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써 놓은 글입니다.
버섯 사진을 보니 생각이 나서 옮겨봅니다.
-------------------------
천고마비의 계절에 즐겁게 산행을 하면서
먹음직스런 버섯까지 따온다면 기분전환과
건강을 얻는 일거양득이요, 일석이조라 아니할 수 없다.
이것은 누이좋고 매부 좋은 일이요, 도랑치고 가재잡는
일일 뿐만 아니라 마당쓸고 돈줍는 격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따온 버섯을 과연 먹을 수 있는가에 이르러서는
우리의 마음이 망설여지고 온갖 가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신문과 방송에서
어느 동네 누구는 버섯 잘못먹고 황천건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나기 때문이다.
혹자는 가을을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부르는데
이는 하늘이 높아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함부로
버섯을 따먹다가는 마비(?)가 올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계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버섯전문가 조차도 식용버섯과 독버섯을 구분하기가
군대에서 숫총각 골라내기보다 더 어렵다고들 한다.
겉모양만 보고는 몸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바위난간에 매달려 바둥거리며 간신히 따온
버섯을 마누라 등쌀에 쓰레기통으로 직행시키기에는
너무나 아깝고 그동안 바보짓을 했다는 자책감에
밤잠을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러한 갈림길에서 난관을 슬기롭게 헤쳐갈 수 있겠는가?
물론 방법이 있다.
따온 버섯을 삶아 죽으로 만들어 우리집 개에게 조금 줘 보는 것이다.
오죽했으면 옛말에 죽쑤어 개준다는 말까지 있었겠는가?
한모금 먹고 꼬리를 살랑살랑 치고 입맛을 다시면 내가
먹어도 된다는 것이고 개가 밤새 낑낑대면서 팔순 노친네
이앓는 소리를 하면 먹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고단수 사람들이 있다.
우리집 개 고생시킬까봐 이웃집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
앞집 초인종을 누르고 앞집아줌마가 나오면 이렇게
얘기를 한다.
“안녕하세요? 개똥이 어머니, 글쎄 우리 남편이
지리산에서 먹음직스런 버섯을 따왔지 뭐예요?
한번 맛이라도 보세요” 하면서 버섯 한웅큼을 내민다.
이 때 앞집 아줌마는 당연히 이렇게 말한다.
“어머 이렇게 귀한 것을 주시다니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하면서 버섯을 고맙게 받아간다. 그러면 이 때부터 나는
집앞에 119 구급차가 삐뽀삐뽀 요란을 떨면서 오는지 안오는지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하루를 기다리게 된다.
하지만 앞집 사람들은 새머리가 아닌 이상, 그들도 역시
119 구급차가 오는지 3일 이상을 기다리게 된다.
그래서 앞집에 119 구급대원이 들이닥치지 않았다고 안심하고
내가 먼저 먹었다가는 제꾀에 제가 넘어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다른 한가지 방법은 얻는 이익과 받을 손해를 미리
헤아려보는 것이다.
비록 자식과 마누라가 잠시 찜찜해하긴 했어도
먹었을 때 오는 뿌듯한 자부심, 그리고 경제적, 건강상의 이익과
토사곽난으로 배를 움켜쥐고 천둥에 개뛰듯 하는 고통을
헤아려 저울질 해보면 되는 것이다.
일단 의심이 가면 안 먹는 것이 최선이고
자신이 있다면 물에 충분히 우려내고 여러 번 나누어
조금씩 먹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얗고 먹음직한 광대버섯 종류가 가장 위험하다니
이것만 피해도 위험은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첫댓글 전 무조건 마트표^^
시골가니~~ 온천지 버섯이 많긴하드라구요~~
무존건 보는것으로 만족^^♡
저두 마트표입니다
습해서 그런지 버섯이 엄청많아요
우리집 마로니에 나무에 이런 버섯이 잔뜩 붙어 있어서 사촌동생에게 물어봤더니 엄청 맛있고 귀한거라고 해서 된장찌개에 넣어 먹었는데 아주 맛 있었습니다. 모르는 버섯은 물어 물어서 확인하고 섭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