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모로만 보지 말고
이모취인(以貌取人 yǐ mào qǔ rén)
써 이, 모양 모, 취할 취, 사람 인
공무원 7급 공채시험 면접관을 맡게 되었다. 주관부서에서 수백 명의 1차 합격대상자를 25명 단위로 조를 편성하고 2명의 면접관을 배치하였다. 25명 수험생 중 불합격자 1명을 뽑아내라는 주문이 왔다.
합격자를 뽑는 것보다 한 명의 불합격자를 뽑는 것이 이처럼 어려울 줄이야! 1인당 5분 내외의 짧은 시간에…, 나도 나 자신을 잘 모르는데 어찌 그 수험생의 인성과 능력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힘든 두 시간이 지났다. 조직과 업무특성에 맞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불합격자 명단에 올리고 나서 결국 공자도 자책한 것처럼 이모취인(以貌取人)하여 잘못한 것이 아니었는지 후회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그 불합격자를 어디서 우연이라도 만날까봐 두렵기도 하였다.
공자의 제자 중 재여(宰予)는 용모가 준수하고 풍모가 비범하였다. 특히 말을 시작하면 청산유수였고, 하나를 말하면 둘을 알아들으므로 공자는 평소 자신의 제자 중 말을 잘하는 자가 바로 재여라고 칭찬하였다. 장래에 큰 인물이 될 것이라고 믿었지만 나중에 그가 반란죄를 지어 본인뿐만 아니라 9족이 모두 죽임을 당했다.
반면, 공자의 다른 제자인 자우(子羽)는 공자보다 39살이나 어린데다가 인물이 변변치 못해 보잘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재능이 모자라고 우둔해 보여 훌륭한 재목감이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본 공자는 그를 가까이 부르지도 열심히 가르치지도 않았다. 그러나 자우는 각고의 노력과 인내로 열심히 공부하여 마침내 제자를 300여 명이나 두고 스승 공자의 가르침을 널리 퍼뜨렸다. 이에 제후들이 그의 제자들을 앞 다투어 등용하니 덩달아 공자의 명성도 더 떨쳐지게 되었다.
이처럼 상반된 모습을 보게 된 말년의 공자는 자신이 사람을 보는 안목이 잘못되었다고 반성하며 개탄하여 말했다.
“내가 그저 말 잘하는 것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여 재여를 과대평가하였고, 생김새만 갖고 자우를 배척하여 그에게 죄를 지었구나! 앞으로는 용모만 갖고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되겠다!”
이 성어는 용모로 사람을 평가하거나 사람을 고르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공자도 제자를 고를 때 실패한 걸 고백한 것처럼 사람을 겉보기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또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필자는 신수·말씨·문필·판단력, 즉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다 갖춘 사람은 어쨌거나 행운아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 옛날 어머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여자에게는 마음씨, 솜씨와 맵씨가 있어야 하는데, 그 중에 사람의 마음씨는 그 어느 꽃이나 비단결보다 세상에서 제일 고운 것이다. 또한 제일 무서운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도 하다. 솜씨가 좋으면 사랑을 듬뿍 받고, 맵씨가 좋으면 사람의 눈과 귀를 끊임없이 즐겁게 하니 그저 외모만을 좇으면 그 유효기간은 반년을 넘지 못한단다.’
예쁜 여자는 일생의 좋은 자격증을 하나 더 가진 것이라고 혹자는 말한다. 그래서 결과가 어찌될지 모르는 무서운 성형도 무서워하지 않고 병원 앞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평생을 즐길 수 있는 행복과 아름다움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내면의 것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다.
첫댓글 얼굴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경계할 일이지만, 미남미녀이면서 인성도 좋다면 금상첨화격이지요. 그러나 용모는 선천적인 것이거늘 탓하거나 고칠 수 없으니, 먼저 평소 예절을 지키면서 인격을 도야한다면, 나도 모르게 언젠가 향기로운 사람이 될지니 그때는 품격이 용모를 앞선 사람이 될 수 있겠지요.
타고나는 일이야 임의로 선택할 수는 없으니 그 바탕을 탓할 수는 없지요. 열 자 물 속은 알아도 한 자 사람 마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요. 겉모습 보고 속 마음이나 됨됨이를 알기는 어렵지요. 사기꾼이나 꽃뱀 치고 못생긴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충은 외모의 생김새와 심성, 인성은 비슷하게 가는 게 아닌가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외모로 섣부른 판단을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