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롤료>
내 신앙의 길잡이
대구교구 남성 제 160차/ 던지실성당/ 김병호 베드로
제 나이는 75세이고, 세례 받은 햇수는 22년이 되었습니다. 꾸르실료 체험은 경북 구미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인 1999년 8월에 대구교구에서 받았으니 어느덧 17년이 지났습니다.
그 후로 저는 경북 구미의 형곡동 성당, 전남 순천의 연향동 성당, 충남 천안의 입장성당을 거쳐서 지금은 경기도 안성의 던지실 성당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는 이사 다닐 것 같지 않으니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례지에 도착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알 수 없는 일이지요, 주님께서 허락하셔야 될 일이니까요.
이토록 아득한 세월이 흘렀고 이곳저곳을 돌아 다니다보니, 이제는 꾸르실료 3박4일의 체험 때에 무슨 롤료를 수강하였는지 무슨 체험을 하였는지 조차 가물가물합니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성체조배 때, 통회와 회개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던 기억과 졸업식 날 “뛰어라.”에서 분단장 발표와 개인 체험발표로 두 번이나 단상에 올라갔던 것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지금, 그 때의 기억은 사라지고 감동은 무뎌졌지만, 오늘이라도 누가 저에게 “일생을 통하여 잘 했다고 생각되는 일을 세 가지 만 꼽아보라.”고 한다면 저는, “첫 번째 잘한 일은, 나이 53세에 아내 베로니카의 선종을 통하여 주님의 부르심을 알아듣고 가톨릭 신자로 개종한 것이었고, 두 번째 잘한 일은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은 미약한 저를 일생동안 주님의 자녀로 살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동반자로 지금의 아내인 글라라와 맺어주려 하실 때, 주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한 것이며, 세 번째로 잘 한 일은 ‘아무것도 모르고 포로처럼 끌려들어 갔던 꾸르실료 체험’이 17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에 돌아보니 이 또한 주님께서 특별히 저를 사랑하시어 부르심이었다.”고 꼽을 것 입니다.
제가 신앙의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을 꾸준히 걸어 올라오면서 믿음 안에서 성장하고 성숙 할 수 있게 한 길잡이가 된 것은 단언컨대 꾸르실료 체험이었습니다.
우리들의 주님을 향한 믿음은 신앙적 체험과 영적인 쇄신을 통하여 꾸준히 성장하고 성숙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신앙적 성장과 영적인 성숙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그 결과로 냉담자가 될 수도 있겠지요.
저는 신앙의 성장단계를 “1. 말씀을 듣는다. 2. 말씀을 나눈다. 3. 말씀 안에서 산다.”라고 생각합니다.
1.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성당에 나가서 미사에 참례하고, 성경을 열심히 읽고 공부하며, 피정을 통하여 주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차근차근 알아가는 단계로서 “알아야 믿고, 믿어야 안다.”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말씀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님의 자녀로 태어나 유 소년기에 어버이의 행동을 보고 말씀을 들으며 인생의 살아갈 방향과 바른 길을 배우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2. “말씀을 나눈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저지르는 죄에 대한 성찰과 통회와 회개를 고해성사를 통하여 하느님께 고백하고 용서받으며, 그리고 삶에 대한 소망과 간구의 기도를 주님께 올리는 것. 그리고 주님으로부터 응답을 듣고자 노력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자녀로 태어난 저희가 제자로 성장하여 주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이지요.
3. “말씀 안에서 산다.”라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기를 바라시는지를 알게 된 성숙한 제자로서 일상 속에서 하느님을 흠숭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성경말씀이 무슨 뜻인지 “잘 안다”는 것을 자랑하지 아니하고, 성당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잘 다닌다.”는 것을 자랑하는 교인이 아닌, 매일 매일 살아가는 일상을 “말씀 안에서 산다.”는 것이라 믿습니다.
이상, 순종, 사랑의 길을 체험하게 한 꾸르실료. 그 길을 따라 살다보니 오늘도“그리스도는 당신만 믿는다.”는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성가대원으로서, 연령회원으로서, 울뜨레야로서 살아가는 꾸르실리 스따가 된 것 같습니다. 아니, 그렇게 되겠다고 언제나 주님 앞에 다짐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