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와 사람, 우선 눈이 닮았다.
사람도 나이 들면 시력에 문제가 되어 안경을 써야 하듯이 자동차에서 제일 먼저 나가는 것이 헤드라이트다. 점점 빛의 밝기가 어두워지다 마침내 교환하게 된다. 그 다음 나가는 것이 조인트다. 엔진에서 발생한 힘을 바퀴에 전달하는 동력전달 장치다. 사람도 나이 들면 무릎이 말썽을 피운다. 자동차가 달릴 때 노면에서 전달되는 충격을 완화 해주는 것이 타이어와 스프링과 쇽업쇼바다. 사람도 발바닥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거나 무릎 연골이 나가면 몸을 움직이는 게 불편하다. 자동차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라디에이터에 물을 붓고 휀을 돌려 식힌다. 자동차 냉각장치에 문제가 생기면 열받아 오버히트 한다. 오버히트를 방치하면 엔진이 사망한다. 사람도 열 받으면 폭발한다. 심각해지기 전에 스트레스를 조절해야 한다. 그러할 시간과 기회가 없으면 멍때리거나 노래방에 가서 악이라도 써서 풀어야 도움이 된다. 여유가 된다면 여행이 좋은 약이다. 년식을 따지는 것도 닮았다. 사람도 나이를 따지지만 자동차도 년식을 따진다. 년식이 오래된 차는 보험수가도 싸고 중고차 값도 헐하다.
태어날 때는 순서대로 태어나지만 갈 때는 순서 없이 간다. 100세를 넘기는 장수인도 있지만 아기 때 가는 사람도 있고 청년시절에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간 사람도 있다. 자동차도 폐차할 때까지 굴러다닌 차도 있지만 출고 하는 날 대형 교통사고로 폐차되는 자동차도 있고 수시로 카센타와 공업사를 드나드는 ‘국민약골’ 차도 있다. 최종적으로 엔진에 문제가 생기면 고민이 생긴다. “더 타야 하느냐? 버려야 하느냐?” 옛날에는 <링갈이>도 하고 엔진 보링도 해서 썼지만 지금은 아니다. 실린더에 연료가 분사되면 피스톤이 상하운동을 하며 동력을 만들어 낸다. 전기차는 아니고 내연기관이 그렇다. 피스톤이 왕복운동을 하면 실린더가 닳는다. 헐거워진 실린더를 리모델링 하는 것이 보링이다. 실린더만 닳키우는 게 아니라 저 자신도 닳는다. 그걸 공사(?)하는 게 <링갈이>다. 사람도 간이식을 하고, 심장이식을 하고 그라에 의지하여 용을 써보지만 언덕길을 오르는데 숨차다. 힘이 딸리는데 어떡하나? 최종적으로 가는 길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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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인간사 순서가 없지요~감사합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