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40만 해운대구 한복판에
사드전자파 2~3배 방출하는 전략레이더 설치
장산 정상 자연습지까지 훼손
구청의 설치유보 요청까지 무시하며 국방부 레이더 설치 강행
지난 12월 7일 장산마을을 비롯한 해운대 주민들과 지역 시민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방부는 해운대 장산에 전략레이더 그린파인블럭C 배치를 강행했다.
부산 해운대구는 40만이 사는 인구밀집 지역이다. 국방부가 레이더 설치를 강행한 장산은 해운대구의 중심에 있는 산이다. 장산을 둘러싸고 구민 40만이 살고 있는 해운대구뿐만 아니라 연제구, 기장군, 동래구, 수영구, 금정구 등 부산의 여러 구가 밀접해 있다. 지난 2016년 사드 배치 논란이 일었던 당시 국방부는 사드배치를 정당화 하기 위한 논리로 그린파인레이더가 사드 레이더보다 2~3배 강한 전자파를 내뿜는다고 밝혔다. 초강력 전자파를 내뿜는 레이더를 인구밀집 지역에 설치한다 하니 당연히 지역 주민들의 반발은 지속되어 왔다.
해운대 장산에 설치하는 레이더는 그린파인블록C로 탐지거리가 적어도 1400km이상으로 북을 넘어 러시아, 중국까지도 탐지가 가능하다. 전략레이더라 그런지 그 덩치도 어마어마하다. 레이더 길이만 12미터에 높이는 4미터 그것을 끌고 갈 차량의 길이까지 더하면 길이는 더욱 길어진다. 이런 큰 덩치가 지나가는 큰 길을 만들기 위해 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장산 정상부근 습지를 침범해 임도를 넓히는 공사까지 국방부는 진행했다.
전자파 위험 우려로 인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레이더 배치가 있기 전 지난 10월 해운대 구청은 레이더 배치에 대한 구민들의 반발과 우려가 심각하니 민원이 해결될 때까지 레이더 설치를 유보해달란 공문을 국방부에 보냈다. 하지만 국방부는 해운대 구청의 설치유보 요청도 무시하고, 항의하는 주민들까지 짓밟으며 레이더 설치를 강행했다.
국방부는 왜 이렇게 무리하게 부산 해운대 장산에 그린파인 레이더 설치를 강행한 것일까?
허투루 넘겨들을 수 없었던 주한미군 사령관들의 발언
에이브럼스, 올해 안 “한반도 전략미사일 방어역량 2가지 배치”
빈센트 부룩스, “사드 추가배치 필요 없어, 한국군 그린파인 레이더와 사드 연동가능”
장산에 레이더가 들어오기 전 올해 3월,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군이 주도해 전략미사일 방어역량 2가지를 한반도에 추가로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에이브럼스는 미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의 미사일 역량에 따른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현재 미사일방어청이 세 가지 역량을 개발 중에 있다”며, “그 중 하나는 이미 한반도에 배치됐고 나머지 두 개 요소도 올해 안에 한반도에 전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시 이 발언을 놓고 사드 추가 배치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으며 사드 추가 배치를 반대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졌다. 언론엔 에이브럼스가 말한 두 가지 역량이 사드의 ‘추가배치’가 아닌 ‘업그레이드’라는 추측 기사들이 나왔다. 시간이 지나 올해가 거의 끝나가는 현재 주한미군은 한반도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미군은 사드 추가 배치 반대 여론 때문에 ‘올 해안 전략미사일 방어역량 두가지 배치’를 실패한 것인가? 아니면 언론의 예측대로 사드 체계 업그레이드가 이것을 대신한 것일까?
‘전략방어역량’의 추가배치란 말의 무게로 볼 때 이것이 ‘사드 업그레이드’일 가능성은 낮다. 에이브럼스는 역량 중 하나는 ‘이미 한반도에 배치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것이 업그레이드 된 사드 체계일 가능성이 높다. 2가지의 ‘전략미사일 방어역량 추가 배치’란 말의 무게로 볼 때, 이것은 해운대 장산과 전남 벌교에 설치 그리고 예정인 그린파인 레이더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빈센트 부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도 이와 궤를 같이하는 발언을 했다.
2020년 10월 빈센트 부룩스는 사드 추가배치가 필요 없다며 “한국군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사드를 연동”해 통합방어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종합해볼 때 미군 주도로 올해 안에 한반도에 추가로 배치할 2가지 역량은 바로 해운대 장산에 설치된 그리고 전남 벌교에 설치 예정인 그린파인 레이더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을 통해 미군은 북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까지 조기에 탐지할 수 있는 전략레이더를 일본이나 알라스카보다 훨씬 북중러에 가까운 한반도에 추가로 배치하게 되는 것이며, 이 레이더를 통해 얻어지는 정보를 가지고 미국 본토 방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군 그린파인레이더 이용해 미군 정보 수집 뿐만아니라 요격 명령 하달까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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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과 미군은 서로의 레이더 탐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 체계를 이미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 군당국은 '링크-16'이라 이름의 정보 공유 시스템을 통해 사드와 그린파인 레이더가 탐지한 정보를 실시간 상호 공유하는 체계를 2017년 연말 구축 완료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심지어 이 정보공유체계는 미사일 정보를 수신 분석하는 것을 넘어서 최종적으로 요격명령까지 하달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를 뒷받침하듯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20년 6월 한-미 군당국이 ‘미사일방어체계(MD) 통합 연동훈련’을 해왔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몇 년 전부터 해온 것인진 밝히지 않았지만 정기적으로 진행해온 것으로 봐 사실상 한국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에 통합되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산을 지키는 목적이 아닌 중-러 감시용, 미국-일본 보호용 장산레이더
국방부는 해운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부산을 지키기 위한 레이더 설치라는 주장을 이어왔으며 최근에는 북의 잠수함에서 쏜 SLBM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한 용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다. 북의 탄도미사일은 사정거리가 한반도를 넘어서는 것들로, 미국 본토와 태평양과 일본의 미군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비약을 보태서 만약 국방부의 말대로 북이 잠수함으로 동해나 남해로 가까이 내려와 미사일을 쏠 경우, 탐지 요격하기 전에 이미 목표지역에 떨어지기 때문에 손을 쓸 수 없다.
국방부가 밝히지 않는 장산 그린파인 레이더의 진짜 용도는 중-러 감시용이며, 미국-일본 보호 용이다. 장산레이더 배치가 처음 소문으로 퍼졌을 당시, 해운대 주민들 사이엔 “군에서 러시아까지 볼 수 있는 레이더를 배치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런데 장산레이더 성능을 봤을 때 이것은 소문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장산에 배치한다는 그린파인레이더-블록C 기종은 충청도에 이미 설치되어 운용중인 그린파인레이더-블록B 기종보다 탐지거리가 60%나 향상된 완전히 새로운 레이더로 알려져 있다. 기존 블록B 레이더가 최대 900Km까지 볼 수 있다하니 장산레이더는 적어도 탐지거리 1400Km이상 능력을 갖춘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정보연동 시스템을 통해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에도 우리 군 레이더가 탐지한 정보도 전달되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미사일 정보 공유는 한국군과 주한미군 사이에 연동된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주한미군은 미군의 인도태평양사령부(USINDOPACOM)를 통해 주일미군 미사일방어체계와도 연동된다. 그렇게 되면 사실상 일본 자위대의 미사일방어체계와도 연동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국의 요구가 관철되는 한미 군당국 협의체
한미안보연례협의회(SCM) 직후 국방부 해운대 장산 그린파인레이더 설치
국방부는 한미간의 군 고위 당국자 협의체 회의 직후 미국이 요구하는 군 물자 반입을 강행해온 전례가 있다. 지난 5월 19차 한미통합국합협의체 회의에서 “핵심시설 접근 안정”에 대하 논의가 있자 직후부터 성주 사드기지에 매주 2회씩 현재까지 물자 반입을 강행하고 있다. 과정에서 성주 소성리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가 매번 진행되며 국방부는 경찰을 동원해 지금까지 이런 주민들을 억눌러가며 미군의 물자 반입을 보장해주고 있다.
2021년 12월 2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미 군당국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논의, 위협에 대응”으로, “억제전략을 통해 연합억제태세를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등 북의 미사일 탐지와 요격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 회의 몇 일 후 12월 7일 공군은 해운대 주민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운대 장산에 그린파인레이더 설치를 강행했다.
같은 날 12월 7일은(미국 시각 6일) 공교롭게도 미국이 7년간의 노력과 자금을 들여 알라스카에 장거리식별 레이더 설치를 발표하는 날이었다. 이 레이더는 다른 레이더들을 센서로 활용해 미국 본토를 향한 북의 장거리 미사일을 추적 식별하는데 사용된다고 알려져있다. 존 힐 미국 미사일방어청장 이날 “미국 본토 방어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며 자축했다.
마치며
과연 주민이 극렬 반대하고 해당 구청까지 레이더 설치 유보 입장을 공문으로 보낸 상황에서 국방부가 자신들의 독자적 판단으로 레이더 설치를 강행할 수 있었을까?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수권은 국군이 생겨난 첫날부터 지금까지 주한미군사령관에게 있다. 70여 년 한국군의 전시작전통수권은 미군이 쥐고 있으며 한반도 유사시 한국군의 모든 병력과 자산은 주한미군이 관리하고 운영하게되는 현실에 비춰볼 때, 탐지거리 1400km이상인 해운대 장산의 그린파인 레이더와 같은 전략무기의 배치와 운영을 한국군이 단독 결정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