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구세군 창립자 주일입니다. 1865년 감리교 목사이자 전도자인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와 그의 아내 캐더린 부스(Catherine Booth)는 동부런던 가난에 찌든 지역에서 선교를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목적은 가난하고 소외된 자에게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무덤가의 야외텐트에서 처음 집회를 가진 날이 1865년 7월 2일입니다. 국제 구세군은 이날을 '창립자의 날'(Founders' Day)로 지키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베들레헴의 초라한 말구유에서 탄생하신 것같이, 구세군은 동부런던의 황량한 거리에서 태어났습니다.
오늘의 제목은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 입니다. 오늘 본문은 금식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산상수훈은 마태복음 5장, 6장, 7장입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받은 율법과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산상수훈을 비교하여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모세의 율법은 출애굽한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율법이고, 산상수훈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말씀입니다. 마태복음 6장 16절부터 18절에 금식할 때 외식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사람 앞에서 하지 말라,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지 말라, 사람에게 자랑하기 위해서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이사야서 58장을 보면 "우리가 금식을 하면서 하나님께 우리의 기도를 왜 안 들어줍니까? 왜 우리의 괴로움에 침묵하십니까?" 항변을 합니다. 이들은 금식의 형식은 있었지만 금식의 정신은 없었던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너희가 금식할 때에 오락을 하고 온갖 일을 시키고 논쟁하고 다투며 악한 주먹을 치는데 이것이 어찌 내가 기뻐하는 금식이겠느냐”(사58:4-5), 이어서 하나님은 “내가 기뻐하는 금식은”이란 말씀으로 6절이 시작됩니다.
의사이신 조부교님과 대화 중에 ‘어떤 환자가 제일 껄끄럽냐’고 여쭈어 보았습니다. 진단을 하고 증세와 처방을 알려주면 “인터넷에는 그렇게 말하지 않던데요”라고 꼭 한마디를 덧붙이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목회자들도 꺼리는 신자들이 있습니다. 40일 금식 기도하는 권사, 매일 철야하는 집사, 신학한 장로입니다. 금식과 철야 그리고 신학을 한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입니다. 문제는 이것을 자기성찰의 기회로 삼지 않고, 남을 판단하는 잣대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말씀, 기도, 금식을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는 '겸손의 도구'가 아닌, 자기 의를 자랑하고 타인을 정죄하는 '교만의 무기'로 사용합니다. 이들은 금식한 것이 아니라 굶식을 했고, 기도한 것이 아니라 기복을 했고, 하나님의 말씀을 외식으로 전락시켰습니다.
감리교(Methodist)
2021년 호주 통계청에 의하면, 호주의 종교 현황은 가톨릭이 20%, 성공회가 9.8%, 개신교가 6% 정도됩니다. 성공회를 영어로 Anglican Church, The church of England, 미국에서는 Episcopal Church라고 부릅니다. 성공회의 시작은 1534년 헨리 8세가 수장령을 발동함으로 태동되었고, 엘리자베스 1세가 정착시켰습니다. 구세군의 뿌리는 감리교입니다. 감리교 창시자인 요한 웨슬리는 성공회 신부였습니다. 그는 죽을 때도 성공회 신부로 죽었습니다. ‘올더스케이트’에서 성령 체험을 한 웨슬리는 성공회 내에서 성령운동, 성결운동, 사회 정의 운동을 했지만 성공회가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사후에 웨슬리의 운동이 발전되어서 오늘날의 감리교가 탄생되었습니다.
감리교는 영어로 ‘Methodist’라고 합니다. 1729년부터 옥스퍼드 대학에서 웨슬리 형제가 ‘Holy Club' 운동을 전개하면서 주어진 이름이었습니다. 이들이 정기적으로 경건모임을 가지면서 규칙적이고 조직적인 성결운동에 집착하자, 반대파들이 그들에게 멸시와 조롱 섞어 부른 명명입니다. 요한 웨슬레는 신학자이며 사회 운동가였습니다. 그는 사회봉사 활동, 개혁운동, 교육 증진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감리교 지도자들과 회중들은 산업화로 인한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계급적 긴장과 갈등에 직면하여 사회정의를 옹호했습니다. 웨슬리의 사역과 저술은 감리교의 활동만이 아니라, 19세기 성결 운동과 20세기 오순절 운동 및 기독교 사회복지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산업혁명(Industrial Reformation)
감리교의 운동이 일어날 때의 시대적 배경인 산업혁명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리교는 산업혁명의 초기에 등장했고, 구세군은 산업혁명의 후기에 등장했습니다. ‘혁명’이란 단어는 전과 후에 세상이 바뀜을 의미합니다. 최근에 일어났던 코로나 사태가 얼마나 컸던지, 시대를 코로나 전과 코로나 후로 나누어 BC(Before Corona), AC(After Corona)로 구분합니다. BC의 시대는 Off Line, AC의 시대는 On Line 지금은 All Line 시대입니다. 산업혁명은 18세기 중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일어난 경제 및 기술 변화의 주요시기를 말합니다. 제조업, 농업, 광업, 운송, 기술이 크게 발전하여 사회와 경제,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시기입니다.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시작되어 나중에 유럽, 북미, 그리고 결국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퍼졌습니다. 그것은 농업, 농촌 기반 경제에서 산업, 도시 중심 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산업혁명의 결과는 광범위했습니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생산량 증가, 생활수준 향상, 기술발전, 도시성장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가혹한 노동조건, 아동노동, 환경파괴, 도시빈민, 사회의 양극화 현상 등 수많은 사회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공산주의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칼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심장인 런던의 도서관에서 ‘자본론’을 썼습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자본 축적의 착취적 성격과 노동 소외를 강조하면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비판을 제공합니다. 그것은 그의 계급 투쟁 분석, 사회 변화의 역학, 노동 계급이 생산 수단을 집단적으로 소유하고 통제하는 공산주의 사회에 대한 그의 비전을 위한 토대를 형성했습니다. 마르크스가 공산주의 이론을 만들었다면, 1917년 레닌은 볼세비키 혁명으로 공산주의 이론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 이론은 이론일 뿐입니다. 책으로 공산주의를 배우면 공산주의자가 되지만, 몸으로 공산주의를 배우면 반공주의자가 됩니다. 공산주의의 반대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자본주의입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는 경제구조의 용어이고, 민주주의와 독제주의는 정치구조의 용어입니다.
구세군(The Salvation Army)
산업혁명의 급변하고 격동하는 시대 속에서 교회는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교회는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가진 자 중심의 교회로 전락하였습니다. 교회는 가난한 자의 ‘구원의 방주’가 아닌, 부자들의 ‘유람선'이 되었습니다. 빈민들에게 교회의 문턱은 한없이 높았고, 생존의 문제로 투쟁하는 사람들에게 ’신앙’은 사치품이었습니다. 커지는 기계소리로 가난한 자의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았고, 높아지는 빌딩의 그림자에 가리어 소외된 자의 비참한 삶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알코올 중독자가 되고, 여성들은 매춘굴로 흘러들어 갔고, 버려진 아이들은 노동시장에 팔려갔습니다. 구세군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탄생하였습니다.
구세군은 1865년에 동부 런던 기독교 부흥 협회(East London Christian Revival Society)에서 1867년에 동부 런던 기독교 선교회(East London Christian Mission), 1869년에는 기독교 선교회(Christian Mission), 급기야 1878년에 구세군(Salvation Army)으로 변경했습니다. 단순히 이름만을 바꾼 것이 아니라, 모든 조직도 준군대식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9월에 처음으로 군기를 사용했고, 1880년부터 군복을 입기 시작했습니다. 구세군은 국제적인 단체입니다. 2023년 7월 현재, 133개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구세군은 신학적으로 웨슬리언주의(Weslyanism)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감리교 창시자 웨슬리 정신을 이어받은 감리교, 성결교, 오순절 등의 교단과 같은 신학적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구세군은 실천적으로는 전인구원(Holistic Salvation)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구원이란 헬라어 단어 ‘소테리아’는 단순히 영혼 구원에만 국한된 용어가 아닙니다. 인간을 억누르고 있는 그 무엇으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합니다. 인간이란 영혼만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구세군은 영혼구원을 넘어 전인구원, 개인구원을 넘어 사회구원을 추구합니다.
오늘 본문 6절에 “흉악의 결박을 풀어주며 멍에의 줄을 끌려 주며 압제 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 바로 구원입니다. 이사야 58장은 진정한 금식이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기도 하지만, 금식에서 오는 영적 유익도 강조합니다. 올바른 동기로 행할 때 금식은 치유, 회복 및 하나님과의 친밀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금식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임재의 빛을 경험하고 하나님의 인도와 축복을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