보다 더 애처로운 그 아이가 우리들 앞에 서있었다-.
"홍월화-.."
"그렇게...가져가고싶었어? 남의 약혼자..그렇게 가져가고 싶었냐고!!!"
눈물젖은 목소리로 나에게 소리를 버럭 지르는 홍월화-.
너무 불쌍해서 나보다 너무 불쌍해서..가까이 가서 위로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 내가 바보같다-..
"우리 서방님...준건 너야.. 너희둘 끝났어..끝났다고!!"
"............."
"제발-...가져가지마..나 이사람 없으면..또 나혼자 남게 된다구..응?"
그러면서 내 앞에 무릎을 꿇으며,. 사정하듯 두 손을 싹싹 빌며 나에게 애원하는
이 아이-. 차마 눈뜨고 못봐주겠다..왜 하필 나야..? 왜 하필 힘든 사랑 나만 하는거야?
나도...나도..그냥 다른 평범한 아이들 처럼..사랑하고 싶다고...
".........우리 서방님 뺏어가지마..아니 뺏어가지말아주세요...네?"
"홍월화..그만해!!"
어떻게..사랑앞에..그렇게 무너질수가 있는거야? 홍월화..너 독한아이였잖아..왜 갑자기 그래..
평소처럼...당당히 앞서라고..
"제발요..우리 서방님...뺏어가지말아주세요..월화 혼자 남는 다구요.."
"......."
어쩌면......정말어쩌면... 이 아이..원래 모습이 이런것 같다-.
겉모습은 당당한척. 그러나..속마음은..늘 불안에 휩싸인 아이..
그래 지금 이아이..여태껏 혼자였을지 모른다-. 울고있을때. 웃고있을때.
아무도 자신곁에 와주지않았다-. 그래서 지금 이러는것 같다-.
"아하하.......아하하.....아하하!! "
갑자기 무엇에 홀린듯 웃고있는 이 아이-.. 가만히 이 아이를 보면...
어디에서 나타났는지..땀에 흠뻑젖은 피식놈이 홍월화를 등에 업었다-.
"........진시현-."
"하아.....씨발..좀만더 늦었으면 큰일날뻔 했었네..후우..씨발.."
계속해서 숨을 고르며 낮게 욕을 중얼거리는 피식놈-. 그러다가 이내-..
나를 보며 씽긋 웃고는-.
"어이-. 평민."
"..............?"
"너무 걱정하지마.."
"어.어?"
"홍월화....너무걱정하지 말라고..피식..그럼 난 가본다-."
그리고.....어디론가 휙- 하고 사라지는 피식놈과 홍월화-..그리고 남은건 너구리녀석과
나.....애써 침착해하며 뒤돌아 숙소로 향하려하는데-..
"끝까지 다듣고가.."
"아니...별로 듣기싫어.."
"그럼 딱 하나만 듣고가.."
".............."
"잊은적 없어..단 하루도..당신 잊은적 없다고..단 한순간도 아니..단1초도...당신잊은적 없어."
내 심장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있을까?
웃고있을까? 울고있을까...
정답은 단 한가지..지금 내 눈은..울고있었다-.
#46
"................."
"................"
폭죽놀이가끝난듯..아이들은 숙소로 다들 향했고-. 출렁거리는 바닷물소리가 우리 귓가에
맴돌쯤..나는 그 녀석에게 말하였다-.
"..........그럼, 사랑은했었니.."
"................."
"울어봤어?...질투해봤어..?"
".................."
"병신. 그런것도 안했으면서.."
적어도 안잊었다고 하면은...한번쯤 울었어야지..나혼자 우는건 너무억울하잖아..
안그래?....하-..깊은한숨을 내쉬고선 녀석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다시한번 물어본다-. 울어봤어?"
".........아니"
정답은 다 똑같아..한도원. 미련갖지마..그런식으로 니가 미련을 갖으면..
아픈건 너라고.. 보라말대로 우리둘...안어울려도 너무 안어울려..
"그럼....한번쯤이라도 질투는해봤어?"
".............아니"
"............이번엔 진짜 마지막이다...사랑은해봤어?"
"................."
거봐....아플꺼라고 했지.. 너무 아파서 눈물나온다고 했지...
뻔하잖아..너무 뻔해서 숨쉬기가 어렵잖아..
"........했어-."
"...............?"
"사랑을 해봤어가 아니라..원래부터 너란여자 사랑했었어-."
"............"
"비록....쪽팔려서 울지는 못했어도.. 너란 여자 미친듯이 사랑했었고-."
누군가가 그랬었다-. 사랑은.....
"또. 쪽팔려서 남자가 봐서도 질투는 못했고...그래도 너란여자 미친듯이 사랑했어-. 그리고-"
".................."
잔인하고.........슬프고 .........그리고-
"쪽팔려도 너란여자 사랑했었어-."
"................."
달콤했다고-.
그렇게...앞에있는 녀석을 있는힘껏. 안아버렸다-. 녀석의 심장소리가 내 귓가에 들리게
내 심장소리가 녀석 귓가에 들리도록. 나는 그렇게 녀석을 안았다-.
"........많이 힘들었지"
"으흐흑...흐흑...."
"이제는 울어도 내 품안에서 울어-. 화나도 나한테 화풀이하고.."
"흐엉......흐아앙.."
".........사랑해-"
지금너무 울어서 말은 못해도. 마음속으로는 간절하게 외치고 있었다-.
나도 사랑한다고. 너란 녀석.....미칠듯 사랑한다고...
평생을 너 하나만 바라본다고-. 나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간절하게 외친다-.
#47
다음날.
숙소에서 일찍일어난 다음-. 대충 선생님 눈치를 요리조리 피하며 너구리녀석이있는 숙소를 향해
달려갔다-. 아참. 어제 들어보니 이 3초기억력 뇌를 가진 한도원여사는 그때 내가 아팠을때
너구리녀석이 나의 드폰으로 전화한걸 까먹은채 오해했다고...흠흠-. 워쨋든 나만 너구리녀석 폰번호를
몰랐으니깐. 그냥 쌤쌤하자. 너무 이른 아침이였을까.. 온 몸이 춥다못해
발이 감각을 잃었다-. 으헤으헤..워쩜좋아..하여튼 이 구리구리녀석.. 나오기만 해봐라...
으흣...입술로 굿모닝 키스 해줄테다......아힝.
황급히 드폰을 꺼내 1번에 저장되어있던 놈에게 빨리나오라고 문자를 보낸다음 궁상맞게
쭈그려 앉아 녀석을 기다리고 있는데-..갑자기 드폰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한다-.
[-Rrrrrrrrrrrr]
[-여보세-..]
[-나야.]
[-나가누군데요]
흐흐.....목소리는 너구리녀석인걸 애초부터 알고있지만. 소설에서 보면
한번씩 튕겨주는거...나도따라하고싶었다(..)
[-.........]
갑자기 5초간 침묵이 흐르고......이내 요란스런 소리와함께 전화는 뚝- 하고 끊어졌다-.
안돼....안돼!!!!!! 이 녀석....진짜 그렇다고 끊어버리냐!!!!
마음속으로 너구리녀석을 몇번이고 씹은다음..다시 심호흡을 하며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야 그렇다고 진짜 끊냐!!!!!]
[-장난친 사람은 누구고.]
하여튼........매번 져주는것도 없어..
[-무튼....왜전화했어?]
[-숙소앞에 기다리지마.]
[-엉?.......왜?]
[-나 지금 숙소에없어]
이......빠져버린 김은 또 무엇인고..... 이씨...그럼 그렇다고 알려주든가!!!<ㅡ
[-그럼어딘데?]
[-니 뒤에.]
이상해하며 뒤를 돌아보면...반달웃음을 가진. 녀석이 나를 향해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그럼 나는 주저없이 달려가 얼어붙은 몸을 그 녀석의 따스한 품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아씨..아침부터 애정행각이냐?"
이때. 문이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피식놈이 미간을 홱- 찌푸리며 우리둘을
번갈아보기 바빴다. 얘는...눈치도 없게 ..
"니가 무슨상관인데. 마누라 가자. 배고프지."
"어.응? 응....헤헤..뭐사줄껀데?"
어머.....얘가 마누라래 마누라..!!! 한도원 살다살다 이런 꼴은 처음이야..으흐..
역시 이럴때는 연하놈들이 좋아..
"마누라는 뭐먹을껀데."
"으음....나는 있잖아..으흐흐.."
뒤에서 빤히 우리 둘을 쳐다보는 피식놈을 무시한채-. 우리는 그렇게
마트로 보이는 곳으로 천천히 팔짱을 끼며 걸어갔다.
* * * *
참으로 잘된것일지도 몰라-. 평민하고 부잣집도련님 ..생각만 해도 안어울려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그 둘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래도 너희둘은 어울려....
다른 커플보다 굉장히 빛나고...
"........좋겠다 김영운."
너는 항상 모든걸 다 가질수있으니까.. 피식- 입속에서 새어나오는 웃음소리를
참고 참다가 어느새 나도모르게 흘러내리는 눈물과 함께 웃음을 참지못하고 터뜨렸다-.
그래...잘된거야 진시현.
살며시 문에 기대어 스르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추억을 되새겼다-.
처음 한국에서 고등학교로 전학오던날 그여자아이와 함께 만난 기억을.
김영운 녀석을 때리려는데 갑자기 막는 그여자 때문에 그 여자가 대신 맞는것을
그리고 또-......내 앞에서 그 녀석 생각하며 우는 그녀의 모습을.
"..........미친놈"
이건 나 자신한테 하는 소리이다-.
이건 나 마음한테 하는 소리이다-.
그리고 이건-.........
내 심장한테 하는 소리이다.
#48
즐거운 졸업여행이 끝난다음날-.
여느때와 같이 야자를 끝내고 너구리녀석에 배웅과 함께 집에 도착했을 때였다.
[달칵-]
"다녀왔...어머머..저건 또 뭐래.,."
"서방니이임- 헤헤헤헤.."
"으응? 왜에에 자기야아?"
그래. 내가 현관문을 딱열고 들어왔을 때였다-. 아직태어난지 5년밖에 안된 녀석들이
지금 내 앞에서 애정행각이 아닌 애정행각을 떨고 있었다-.
그 이름은 윤씨자매의 막내인 윤채림낭자와. 우리 조카 골룸녀석 한승준 도련님이 아닌가..
"엄마!!!!!!! 엄마!!!!!!"
서둘러 대마왕을 찾기 바빴다-. 저 골룸새끼는 됬다치고.. 저 윤채림계집애는 왜
우리집 거실에 앉아서 저러고 있는 것이냔 말이다-.
불켜진 부엌으로 들어가 대뜸 콩나물을 다듬고있는 대마왕에게 소리쳤다-.
"엄마-!!!"
"오메..귀따가워.. 왜 이년아!!"
"왜 쟤네둘이 우리집에 있는거야!!!"
그때. 때마침 부엌으로 들어오는 우리 착한이모와...불여시 윤보라. 그럼.......
저 둘때문에.. 우리집에 저 둘이 온것인가..
"어머. 도원이 아니니? 오랜만이다 얘..그때 보고 안봤지 우리?"
"아......안녕하세요 이모..그나저나..윤보라 너는 왜 왔어.."
"나는.....우리 오빠보러왔지왜? 어머..어머님 !! 제가 콩나물다듬는다니깐요!!!"
어머님.....그리고 오빠...저..저게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얼빠진 표정으로
저 윤보라 가스나를 보고있으면 뒤에서 한도성개놈자식이 들어왔다-.
"어머 우리 도성이 신부감 있었으면 빨리 데려올것이지 오호호호"
첫번째는 우리 착한이모지요.
"얘는..이렇게 귀여운애를 왜 지금데려오니 오호호호호"
두번째는 우리 대마왕이지요.
"오빠. 요즘 사법고시준비하느라 힘들지..어후..이 다크서클좀봐..오빠 내가 브로콜리사다줄까?"
세번째는 불여시윤보라지요.
"아하하 안그래도돼. 아참 한도원 너 공부안해? 곧있으면 수능이라더니만."
마지막은 개놈한도성이지요.
기가막힌채 그 네사람을 보면볼수록 혈합은 오를대로 올라가는 한도원이고.
슬금슬금 혁이녀석이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달칵-]
"ㅎ..혁아-!!!"
문을 달칵- 연채로. 은혁이 녀석을 부르면..텅빈 방안이..나를반겨줄뿐
혁이녀석은 없었다-. 설마하는 심정으로 옷장문을 열어보면 옷은없고-. 노란색포스트잇이
나를 반길뿐이였다.
「ps.조류에게
안녕? 조류..지금 너는 이 편지를 발견하고 읽고있으면 난 벌써 충주로내려갔겠지?..」
.......................
................
.
[달칵-]
"엄마-!!!엄마!!!!"
서둘러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러더니 또 내 큰목소리때문에
한쪽귀를 막고선 미간을 찌푸리던 엄마는 곧..빗자루를 가져올 기세로
날 째려보기 바빴다-.
"왜 이년아-!!!!"
"헉헉...은혁이...어디갔어?"
"어? 아까 그 노란머리 남학생 말이니? 도원아?"
"노란머리?..아 네!! 이모.."
"그애라면..몇시간전 그동안 고맙다고 충주로내려간다고 짐들고 나갔는데.."
말도안돼......나보고 간다는소리 하나도 없이..그렇게 무작정 내려가면 어떡하라는거야..
고개를 푹 숙인채...터덜터덜 방안으로 들어왔다-. 나쁜놈...정말 나쁜놈..
침대에 드러눕다가-.
주머니에 고이 모셔둔 포스트잇을 꺼냈다-.그리고선 아까 미쳐 다 읽지못했던
편지글을 읽었다-.
「그동안 고마웠어-. 생각해보면 여태까지 너한테 신세진게 많았던것 같아-.
고등학교때 너를 처음봤을때 뭐 저런 남자같은계집애가 있나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냐..너는 정말 좋은 친구야-. 고마워.. 충주내려가도 편지는 꼬박꼬박
보낼게. 미안했구.......사....아니..친구로서 좋아했어!! 다음에 서울올라오면 보자
안녕!!! -영원한친구」
말없이 눈물을 떨궈내고 말았다-. 단순한 우정이였다. 이 눈물은 누가 볼새라 눈물을
서둘러 소매로 황급히 닦은다음. 창문을 열어 하늘에 떠있는 별을 보았다-.
충주는 별 잘보일까나? ..서울은 보여도 이렇게 조금밖에 안보이는데..
'충주가서도 잘 살아라 이 놈아..좋은 여자친구도 사귀고..이 녀석아.."
그 날밤. 유난히 오늘따라 반짝이는 별을 보다가. 포스트잇 하나를 본다음-.
추억하나없는 사진을 원망하며. 그대로 침대에 드러누워 잠을 잤다-.
안녕 ‥. 이은혁
#49
"어이. 마누라..눈이왜그래?"
학교를 등교하는데 어느새 내 뒤를따라왔는지 내 옆에서서 내 눈을 보며
말을 하는너구리녀석. 그렇다. 나는 어젯밤 혁이녀석의 그리움때문에 눈물을
떨궈내야 했고 그것때문에 나는 눈이 퉁퉁 붓고 말았다-.
"울었냐?"
갑자기 자신의 큼지막한 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선. 묻는 이 녀석.
이놈아....그렇게 궁금하냐..
"......."
"........왜 말이 없는건데-. 울었어 진짜?"
",.....안울었어 이 놈아!!"
녀석을 한번 째려봐주고 교문앞을 향해 당당히 걷는데-.
갑자기 뒤에서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말고 다른남자때문에 울지말아라.."
'............"
"나........질투존나 나니깐.."
풉...귀여운 자식.. 질투안한다고 할때는 언제고-. 귀여운 녀석을 한번 바라봐 준다음-.
녀석에게 팔짱을 낀채로 반으로 들어왔다.
.....................
........
.
점심시간.
오늘도어디론가 휙- 하고 사라진 보라년을 원망하며.,. 혼자 쓸쓸히 옥상으로 올라가는 중이다.
아 .......너구리녀석은어디로 갔냐고..글쎄다.. 종치고 나니깐.. 바로 어디론가
가버리던데..
[달칵-]
옥상문을열고 들어가려던찰나..
".....사랑해홍월화-."
"............"
분명 이 낯익은 목소리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맞다면..
분명 저 낯익은 뒷모습은 내가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맞다면..
"한도원....."
믿고싶지가않았다. 아까 아침까지만해도 나란 여자가 지 말고 다른남자때문에 울어서
질투하던 녀석이..나말고 다른 여자에게 사랑한단 말을 하다니..이 모든게 꿈이라 믿고싶었다-.
가만히 두 아이를 빤히 바라보다가..다시 너구리녀석의 눈을 보았다-.
".........진심이야.."
"........"
"말해........진심아니라고.."
".........."
왜 말을 못하는건데..왜 옆에있는 홍월화 얼굴을 보는거냐고..
눈물을 훔치며 재빨리 옥상에서 빠져나왔다-. 지금 장난치는거라면
재빨리 그만둬. 제발 내 눈물샘을 자극시키지마..
#50
* * * *
옥상.
"여긴 왜 불렀어-."
요즘따라 부쩍나에게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 영운이-. 그의 식어버린 눈을 보면 볼수록
괜시리 한쪽 가슴이 아려오기 시작하였다-. 멍하니 그 녀석을 바라보고 있으면-.
"할말없지. 가볼게."
".............가.가지마"
녀석의 뒷모습을 보기 싫어 영운이의 품속에 쏘옥 들어갔다-. 이렇게 따듯한데-..
겉과속이 다른 니가..어떻게 나를 떠나가니..어떻게 나를 잊니..아니..내가 어떻게 너를 잊겠니-..
"오해받기 싫으니깐 이거 놔."
"그 여자한테 가지는마..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응?"
"홍월화...너 지금 이러는거 집착이라고..알아? 집착.."
집착이라도 좋은데 어떡하니..이것도 사랑인데-.. 이내 눈물한방울이 투욱 하고
내 눈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그 여자때문에 이러는 거라면..난 더더욱 너 안빼앗길꺼야..
그동안 너한테 얼마나 길들어졌는데-..니가 떠나면..나는 또 그 어둠속에 갇혀..나의 대해서
무엇보다 잘 아는 니가..왜 갑자기 그렇게 변하는 건데-..
"니가 이러면 이럴수록-. 나 그여자 어떻게 할지도 몰라.."
"홍월화............"
"다치게 할지도 모른다고..아니...죽여버릴수도 있어.."
"그전에..내가 널 어떻게 할지도 몰라.."
아까보다 몇백배 달라진 녀석의 식어버린 눈동자-. 그리고 목소리.
"그 여자...너랑 잘 안어울려..."
"..........무슨말이야 그게-."
"모르지? 너...그 여자..24살이야..우리보다 5살이나 더 쳐먹은.."
"그게 무슨 상관인데.."
"뭐.뭐?"
"복학을 했든...뭐를 했든..어쨋든 난 그 여자가 좋아. 나이 따위 상관 없다고."
하. 한숨을 쉬는 동시에 허탈함이 밀려 들어왔다-.
그렇게 그 여자가 좋니...나보다 못난 그 여자가.....그렇게 좋니...
"그럼.......깨끗이 너.....포기할테니깐..."
"............"
"약혼같은거 없던거 할테니깐........"
"........."
"오늘 하루만 나랑 같이있어줘..아니 것보다.."
"........"
"나 좀 안아줄래? 사랑해홍월화 라고 작게 속삭거리면서.."
지금 나는 미쳐가고 있었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처럼.. 그런데 어떡하니
정말 어떡하니....니가 니가......정말 좋은데-..
"...............정말이지"
곧이어 내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고-. 그와 동시에
그 녀석은.. 나를 꽈악 안아주면서-.
"사랑해 홍월화"
라고 외쳤다-. 그리고...우연인지...무엇인지 맞은편에서 내가 정말 증오하는
그 여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분명 나는 지금 웃고있었다-.
어둠속에서 교활하게 웃고있는 악마처럼-.
카페 게시글
[은밀한너구리][스물네살꼴통과열아홉살양아치](41~50)
*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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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1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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