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줍음이 많아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어느 날 선생님이 수업 시간에 무궁화 그리기를 할 테니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준비해 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알림장에 또박또박 준비물을 적었습니다.
다음 날 무궁화를 그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 모두 무궁화 꽃잎을 자주색으로 칠하고 있었습니다. 나도 자주색 크레파스를 들고 색을 칠하려는 찰나 짝꿍이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나, 자주색이 없는데 니 것 좀 빌려 주면 안 돼?” 했습니다.
망설였습니다. 나도 자주색을 써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빌려 주지 않으면 왕따라도 될 것 같았습니다. 두려웠던 나는 짝꿍에게 자주색을 주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데 연보라색이 눈에 띄었습니다. 친구들의 그림을 둘러보았습니다. ‘내 그림만 튀면 애들이 놀릴 텐데….’
그러나 선생님이 그림을 그리지 않는 나를 혼내실까 봐 연보라색으로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무궁화 그리기는 끝이 나고, 방과 후 허탈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습니다.
이튿날 선생님이 나를 부르셨습니다.
“현정아, 네 그림이 이번에 상을 받게 되었단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자주색으로만 무궁화 꽃잎을 그렸지만 너는 친구들과 다른 특별한 무궁화 꽃을 그려 주었어. 축하한다.”
평범함도 좋지만 조금 다르게 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특별한 내가 되어 수줍음도 마다 않는 성격이 될 수 있었습니다.
연보라색 무궁화를 그리지 않았다면 난 지금껏 계속 부끄럼만 타면서 살고 있었겠죠?
최현정 / 인천시 계양구 작전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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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 합니다
주신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 합니다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