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할까 |
2001년, 미국 일리노이대의 심리학자 에드 디너는 인도 콜카타에 거주하는 노숙자, 빈민, 매춘부 83명을 인터뷰하여 이들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를 측정했다. 3점 척도일때, 이들의 만족도는 평균 1.93으로 중산층 학생들의 2.43에 비해 훨씬 낮았다. 하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선진국 빈민과 비교하자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콜카타 노숙자의 만족도가 1.60인데 비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노숙자의 만족도는 1.29였다. 이들이 한 달 동안 쓰는 돈은 평균 24달러와 270~358달러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그런데도 인도의 노숙자는 미국의 노숙자보다 더 행복하다고 느낀 것이다. |
이스털린의 역설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1970년대 초에 ‘이스털린 역설(Easterlin Paradox)’이라 불리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돈이 많으면 더 행복할 것이라는 일반인들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놓았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경제성장과 개인의 행복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소득이 높아지면 행복감도 상승하지만,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감은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다. 연간 소득이 1만~1만 5천 달러를 넘어서면 돈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스털린의 역설’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었다. 1945년부터 2000년까지 55년 동안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배가 증가했지만, 삶의 만족도는 제자리걸음이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 교수는 2008~2009년 갤럽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미국인의 경우 연간 소득이 7만 5,000달러를 넘어서면 돈을 더 벌어 도 행복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다. 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행복과 부의 상관관계가 거의 사라지는 것이다. ‘이스털린의 역설’은 오랜 기간 심리학계의 정설로 받아들여졌지만,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좀 다른 듯하다. 경제학자들은 행복을 연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행복은 개인의 주관적 느낌일 뿐 아니라 설문조사 방식으로는 과학적 결론을 도출할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의 연구 분야가 수학을 활용하기 때문에 과학이라고 믿고 싶어 하지만, 사실 경제학의 상당 부분은 심리학에 의존한다. 인간의 선택과 행동 패턴은 수학으로 도식화하기 어렵다. 경제학자들의 견해는 양분되어 있다. 2004년 경제학자 존 하이스켄 디뉴 연구팀은 독일인 7,812명을 16년 이상 추적하여 소득과 삶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좋은 직업이나 지위를 가진 사람은 훨씬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그러나 소득은 오직 첫해에만 만족도를 높였다. 소득 증가로 인한 만족도는 3년이 지나자 현저히 떨어졌고, 4년이 지난 뒤에는 효과가 거의 사라졌다. 반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워튼 스쿨의 벳시 스티븐슨과 저스틴 울퍼스 교수는 2008년 세계 각국에서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부자 나라의 국민이 더 행복하고, 그중에서도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수록 더 행복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세계 132개국을 대상으로 지난 50년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부자 나라일수록 복지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그만큼 국민의 행복 수준도 높다는 것이다.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이스털린은 부자 나라의 국민이 행복한 것은 소득 외에 문화적 요인과 사회적 요인 등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며, 경제성 장이 국민의 행복 수준을 계속 높이지는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득이 올라도 왜 행복해지지 않는가? 대개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한다. 하지만 이 기억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고추장에 보리밥을 비벼 먹던 시절이 쌀밥에 고기를 먹는 현재보다 풍요로울 리 없다. 또 학교와 군대에서 가혹한 폭력에 시달리고, 어른들의 등쌀에 괴로워하던 그 시절이 지금보다 더 행복했을 리도 없다. 그런데도 왜 지나간 시절은 행복하게 기억되는 것일까? 그것은 과거가 행복해서가 아니라 지금 겪고 있는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날 쌀밥을 배불리 먹는 것은 행복의 척도가 되지 못한다. 어린 시절에 쌀밥에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면, 그는 누구보다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궁핍했던 시절의 배고픔 따위는 잊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쌀밥이 아니다.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내 옆에서 누군가 수십만 원짜리 와인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스털린은 행복이 상대적으로 결정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어떤 물건을 소유하고 싶은지, 그중에서 실제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체크하도록 했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후 같은 조사를 반복했더니 사람들이 소유한 물품은 1.7개에서 3.1개로 증가했다. 그러나 소유하고 싶은 물품도 4.4개에서 5.6개로 증가해 있었다. 부가 증가한 만큼 욕망도 증가한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자동차와 텔레비전만 있으면 멋진 삶이라고 상상했지만, 이제는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없다. 자동차와 텔레비전은 거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가지고 있거나 누리는 것은 가치가 별로 없다. 아무리 비싼 자동차도 달리는 순간부터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부모 세대보다 훨씬 나은 삶을 살고 있지만, 더 행복하지는 않다. 부모 세대보다 기대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부모 세대의 큰 가장 기대가 자식이 농사일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면, 우리의 기대는 자식이 명문대학을 졸업한 후 잘 나가는 의사나 변호사가 되는 것이다. 현재의 삶이 과거보다 불행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기대가 일으키는 불안(Anticipation induced anxiety)’ 때문이다.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지금 가진 것’이 아니라 ‘갖고 싶은 것’이다. 그것을 얼마나 빨리, 원할 때마다 가질 수 있는가가 행복의 척도다. 인간은 행복과 관련된 세 가지 특질을 유전적으로 물려받았다. 첫째 물질적인 만족은 영원하지 않다는 것, 둘째 현재의 만족이 아니라 현재보다 나아지는 상태를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 셋째 앞으로 더 나아지리라는 기대심리다. 물론 미래가 현재보다 더 나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미래가 더 나을 거라는 기대를 품고 살아간다. 과거는 지금보다 행복했으며, 미래는 더 행복할 것이라는 착각이 우리를 분발하게 만든다. 이것이 유전자의 숨겨진 전략이다. 부를 좇을 수밖에 없는 이유 어느 조사에서든 부자는 가난한 사람보다 행복하다. 선진국 중에서 행복 지수가 낮은 나라는 없다. 반대로 행복 지수가 낮은 나라들은 모두 가난하지만, 가난한 나라라고 해서 국민이 불행한 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이 문제를 연구한 에드 디너는 소득과 행복과의 상관관계를 간단하게 정리했다. 가난은 불행의 원인이지만, 돈이 있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행복은 돈 자체보다 돈이 가져다주는 부수적 효과에서 얻어진다. 돈은 그 사람의 사회적 지위, 사회적 관계, 사회적 지지를 보증해준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다. 돈이 지속적인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쾌락 적응’이다. 원하던 것을 손에 넣는 순간 그것의 가치는 점점 하락한다. 그 대신 더 큰 것을 욕망하게 된다. 이 욕망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 둘째, ‘상대적 비교’다. 우리는 현재의 상태 때문이 아니라 남이 가진 것 때문에 불행하다. 불행의 원인 제공자는 동료, 이웃, 지인이다. 나의 불행은 그들보다 덜 가졌기 때문에 생겨난다. 현재에 만족했던 조상들은 진화 과정에서 일찌감치 도태했다. 어딘가에 행복이 존재한다는 착각, 언젠가 행복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착각, 그리고 그 순간이 미래의 가까운 지점에 있다는 착각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다. 행복은 영원하지도 지속적이지도 않다. 잠깐 스쳐 가는 이 방문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죽을힘을 다해 미래의 행복을 꿈꾼다. 가장 환영받는 미래의 방문객은, 역시 돈이다. 이용범 소설가 |
Pour Some Sugar On Me - Def Leppard (1960s Early Soul Style Cover) feat. Kyndle Wylde
|
첫댓글
좋은글 감사 합니다
반갑습니다
동트는아침 님 !
공감주셔서
감사합니다 ~
봄향기 가득한 이즈음
봄기운 만끽하시면서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
안녕 하세요..망실봉님
오늘도 좋은 글 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행복한 한 주 보내세요
고운 걸음주심에
감사합니다 ~
핑크하트 님 !
또다시
선물처럼 주어진
새로운 하루가
희망과 성취로
가득하시길 소망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