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스톤의 간헐천-3

[청공]

옐로스톤의 간헐천-3 나는 유산에 약한 캠코더 때문에 유황수증기의 안개 속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뜨거운 물이 만들어낸 두꺼운 안개 속에 파묻혀서 외쳐대는 즐거운 비명소리만 아련하게 들려오는 곳도 있다. 어떤 온천은 물속에서 자라는 파란 이끼 때문에 반사되어 흘러나오는 녹색은 보고 또 보아도 싫지 않았으며 나를 매혹하는 바람에 차마 발길을 딴 곳으로 옮기기에는 너무나도 아쉬움을 남기는 에메랄드 빛깔의 극치 바로그것 이었다. 지구를 덮고 있는 지표의 두께는 약 32㎞인데 용암위에 떠있는 이곳의 두께는 약 3.2㎞ 밖에 안 된다니 세계에서 둘도 없는 특수한 지질층이어서 곳곳에 간헐천(geyser)이 산재한다. 1872년 주로 승격되기 전에 그랜트 대통령에 의해서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이곳은 개인은 거주를 못할 뿐만 아니라 매매 또는 소유도 못하도록 법으로 재정되어 있다. 이 공원은 들어가는 진입로가 사방으로 각각 5개가 있는데 옛날에 마차를 타던 시절에 만든 한국의 독립문 같이 생긴 서쪽에 위치한 진입 문에는 ‘시민들이 즐길 수 있도록 혜택을 부여 한다’고 머릿돌에 새겨놓은 것을 읽을 수가 있으며 지금은 대형 버스가 통과하기에는 너무나 작아 옆으로 우회하게끔 되어 있다.  용입 모양의 샘(Dragon mouth spring)이라는 분기공(分氣孔)은 물이 둥글둥글한 벽에 부딪혀서 쿵쿵 소리를 내며 유황 냄새를 너무 분출해서 머리가 아플 정도이다. 올드 페이더 풀이라고 옛 친구라는 뜻을 가진 간헐천(間歇泉)은 사람이 보든 안보든 밤낮을 가리지 않고 50 - 80분 간격으로 물기둥을 이제까지 약 백만 번 이상 60m의 높이로 뿜어내는데 공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기둥이 터지는 시간을 미리 알고 있었으며 우리 일행은 식사 후 조금 기다렸다가 이 기이한 분수광경을 가까이에서 사진기와 캠코더에 담을 수 있다. 이곳에서 본 짐승들은 무스, 코요테(coyote,카요리라고 부른다)라는 이리, 버펄로라는 들소 등이며 이 중 한 마리는 약 18m쯤 접근하여 들소와 같이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있었고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 인지 계속 풀만 먹고 있었다.(아직 동영상 올리는 방법을 터득 못했음) 그 중에도 하이이스트 라이트 장관은 공원의 사무실 건물 바로 옆의 잔디밭에는 북미산의 덩치가 거의 소만한 엘크사슴들이 약 30마리가 풀을 먹고 있는 것이 이채로웠다. 이들은 세상을 장악하고 있는 인류로부터 생명의 안전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있으니 건물 옆으로 초록색 풀을 먹으러 집단적으로 내려왔는데 사람들로부터 그동안 접근을 꺼려서 멀리서만 볼 수 있었지만 그들의 참 모습을 가까운 거리에서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은 이곳처럼 특수한 지역이 아니고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들 중에서 여러 개의 날카로운 뿔을 머리위에 장식한 큰 숫 사슴은 딱 한 마리밖에 없어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인데 인간사회라면 근친상간이며 눈에 띄지는 않지만 부근의 숲 속에는 언제나 여러 마리의 수컷들이 숲 속에 숨어서 주위를 맴돌며 기회를 노리고 있단다. 같은 맥락으로 관광 때 본 일본의 아소산 원숭이들의 세계에서도 덩치가 가장 큰 두목이 누워 있으니 차석(次席; 수석에 다음가는 자리)은 털을 하나하나 재껴 가면서 보스의 이를 잡아주는 것을 보았는데 아첨을 해가면서 두목의 기운이 쇄잔 할 때 까지 기다린다고 했다. 또한 이곳에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갈라놓은 분수령(分水嶺)이 있으며 동쪽으로 흘러드는 옐로스톤 강은 미주리 강으로 흘러들어 세계에서 3번째 긴 미시시피 강(6,210km)이 되며 미 본토에서도 댐이 없는 강으로 제일 길다. 여기에 있는 캐니언의 최고로 넓은강의 지표 사이는 1,312m이고 최고로 깊은 강바닥은 지표에서 492m나 깊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최대의 폭포의 수량은 초당 24만 리터가된단다. 나는 엄두도 못냈지만 강 바닥까지 지그제그의 길로 내려갔다온 다른 친구는 너무 힘들어 숨을 헐떡이며 땅바닥에 완전히 큰대자로 잠시 누워 쉬기도 했다. 이곳의 생태계는 약 3, 4백년마다 송진이 렌즈 역할을 하여 강한 햇볕을 받으면 주기적으로 산불이 나서 순환계의 법칙이 일어나며 큰 나무들은 불에 타 죽어서 그 재로서 거름을 만들고 땅을 양보하여 다음 세대들을 키워 간다고 한다. 12년 전에도 산불이 나서 약 ⅓을 태운 일이 있으며 이곳에는 3가지의 나무들이 존재 한다. 첫째 불에 타죽어서 둥치만 까만 전봇대 마냥 을씨년(1905년 을사보호조약이 있던 해에 나온 말)스러운 나무들, 늠름히 솟아 자랑스러운 건강한 나무들, 그리고 속진(속세의 티끌)없는 심심산골 바위위에서 자란 나무답게 기름기가 반지르르 흐르는 산뜻한 초록색으로 말끔하게 단장한 아기처럼 야들야들하고 복스러운 세쿼이아 전나무들이 땅을 쫙 덮고 있었다. 해발 2천 5백 미터 산위에 위치한 222㎢의 호수에는 크리스털같이 맑은 물이 가득 차 햇빛아래 찰랑이는 파장은 일사불란하게 고랑을 만들면서 은빛으로 반사되고 있었는데 내가 아는, 지구상에서 생활권밖에 잔존하는 호수로서는 유일무이(唯一無二)다. 이 공원을 찾는 여러 화가들은 창작욕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광물질들이 열에 의해서 만들어낸 자연의 색깔들을 보고 인간의 예술로 풍치를 묘사한다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자인하는 사람도 있단다. 어떤 온천 옆의 화장실 건물은 영구적으로 지어진 것이지만 오염을 생각해서 수세식이 아니었으며 악취가 폐부 속으로 직접 스며드는 것은 어린 시절에 내가 사용하던 바로 그런 종류의 푸세식 화장실이었으며 그나마 하나 밖에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불원만리의 먼길을 마다않고 찾아온 관광객에게 너무나 푸대접을 하는 것 같아 순간적으로 불쾌감을 느꼈으나 공원 측에서 본다면 자연을 깨끗하게 보호하고 유지 하므로 혜택은 시민들이 나누어 가지게 되는데 이런 것 모두가 국민을 위하는 차원이라는데 생각이 미치니 조금은 위안이 되긴 했다. 겨드랑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입고 강 한가운데에서 송어 낚시를 하는 광경도 볼 수가 있는데 납중독을 피하기 위하여 납으로 된 추는 사용을 금한다니 이 공원은 얼마나 사람이 만드는 오염을 경계하는지를 실감케 했다.  여기에는 100년 된 4층 높이의 통나무집도 구경할 수 있으며 8개의 숙박시설과 13개의 캠프 그라운드가 있다고 하며 승마, 하이킹 그리고 잔잔한 호수위에서 뱃놀이와 낚시질도 가능하며 겨울에는 스노모빌도 탈 수 있단다. 이곳의 관광코스는 8자형으로 돌아야 구석구석을 구경할 수 있다. 이곳은 어디를 가더라도 먹고 마실 수 있는 뷔페식당이 있으며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도 있었고, 숙박시설은 공원밖에 위치해 있었으며 우리일행이 묵은 호텔은 실내에 핫스파와 실내 수영장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다이빙은 금지한다고 써놓았지만 같은 버스를 탓던 장난이 심한 한국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풍덩풍덩 점프를 하여 물장구를 튕겨서 깨끗한 타일의 주위를 더럽히는데도 부모들은 제지를 하지않고 그냔 방관만 했다. 생각나는 이야기로 버지니아의 한 탁아소에서 보모역할을 하는 미국여인의 불평으로 미국 애들은 시끄럽게 굴 때 조용히 해[Be quiet!]하는 말 한마디면 계속 소곤거리는 말을 하여 조용해지는데 한국에서 온 아이들은 그때 뿐 5분을 못 넘기고 주위를 시끄럽게 굴어서 주위를 산만하게 흩뜨려 놓는단다. 한국에서 온 부인들 또한 미국으로 단기 근무차온 회사원이나 공무원의 가족인데 자녀를 맡길 적에는 선물도 사다주고 간이라도 빼 줄 것 같이 행동하다가도 한국으로 귀국할 때는 온다간다 말 한마디 없이 없어져 버린다는 불평을 했다. 오는 길에 세계에서 제일 깊다는 노천 구리광산 구경도 했으며 구덩이의 깊이가 1.6㎞도 더된다고 했고 이곳에서 구리로 된 제품의 기념품도 살 수 있었는데 기념품 가게는 라이온스 클럽이 경영하는 것을 보고는 주민들과 광산이 서로 협조해 가면서 공존공영(共存共榮)을 해나가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가로 75cm의 구리제품이어서 무거운 기념품 액자는 그들이 스스로 송료를 부담하여 며칠 후 집으로 보내어 왔다. 여기서 한꺼번에 280톤의 광석을 실어 나르고 있는 트럭들도 볼 수 있었는데 이 트럭의 타이어 높이는 사람의 키보다 더 컸으며 트럭 덩치가 너무나 큰 관계로 일반도로에서는 다닐 수가 없다. 환경청과 상의해서 만들었다는 구리 제련소는 광산과 콘베어 벨트로 연결되어 멀리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광석을 분쇄하더라도 먼지가 전연 나지 않게끔 고안되어 있다. 솔트레이크시티(몰몬교인이 90%가 넘는다고 함)에 위치한 지은 지가 100년이 넘는다는 몰몬교 건물에 들려서 파이프 오르간을 구경했었는데 안내원의 말을 빌리면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며 가장 긴 파이프는 약 6미터나 되는 것 같았다. 내가 캠코더로 찍어 모은 비디오들을 집에 있는 스튜디오 기계로 음악과 내레이션을 첨가하여 잘 편집만 하면 멋있는 한 개의 희귀한 기록영화가 될 것이고 또한 가장 오래도록 나의 기억 속에도 남게 될 것 같다. 옛날 그리스의 철학자들은 세상을 흙, 물, 불, 공기(地水火風)등 4가지로 분류했지만 더 현명한 학자들은 그 외에 물질의 영혼이 있다고 생각했다는데 “그곳이 바로 이곳이다.”라고 쓴 글을 나는 인용해 본다. 옐로스톤이라는 이름은 빙하기에 형성된 이곳의 푹 파인 계곡의 벽에 광물질이 압력으로 돌에 다양하게 채색이 된데서 유래 되었단다. 이번의 관광은 듣는 것 보다 직접 가보고 나서야 이 공원이 다른 곳과 달라 간헐천(geyser:가이저)들이 산재하여 있으므로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 가장 인상적이며 가장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는다고 한 친구들의 말을 내가 직접 답사를 한 후에야 공감할 수 있었다.                                                         (종회) 작성된 태그가 없습니다. 태그달기 취소확인 ` 0 공감 0 이 글에 공감한 블로거 열고 닫기 댓글쓰기 이 글에 댓글 단 블로거 열고 닫기 카페 Keep 메모 보내기 북마크 되었습니다. 네이버 북마크 가기 X 현재 북마크 되어 있습니다. 북마크를 해제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X 서버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잠시 후 다시 시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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