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보이고, 따스한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는 넓은 창. 외국잡지나 영화 속 주택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판에 박은 듯한 인테리어에 염증을 느꼈거나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싶었던 주부들이 선보이는 창문 개조 실내집.


류정민 주부의 집은 32평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거실이 탁 트이고 창문들도 큼직해 실평수보다 넓어 보인다. 처음에는 모든 창을 시스템 창호로 바꿀 예정이었다. 그런데 견적을 뽑아본 결과 거실 쪽 창문만 교체하려 해도 1천만원이 필요하다는 게 아닌가. 그럼 화이트 톤의 새시로 교체하면 어떨까 했는데 새시로는 그녀가 원하는 여닫이 창문을 만들기 어렵다고 했다. 고심 끝에 대안으로 ‘철’ 소재의 문을 짜맞추고 흰색 도장을 하기로 결정했다. 철 소재는 새시보다는 좀 저렴하고 목재보다는 약간 비싼 편. 창문 크기에 맞춰 일일이 용접해 달아야 하는 게 번거로웠지만 튼튼하고 가격도 적절했다. 원목 창문도 예쁘긴 하지만, 외부와 바로 연결되는 베란다 바깥 창과 주방 창문을 원목으로 하자니 안전 문제(집이 1층이다 보니)가 신경 쓰여서 처음부터 후보에서 제외했다. 거실 쪽은 베란다를 트고 마루를 깔 예정이었기 때문에 외풍도 막고 장식 효과도 줄 겸 인터넷에서 봐두었던 접이식 중문을 직접 달았다. 또 아파트 주변의 녹지시설을 잘 감상할 수 있도록 베란다 바깥 창도 가운뎃부분은 통유리로, 양쪽은 여닫이 창문으로 바꿔 달았다.
철로 만든 주방 여닫이 창문 기존의 2중 새시를 떼어낸 다음 새시 틀도 철거하고 새로 철을 용접해 문틀을 만들어 붙였다. 철을 창문 크기로 미리 용접해 오는 것이 힘들어서 전문가가 현장에 와서 창문 크기를 재가며 용접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문틀을 설치한 뒤에 창문도 크기대로 구부려가며 용접한 다음 창틀에 달아 고정했다.
→ 가격 집의 모든 창문을 수리한 비용은 총 7백만원이었다. 철을 용접해 창을 제작할 때는 낱개 창으로는 잘 안 하기 때문에 개별 가격은 알기 어렵다. 철문에 한 흰색 도장은 집의 다른 부분을 수리할 때 사람을 불러 한꺼번에 칠한 것.
베란다 접이식 중문 원래 있던 거실과 베란다 사이의 새시 문(복합문)을 철거한 다음 문틀을 끼워넣고 위아래에는 접이식 중문이 경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레일을 설치했다. 창문과 창문은 경첩으로 연결하고 문틀 경첩을 달아 고정했다. 접이식 문을 양 옆으로 열면 베란다 통창을 통해 우거진 나무를 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베란다 바깥에 있는 안전 망은 새시를 철거하며 같이 제거했다.
Editor’s Tip
1. 창문의 종류 장식 없는 일반 창문, 창틀 두께를 5cm 이상으로 만드는 액자 프레임형 창문, 가로세로로 가는 원목을 짜넣는 격자 창문, 나무판을 울타리처럼 여러 개 연결해 만든 패널 창문, 얇은 나무판을 가로로 간격을 두고 비스듬하게 켜켜이 쌓은 듯한 갤러리 창문이 대표적. 일반 민무늬 유리 창문은 바깥 경치를 그대로 즐길 때 많이 쓰고, 액자 프레임형 창문은 공간을 분할하고 싶을 때나 장식성을 약간만 가미할 때 애용된다. 격자 창문은 서재나 공부방 등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쓰면 좋다. 패널 창문이나 갤러리 창문은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을 많이 가리기 때문에 공부방이나 거실, 주방에는 잘 쓰지 않고 주로 침실이나 창고, 붙박이 옷장문 등으로 활용되는 것이 대부분.
2. 미닫이 창문과 여닫이 창문 미닫이와 여닫이 창문은 문틀 자체가 다르다. 기존의 주택과 아파트 창문은 미닫이 창문을 기본으로 지어졌는데 민무늬 미닫이 창문을 격자 무늬 미닫이 창문으로 바꿔 다는 것(그 반대의 경우도)은 살면서도 충분히 할 수 있으나 미닫이를 여닫이로 바꾸는 공사는 문틀 자체를 다 뜯어내야 해서 집에 사람이 없을 때나 이사하기 전에 하는 게 좋다. 또 기존의 문틀을 철거하고 다시 문틀을 제작해 다는 비용과 시간(4~10일)도 만만치 않다.
3. 같은 디자인이라도 등급이 있다 같은 격자 창문이라도 어떤 재질의 원목으로 할 것인가(디자인 사무실에서 추천하는 브랜드나 꽤 등급을 인정받은 원목 자재와 홍대 앞의 MDF는 다를 수밖에 없다), 도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붓을 사용하느냐, 전문적인 도장 기계를 사용하느냐), 어떤 품질의 페인트를 쓸 것인가, 기술자의 등급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자신의 예산에 맞춰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시공·황인영(인테리어 코디네이터) 이사를 결심하고 한창 집을 보러 다니던 몇 년 전, 우연히 한 아파트에 들렀는데 모든 방문이 아치형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디서 어떻게 공사했는지 물어보고 싶었으나 초면이라 꾹 참았다고. 그런데 같은 아파트의 다른 호수도 방문이 아치형이 아닌가. 알고 보니 분당 양지마을 한양아파트의 방문은 지을 때 부터 방문을 아치형으로 디자인했던 것. 다른 아파트와는 확연히 다른 문의 모습에 반해 주저 없이 이 아파트로의 이사를 결정했다.
베란다 여닫이 문 일반 아파트처럼 베란다 문이 짙은 갈색 새시로 된 미닫이였으나 바깥으로 여닫을 수 있는 양문 형태로 바꿨다. 총 4짝으로 된 문 중 양 옆의 두 문은 고정되어 있고 가운데 두 문만 열리는 식. 문 디자인은 격자, 일자 등 원하는 대로 제작 가능했으나 집안의 가구가 곡선이 많은 앤티크풍인데다 베란다 바깥에 작은 정원을 만들 예정이라, 거실 창문은 심플하고 시선이 많이 빼앗기지 않으면서도 밖의 꽃나무가 잘 보이도록 무늬 없는 액자 프레임 형식으로 선택했다.
→ 가격 새시 틀 철거비와 시공비는 개조 공사를 하면서 맡겼기 때문에 따로 책정하기는 어렵고 문틀과 창문을 목재로 다시 맞춰 다는 데 90만원 선, 그리고 창문을 부착하는 비용과 나머지 인건비까지 합쳐 약 1백20만원 정도들었다고(시공비는 제외). 집 전체를 개조하면서 같이 맡겨서 가격이 꽤 할인된 경우다.

아치형 문 분양될 당시의 문이 아치형으로 문틀만 다시 칠해서 손을 본 경우. 만약 일반사각 방문을 아치형으로 바꾸고 싶을 때는 기존 문 위쪽을 부수어 아치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공 작업으로 아치형 모양으로 만들어 덧대야 한다. 이럴 경우 문 위쪽이 낮아지기 때문에 답답해 보이는 것이 단점. 아이방에는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지만 목수와 도장 전문가를 모두 불러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부담스럽고, 전문가들도 문 하나 때문에 오기를 꺼려 한다. 아치형은 개조 공사를 할 때 같이 부탁해 바꾸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시공·최정은(다름 디자인 사무실, 02·2040-7992) 유기정 씨의 집은 기존의 방 창문에 모두 목재 격자 틀을 짜넣고, 베란다로 통하는 문은 여닫이 창문으로 바꾼 케이스. 기본적으로 아파트 창을 바꿀 때는 창틀과 새시까지 통째로 바꾸느냐, 아니면 창문틀은 그대로 두고 도장만 다시 단 다음 문짝을 바꿀 것이냐를 결정해야 한다. 창틀까지 바꿀 경우에는 기존의 창틀을 철거하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를 레노베이션할 경우가 아니면 문틀 도장만 다시 하는 것이 덜 번거롭다. 그러나 베란다 문은 미닫이를 여닫이로 바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새시를 철거해야 했다.
베란다 여닫이 창문 일단, 기존의 새시 틀(‘복합문’이라고 부른다)을 철거하고 원목으로 짠 문틀로 대체해야 한다. 이 과정과 비용이 만만치 않다. 새시를 철거하려면 인부 2명은 있어야 하고 철거한 베란다 새시 틀을 싣고 갈 트럭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철거하는 데도 꼬박 하루가 걸린다. 또 일반적으로 문틀 위에 벽지가 덧붙여져 있기 때문에 새시를 철거하면서 벽지가 상하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그래서 입주 전에 도배와 문공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 복합문을 철거하면 크기에 맞게 원목 문틀을 끼우고 여기에 원목으로 짜맞춰 유리를 끼워넣은 문짝 4개를 설치한다.
→ 가격 단가를 낮추기 위해 브랜드가 아닌 일반 사제품 목재을 이용했다. 목공 작업과 도장, 유리, 문틀 비용까지 약 1백80만원 소요(트럭비와 인건비를 포함한 철거비, 시공비는 포함하지 않은 가격).
불투명 격자 창문 기존 문틀에 도장만 다시 하고 유리를 바꾼 다음 격자만 새로 짜넣었더니 돈도 절약되고, 살면서 충분히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시공 과정도 간단했다. → 가격 유리 바꾸는 비용과 도장, 격자 틀 맞추는 데 든 비용까지 20만원(시공비 제외).
Designer’s Tip - 공사비의 1/3은 인건비라고 보면 된다. 철거 비용만 해도 인건비(최소 2명), 철거한 새시를 싣고 갈 트럭 비용(최소 15만원)이 들기 때문. 베란다 정도의 큰 문이라면 목수가 직접 와서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목수 인건비까지 줘야 한다. 인건비는 일당이기 때문에 집 전체 창을 바꾼다거나 다른 부분까지 공사할 때 사람을 부르는 것이 단가를 낮추는 길이다. 업체에 맡길 때도 방문 한 개만 바꿔달라는 사소한 공사는 받지 않는다(시공비를 포함하면 공사 규모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기 때문). 솔직히 말하면, 미닫이 창문을 여닫이 창문으로 교체하지 않는 경우 문틀까지 바꿀 필요는 없고, 이 정도라면 살면서도 충분히 조금씩 바꿀 수 있다. 직접 페인트칠을 하거나 도장하는 인부(일당 8만~10만원 정도)만 불러 부탁하고, 격자는 홍대 앞 등에서 직접 짜맞추면 된다.

코디네이터·서자영 5년 전에 목동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디자인 사무실에 통째로 맡겨 개조한 케이스. 방의 창문은 목재로 맞춘 뒤 흰색 도장 처리를 했지만, 탁 트인 주방 창문은 연한 베이지색 컬러로 고르고 바닥재도 비슷한 컬러인 메이플로 깔아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냈다.
주방 여닫이 문 주방 창을 열면 다용도실이 바로 들여다보인다. 먼저 다용도실 바깥쪽을 큰 창으로 바꿔 주방 창을 열면 1층 밖의 푸른 나무들이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주방 창은 원래 미닫이 창이었는데 거실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창이라 장식 효과를 더하기 위해 여닫이 양문으로 바꿔 달기로 한 것. 우선 기존의 창틀을 철거하고 목재 문틀을 바꿔 단 다음 격자 문을 끼워 넣었다. 칠이 벗겨진 듯한 이 베이지색 목재는 ‘화이트 워시 오프’라고 하는데 흰색보다 무게감이 있으면서 내추럴한 분위기가 좋아 택했다. → 가격 화이트 워시 오프 창문 25만원대.
아이들 침실 창문 두 아이의 책상은 따로 서재를 마련해 넣고, 나머지 한 방에 침대 2개를 넣어 침실로 꾸몄다. 잠을 자는 공간이다 보니 햇빛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2중창 중 방 쪽 창문은 떼어내고 갤러리 문을 달기로 했고, 문을 열었을 때 보이는 안쪽 창은 격자 무늬로 밋밋함을 없앴다. 갤러리 문을 여닫이로 달았기 때문에 우선 기존의 문틀을 뜯어냈다(이때 조심스럽게 문틀을 제거해 벽지는 바꾸지 않아도 되었다). 안쪽 유리 창문은 격자 무늬를 넣었는데, 기존 유리에 격자 원목 틀을 덧붙이는 형식이 아니라, 유리를 두 장 끼우고(‘페어 유리’라고 부름) 그 사이에 격자 틀을 넣은 것. 가격은 좀 비싸지만 격자 창에 낀 먼지를 걱정하지 않고 유리만 닦으면 되니까 청소가 용이하다. → 가격 갤러리 문을 짜는 데 든 비용은 45만원. 문틀을 바꾸고 안쪽 페어 유리, 격자 맞추는 데 든 비용은 25만원으로 총 70만원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