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따뜻한 그들, 나의 동반자
전북 군산 영광여자고등학교 1학년
전 혜원
‘세 노야 세 노야’ 라는 어머니들로만 구성된 봉사단체 회원이신 우리 어머니.
어릴 때부터 봉사가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야 사회 속에서 훌륭한 된사람이 될 수 있다 시며 봉사하는 곳이라면 어디 곤 데리고 가시려 하시지만, 평일에는 어머니도 직장에 나가셔야 하기 때문에 공휴일이나 주말에 하는 봉사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것처럼 지키며 나가신다.
작년 여름방학의 토요일,
덥다고 선풍기 앞에서 투덜대는 우리를 어머니는 마음이 시원한 곳에 가자며 무작정 일으켜 세우시며 재촉하셨다. “또 봉사야? 봉사시간만 해도 100시간은 넘겠네.” 어머니의 뒤를 따라가는 우리는 씁쓸한 표정 이였지만 어머니는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발걸음도 가볍게 앞서 나가신다. 오늘의 봉사는 가족과 같이 놀이를 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이라고 하셨다. ‘더워 죽겠는데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니, 내 몸 하나 추스르기도 힘든 이 더운날... 멀리서 찾을 것 없이 내가 어려운 이웃이라고!’이런 저런 불만들로 내 머릿속은 북새통이 되어 있었고 그렇게 체육관에 도착하자 나와 내 동생의 눈이 휘둥그래지고 말았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나와 같은 정상적인 외모를 지닌 어려운 이웃이 아닌 전혀 접하지 않았던 정신지체 장애우 들이었다. 어떤 장애우 는 연신 침을 흘리기도 하고, 또 다른 장애우 는 자신의 몸을 벅벅 긁어대며 한마디 한마디를 힘겹게 뱉을 때마다 여기저기 비틀리는 몸을 추스르지도 못하며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웃어대기도 했다. 저쪽에는 방금 먹은 점심이 목구멍을 등반하여 올라 올 것만 같은 외모의 장애우도 있었다.
내가 너무 놀라하는 것 같았는지, 어머니는 “왜 그렇게 놀라니? 다 너와 똑같은 사람인데.. 네가 놀랐나 보구나.” 라며 나에게 “얼굴 좀 펴고 같이 신나게 놀아주렴” 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저런 사람들과 오늘 하루종일 함께 있을 생각을 하니 눈앞이 막막해 봉사고 뭐고 당장이라도 체육관에서 뛰쳐나가고 싶을 뿐이었다.
그렇게 멍하니 한쪽 구석에 서있자, 벌써 옷까지 간단하게 갈아입으신 어머니께서 “자, 오늘 하루 네가 짝이 되어줄 친구야.” 라며 족히 30살은 훨씬 넘어 보이는 여자 장애우 의 손을 나의 손에 꽉 쥐어주셨다.
맙소사! 나보고 이런 사람과 짝을 하라니. 평소 무 의식중에 장애우란 나와 다른 세상 속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나에게 그 장애우는 너무나도 큰 짐이였다. 이런 내 마음을 모를 그 장애우는 웃으며 내 손을 잡았지만, 난 슬그머니 손을 놓아 버렸다. 놓은 손을 다시 잡자고 할까봐 뒤로 감추고서 화난 것처럼 있는 나에게 그 여자 장애우 는 먼저 말도 걸고 자기 몫의 과자도 주며 관심을 끌었지만, 난 일부러 못 본 척 무시해버리며 나는 나 혼자 과자를 먹으며 시간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이런 차가운 행동을 하면서도 내심 ‘아,.... 상처받으면 어쩌지?’라는 생각과 함께 ‘상처받으면 어때! 오히려 나한테 말도 안 걸고 좋지 뭐’라는 두 마음이 동시에 들며 머리가 복잡했지만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아 핸드폰만 만지작 거렸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흐른 후, 게임시간이 되었고 사회자의 진행대로 어쩔 수 없이 같이 손을 잡고 뛰어 반환점을 돌아오는데, 순간 내가 발을 헛 딛어 넘어지고 말았다. 장애우도 넘어지지 않았는데 정상인인 내가 넘어져버리다니.. 순간 얼굴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달아올라 안절부절 못하는 날 보고 그 장애우 는 “괘..괜..챠..안..아?..자..아.. 붜..어 .내...소..온.” 라며 내가 그렇게 잡고 싶지 않아하던 그 손을 내밀며 나를 부축해주었다. 순간, 내가 그렇게 매몰차고 사납고, 일부러 정말 정 떨어지게 행동을 했는데도, 그걸 다 이해하고 먼저 손을 내밀어 주다니, 라는 생각과 함께 얼굴은 진정되었지만 마음속의 양심은 더더욱 두근거리고 달아올랐다. 만약 내가 그 장애우였다면, ‘아까 그렇게 날 무시하더니, 쌤통이네.’ 라며 나 혼자 결승점으로 들어와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장애우는 나를 부축하며 “함께” 라는 단어를 마음으로 보여주었다. 내가 그렇게 그 장애우의 부축을 받으며 골인을 하자, 내가 체육관에 있던 그 탐탁치 못한 장애우들 모두가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쳐 주었다. 그 박수를 받으며 들어오는 내 가슴엔 박수소리 만큼이나 큰 부끄러움이란 푯말이 여기저기 세워지고 있었다. 그들의 깨끗하지 못한 외모는 대단하게 보면서 더럽다 못해 썩어서 악취를 풍기는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내 마음을 보지 못함에 대한 부끄러움의 푯말들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께서는 앞으로는 그들을 장애인이라 하지말고 몸이 조금 불편한 우리 모두의 친구인 장애우 라고 부르라며 수고했다 하시며 나와 내 동생의 어깨를 다독여주셨다.
사람들은 종종 “장애는 우리의 외모가 서로 다른 것과 같다. 키가 작고 크며 눈이 작고 크듯이 장애는 그저 우리와 다른 외관일 뿐이다.”라고 한다. 하지만 난 그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키가 작고 크며 눈이 작고 큰 것과 걸을 수 있음과 걸을 수 없음, 말을 할 수 있음과 말을 할 수 없음은 너무나도 다르다.
그들은 우리와 외모가 다른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기능들 중 하나 를 못하는 것이고 그들은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 대신 그들이 못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보호받고 배려 받으며 인정받을 권리를 갖으며 태어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그들이 하지 못하는 기능을 갖음과 동시에 기능수행을 하지 못하는 이들을 보살펴야만 하는 의무도 함께 갖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외관이 다를 뿐이라며, 그들을 일반인으로 취급하며, 사회에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그들을 배려한다는 이유로 그들을 이 사회에 방치해 놓으면 그들은 그만큼 그 사회에서 상처를 받게 되며 그들은 그 상처로 인해 사회와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원망하고, 이러함으로 인해 장애우와 정상인의 사이는 더 없이 멀어져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마음이 때묻고 순수치 못해서 감사 할 줄 모르며 우리를 생각하지 전에 나를 먼저 생각하고, 세상 낮은 곳 을 바라보기보다는 낮은 곳 이 아닌 그저 높은 곳으로만 향하려는 욕심으로 배가 두둑해져 있다. 하지만 우리와 다르게 장애우들은 때 묻지 않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나 혼자 보다는 우리를 먼저 생각하고 자신이 처해있는 그 낮은 곳에서 더 낮은 곳 을 찾아 눈길을 돌리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정상인이나 장애인 모두 하나의 인격체이며 어느 누구도 상대를 무시하거나 소외시킬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불편함에 그들의 속 또한 모자랄 것이라는 편견까지 더해 그들을 세상에 더 없이 낮고 구석진 곳으로 내몰고 있다.
현재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들을 내리지 않고, 높히지도 않으며 우리와 동등한 그 선에서 서로 도우며 미래로 도약해 나아간다면 우리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만은 않을 것이다.
당신은 이제 눈을 내려 그들을 바라보아라. 그리고 깨끗하기 만한 그들의 눈에 서러움의 눈물이 맷히지 않도록 하자. 우리 미래의 동반자이자, 후원자인 그들의 입에서 이 사회에 대한 기쁨과 환희의 탄성이 터져 나오도록..
알토란같은 아이가 언제공모했는지....
어제 전주에서 도지사상을 받았습니다.
한해의 귀한 선물을 받게끔 자리를 만들어주신
세노야 세노야 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이의 앞날에... 살아가는 삶속에 이 귀한 경험들이
진주처럼 보석처럼 빛나고 값이 나가는 것보다 진흙속에서 참마음을
발견하는 진솔한 삶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올립니다.
첫댓글 바다넓음이,그대의 열매가 아니겠는가...어린 마음속에 어찌 그런 생각들이...참으로 세상을 빛낼 보배일쎄,부디 잘 자라서 혜원이의 멋진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빌겠네.
정말 부럽습니다... 어찌 그리 반듯하게 키워 놓으셨는지... 얼마 안있으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따님과 .... 너무 슬퍼마세요..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거듭 성장하시게요...혜원이도 홧팅!!!!
반듯한 따님 두심을 축하드립니다....진주처럼 보석처럼 빛나는 혜원이의 앞날이 되기를 ~~^^
와!!!!!! 우리 혜원이가 저런 이쁜 마음씨의 소유자! 혜원이의 글을 읽고 있으니 마음이 따뜻해지네요..그리고 바다님이 부러버요..ㅡ..ㅡ 혜원아 축하한당..
혜원이의 따뜻한 가슴엔 세상의 어두움을 밝힐수 있는 불꽃이 예쁘게 심어져 있군요. 그 아름다운 불꽃 세상속에서 활활 타오르게 하여 장애우 그들의 눈에 서러운 눈물 맺히지 않게 하여 주소서... 그래 주구려...
혜원님...수상을 축하 합니다...그 어머니와 그 따님이 쌍벽을 이룹니다...참말로 아름다운 모녀지간이지요... 멀리 브라질 땅으로 유학을 떠나는 혜원님의 꿈이 이루어지시길 빕니다..건강하시구 늘 꿈을 향해 다가가는 대한민국의 딸이 되게 하소서...
축하드립니다 바다넓음이님 !!! 엄마 닮아서 글재주가 아주 좋으네여...유학가는 따님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꿈 이뤄지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