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A LEAGUE OF THEIR OWN
낸시랭_신창용_이경은_전상옥展
2009_0923 ▶ 2009_1015
신창용_S. D. 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3×134cm_2007
초대일시_2009_0923_수요일_06:00pm
책임기획_나민환(큐레이터)
후원_롯데백화점 안양점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일요일_10:30am~08:30pm / 백화점 휴무시 휴관
안양롯데갤러리
ANYANG LOTTE GALLERY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1동 88-1번지 롯데백화점 7층
Tel. +82.31.463.2715
www.lotteshopping.com
롯데갤러리에서는 화가의 눈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이 시대에 자신들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작업하고 있는 작가 4인의 전시를 기획하였다. 미술가들은 대부분 작품에 자아를, 세계를 바라보는 고유한 창을 보여주고자 한다. 개인 혹은 자아의 발견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작가들에게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며, 이것은 욕망과 소유의 불일치나, 자유에 대한 열망 혹은 그것을 억압하는 사회제도의 대립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낸시 랭_Cancer Kill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60×194cm_2008
낸시랭의 신작 ‘cancer killer’ 시리즈는 기존의 그녀가 추구해오던 작업 스타일과 많은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다. ‘터부 요기니’(Taboo Yogini) 시리즈가 주로 캔버스에 로봇모양 바디를 중심으로 페인팅, 드로잉, 그래픽, 사진, 금속, 홀로그램 페인트, 큐빅, 크리스탈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작품이었다면, 신작에서는 보다 페인팅 느낌이 강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cancer killer’ 시리즈를 통해 자아가 여전사로 전환되어 보여지는 확고한 의지와 성취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다. 화면에 인물을 극단적으로 확대시키고, 과장되고 거친 윤곽선, 마치 레이저 광선을 쏟아내는 듯한 인물의 눈빛 표현은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아이러니와 욕망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신창용_enter the dragon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1×117cm_2008
신창용의 작업에는 우리가 영화나 만화에서 보았을 법한 영웅적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소룡, 브루스 윌리스 등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악당을 물리치는 정의의 투사들은 작가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혼란하고 답답한 현실 세계에서 힘이 되어 주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작가는 말한다. ‘나는 캔버스 속의 세상과 현실 세상이 항상 겹쳐지는 삶을 살고 있다. 때로는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상황에서 그림을 그리고 어쩔 때는 그림 그리기 너무 좋은 상황에 숨쉬고 있다. 그리기, 생각하기, 보여주기, 싸우기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나에게 희로애락을 준다. 최대한 그림에 있어서 솔직해지려고 노력한다. 완성이란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끝까지 계속 그린다. 캔버스 속 친구들과 함께 나만의 네버랜드를 꿈꾼다.’
이경은_Sympodiata(Originated from KENZ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2×291cm_2007
이경은작가는 겐조, 에트로, 프라다 등의 명품 브랜드 광고와 그 자신의 모습이 혼합되어 만들어 진 새로운 형상을 선보이고 있다. 작가가 작품소재로 명품광고를 선택한 것은 그것이 지닌 독특한 매력 때문일 것이다. 명품은 그 희소성으로 인해 인간에게 소비의 열망과 욕망을 나으며, 그 속에 등장하는 모델은 더불어 동경의 대상으로 숭배되어 진다. 작가는 작품에서 광고 속 모델과의 동일시를 추구하는 자아의 모습을 표현하며 하나의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변형 된 형태의 나비나 거미를 작품 속에 넣어 이미지의 왜곡과 변조를 유도하며 이미지를 조작한다. 작가는 이러한 이미지의 왜곡과 변조를 통하여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허황된 이상에 대해 정면으로 공격하고 있다.
전상옥_A DRESS_캔버스에 유채_112×145cm_2009
전상옥은 작품의 소재로 패션지에 등장하는 모델을 선택하여 섬세하게 재현, 시각적 광고 이미지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허황된 소비 욕망과 병폐를 드러내고 있다. 작가는 시각적 광고 이미지가 담고 있는 보고, 보여지는 허구적 관계의 응시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심연에 존재하는 충족 될 수 없는 욕망을 표현하고자 한다. 잡지에 나오는 모델들은 어찌보면 이상화되고 정형화된 인간상으로 존재한다. 전상옥은 이처럼 정형화 되어 있는 이미지를 오더 메이드(order made)하여 최초의 원본에서 모호한 유사성을 만들고 거기에 인간의 욕망이라는 감정을 끼워 넣거나 드러내어 작품에서 시각적 이미지의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 작가는 작품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을 시도하고, 또 질문을 던진다. 작품이 완성이 되기까지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던 작가들은 전시장에 작품이 걸리는 순간, 작품을 통해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들의 리그가 되기를 희망한다. 본 전시는 현대미술에서 나타나는 작가들의 정체성 표출의 다양한 변화 양상을 고찰하며, 고뇌하는 우리 시대 작가의 모습과 우리의 모습을 사색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나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