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와 둘이서 김장을 담궜다
미리 택배로 황금 절임배추 30포기를 구매했고
양념은 지난주 천안시장에서 그리고 어제 온양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하여 무거운것은 내가 다들어주고 커다란 무도 4개 채에 갈았다
김장용 비닐 매트를 미리사서 채로 갈은무와 양념을 함께 넣어
양손으로 버무리고 나서 둘이서 배추속에 집어 넣으니 1시간만에 끝났다.
8년이나 젊은 아내는 키도 크고 체격도 좋지만 힘든것은 내가 다해줬다.
그래도 제대로 못한다고 지청구만 한다
어릴때 우리집은 김장담굴무렵이렵이면 축제분위기였다
외할머니가 오셔서 어머니와 둘이 김장을 담그시고 어린우리들은 옆에서
거들기만 했다.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셨는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늘 바쁘셨기에 늦게 오실때가 많았는데 돼지고기를 푹삶아서
배추속에 싸서 드시면서 천하일미라고 어머니를 칭찬하셨다
군대에서 김장담구기는 커다란 하나의 축제였다
겨우내 먹을 김장배추가 트럭으로 한가득오면 우리는 그 배추를
김장담구는곳으로 옮긴다음에 젊은 간부부인들과 섞여앉아
김장을 함께 담구었다. 전방에서 가까이서 여자보기는 힘든데
그분들과 함께 김장을 담그면 묘한 흥분을 느끼게 된다
제대후 결혼하여 아내와 둘이서 영월사택에서 김장을 담구고 사택뒤 공터를 파서
묻어 겨우내 꺼내 먹었었다. 어느해는 사택내 직원 장모님이 오셔서 담궈주셨는데
이분이 전라도분이라 우리입맛에는 안맞아 몰래 갖다 버리고 다시 담군 적도 있었다
그러다 처가집이 가까운 충남 아산으로 이사온후부터는 서산 처가집에 가서
장모님과 처제들과 함께 즐겁게 김장을 담궈서 먹었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신후부터는 온양시장에서 직접 김장을 담구는 집을 알게되어
해마다 맞춰먹었었다. 그런데 이제 그분도 나이가 드셔서 못담군다 하시니
올해 처음으로 60대후반의 남편과 아직은 젊은 60살의 아내가 함께 어제 김장을 담궜다.
마침 딸이 그제 내려왔지만 격무에 시달려서 힘들어 하기에 쉬라하고 둘이서 끝냈다.
오늘 딸을 서울로 김장과 함께 태워다 줘야 할것 같은데 본인이 김장을 별로 안먹으니
혼자 올라가겠다고 한다. 딸네집에 보낸 고양이 해피도 보고싶고 결국 오후에 천안 북면에서
대학 동창모임이 있는데 취소하고 잠시후 서울 딸네 집에 가기로 했다.
그런데 금방 친구들이 전화와서 내가 올때까지 기다린다고 하니 이래저래
바쁜 일요일을 보내야 할것 같다
첫댓글
겨울을 준비하는 시기,
김장을 담그는 모습이
그산님의 '소확행'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젊은 아내와의 삶이
행복한 모습으로 다가 와
꿀 같고, 깨소금 같습니다.
내내 소확행으로 쭈욱~
행복하실 겁니다.^^
방장님 감사합니다
오늘은 새벽에 잠이 깨어 딸애를 서울에 태워주고 돌아오니
많이 피곤해서 누워있다 일어 났습니다
직선적인 두여인사이에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지만
그것도 저의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
김장 담그시는 아내분 살짝
공개하셨네요.
미인이십니다.
두 분이서 알콩달콩 재미난
이야기 주고받으시면서 담그시는
김장맛은 일품이겠지요.
저도 그저께 30kg의 절임배추를 사서
김장을 했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김장이지만
지인들과 좀 나누기도 했기에
올 김장은 뿌듯하게 느껴지네요.
그산 님, 김장의 추억 잘 읽었습니다.
이베리아님 감사합니다
저희가 어릴때 김장은 년중행사였는데 이제는 김장담구는 집도
점점 드물어 져가는것 같습니다
저희는 30포기담구고 2월달쯤 한번더 담굴까 생각중입니다
집사람은 미인까지는 아니고 얼굴이 하얗고 코가 오똑해서
별명이 피노키오였다고 합니다 ^^
평소 그산님 글에서 상상되어지는
선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그대로 아내분께서 가지고 계시네요.
김장 마치셨으니 겨울나기 준비 끄읏~
헤도네님 감사합니다
예전엔 처가집에서 함께 담궜다가 오랜만에
둘이서 담그고 서울 딸네집까지 갖다주니
아내가 흐뭇해 하는것 같습니다 ^^
부부 같이 김장을 담는 사진이
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김장 담으시던 어머니 옆에 기다리다
겉절이 한 입 얻어먹던 어린 시절로도
후다닥 달려갔다 왔습니다. ㅎ
마음자리님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때로는 생생한 한장의 사진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같습니다. 우리 어릴땐 김장하는날이 축제기간이었고
어머니 옆에서 겉절이에 굴을 넣은 배추속을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김장 담그시는 모습이 너무
해피해 보입니다.
요즘은 절임배추가 보편화되고
마늘도 깐마늘이 있고 더구나 무우를
잘게 썰어주는 기계가 가정용으로
나와서 예전과는 비교도 할수없게
김장이 쉬워 지긴했습니다^
작년에 사정상 김장을 못하고 사서
먹어 보니 도저히 시원찮아서 김치라고
하기도 뭣한 수준이더군요.
마론님 반갑습니다
신혼초 둘이서 김장을 하다가 근 30년만에
처음 김장을 담근것 같습니다
딸애가 사진을 찍었는데 아내의 행복한 표정까지
같이 찍은것 같습니다
요즘은 시장에 가면 모든 재료를 편하게 살수 있어
김장하기도 수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