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뇌동맥류' 시술도 '혈전' 걱정 없다
75세 이상도 안전·효과적인 '코일색전술' 가능
혈전 예방 약물의 부작용 때문에 뇌동맥류 관련 시술(코일색전술)을 받지 못했던 고령층도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
고령층이라도 혈전(핏덩이) 위험성을 줄이면서 안전하게 뇌동맥류를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작용 우려가 있던 기존 약물을 대체하면 고령층 환자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코일색전술 등의 시술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뇌 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를 예방 치료하면 뇌출혈로 인한 사망과 중증장애를 막을 수 있다.
최근 코일색전술을 시술한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 저용량(5mg) '프라수그렐'을 투여했을 때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했다.
코일색전증은 시술이 간편하고 환자의 부담이 적지만, 합병증 방지를 위해 혈전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다만, 약물 부작용 우려가 있는 고령 환자에 대해선 적절한 용법을 놓고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연구는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 약을 복용한 200명의 환자의 코일색전술 시술 결과를 75세를 기준으로 나눠 비교했다. 이 결과, 시술 후 6개월 동안 75세 이상과 미만 환자군의 합병증 발생률은 전체 환자의 발생률(9명, 4.5%)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75세 이상(39명)에선 1명의 혈전 합병증 환자가 발생(2.6%)한 반면, 75세 미만(161명)에선 6명의 혈전과 2명의 출혈 합병증 환자가 발생(5.0%)했다. 동맥류에 코일을 고정하기 위해 스탠트를 보조 시술했을 때(혈전이 발생하기 더 쉬움)도 합병증 발생률의 유의미한 차이(각각 0%, 1.6%·1명)는 없었다.
"고령 환자의 코일색전술 시술 시 저용량 프라수그렐을 투여할 때 안전하면서도(출혈 합병증↓) 효과적이라는(혈전색전증↓) 점을 확인했다"면서 "향후 75세 이상 고령 환자에게서도 적극적으로 뇌동맥류 치료를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유명 학술지인 '임상신경방사선학술지(Clinical Neurora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고, 제1저자인 이신헌 교수는 지난 12일 대한노인신경외과학회에서 '명지성모 남천 학술상'을 수상했다.
뇌혈관센터의 뇌동맥류 코일색전술 시술 모습.
◆뇌동맥류 '코일색전술'이란?
유전, 흡연, 고혈압 등으로 뇌혈관의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치명적인 뇌출혈(혈관 파혈)로 이어지기 쉽다. 뇌혈관이 약해지면서 작은 충격에도 터져버리기 때문이다. 이 때 60%의 환자가 사망하거나 중증 장애를 얻는다. 따라서 뇌출혈로의 발전을 막는 예방적 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많이 활용하는 방법이 '코일색전술'이다. 부풀어 오른 혈관(동맥류)에 백금 코일을 채워서 피가 동맥류로 흘러가는 걸 막고 혈관 내 정상적인 방향으로만 흐르게 돕는다. 두개골을 열지 않고도 내시경과 카테터(도관)를 활용하기에 시술도 간편하고 환자의 부담도 적다.
다만, 여러 장점에도 고령층엔 제한적으로 시술한다. 고령층의 건강 조건이 까다롭기도 하지만, 시술 후 복용해야 하는 약물 때문이다. 삽입한 코일 등에 혈액 내 이물질(콜레스테롤 등)이 끼며 핏덩어리(혈전)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혈전예방약물(항혈소판제)이다.
대체로 아스피린 혹은 클로피도그렐을 사용해 뭉친 핏덩이를 풀어준다. 다만, 부작용 우려와 낮은 약물 효과(내성, 저항성) 때문에 프라수그렐과 티카그렐러 등도 활용한다.
최근 고령 환자에겐 저용량 프라수그렐 용법이 효과가 좋다는 보고가 이어지곤 있지만, 프라수그렐의 일반적인 부작용 때문에 논란이 있어왔다. 이 약은 75세 이상 고령자와 60kg 이하의 저체중자가 투약할 때 출혈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관련기사=부풀어 오른 뇌혈관 바로잡는 시술 안전하게 하려면?(https://kormedi.com/1380897/)]
부풀어 오른 뇌혈관 바로잡는 시술, 안전하게 하려면?
‘뇌 속의 시한폭탄’ 뇌동맥류, 고령 환자 ‘안심’할 치료법 나왔다
뇌 속의 혈관질환 ‘뇌동맥류’은 터지면 뇌출혈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뇌 속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뇌동맥류 치료에 혈전억제제를 저용량 투여하면 고령 환자들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의 연구로 입증됐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분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혈관질환으로, 터지면 뇌출혈로 인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신경외과 교수 연구팀은 최근 75세 이상 고령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저용량 프라수그렐 요법의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신경방사선학술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가 이뤄진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혈관이 파열되기 전 사전에 진단이 가능한 질환으로, 부풀어 오른 혈관에 코일을 넣고 혈류를 막는 치료법인 ‘코일색전술’로 치료가 가능해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혈관 내 시술에 따른 혈전 발생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시술 전 ‘프라수그렐’과 같은 혈전억제제 투여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혈관의 죽상동맥경화로 혈전 발생의 위험성이 더 높아지게 돼 효과적인 혈전억제제 투여 요법에 대한 안전성 확인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시술 전 저용량 프라수그렐을 포함한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을 투여받은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 200명 가운데 75세 이상 고령 환자와 75세 미만 대조군 환자를 대상으로 코일색전술 후 치료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전체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 가운데 4.5%에서만 혈전‧색전(7명)과 출혈(2명) 등의 합병증이 발생했으며, 75세 이상 노인 그룹과 대조군 간의 전체 합병증 발생률에서 유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또 코일색전술 시 스텐트 보조 시술을 받은 환자에서도 75세 이상 노인군과 대조군 사이의 합병증 발생률에 차이는 크게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저용량 프라수그렐을 투약해 코일색전술 치료를 받은 75세 이상 고령 환자와 75세 미만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고령의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 치료에 있어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수는 “고령의 뇌동맥류 환자에게 코일색전술 시 투여되는 혈전억제제는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이어야 한다”며 “이번 연구로 75세 이상의 고령의 환자라도 저용량 혈전억제제 요법을 통해 코일색전술 시 혈전색전증의 위험을 낮추면서도 출혈 합병증을 줄일 수 있어 뇌동맥류에 대한 적극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