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2·3급 대기발령에... 박지원 “내가 원장한 게 죄,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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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2·3급 대기발령에... 박지원 “내가 원장한 게 죄, 눈물난다”

박상기 기자별 스토리 • 1시간 전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6일 최근 국정원 인사에서 2·3급 고위 간부 100여명이 보직을 받지 못한 데 대해 “내가 국정원장을 한 게 죄”라며 “왜 국정원장을 했는지 진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보직을 맡지 못한 간부들 중엔 문재인 정부 시절 핵심 보직을 맡았던 인사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및 흉악범죄자 추방 사건 관련 당사자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스1© 제공: 조선일보

박 전 원장은 “40~50대 유능한 공무원들이 무슨 죄냐”며 “그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보복이 있어서 되겠느냐”고 했다. 국정원 간부들이 보직을 받지 못한 게 정권 차원의 보복이라는 것이다. 박 전 원장은 “나는 원장으로 가면서 딱 한 사람 알고 갔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잘나갔던 인사들이 국내 정보 수집·분석 폐지되고 정치 관계를 하지 않으니까 굉장히 한직에 가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몰랐다. 그래서 나중에 알고 유능하기 때문에 다 좋은 보직으로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그 사람들 발탁하지 않았으면 지금 더 좋은 보직으로 와서 잘 일할텐데, 어떻게 저런 인사를 할 수 있느냐”며 “지금 보도를 보면 김규현 국정원장과 조상준 전 기조실장 간에 이 인사 때문에 알력(다툼)이 있었다. 내가 듣기로는 조 전 실장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은 “1급 부서장 27명을 (국정원이) 6개월 전에 전원 해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3급은 허리다. 다 40~50대 이사관, 부이사관들”이라며 “(1·2·3급을 다 잘라내면) 나는 심각한 안보 공백이 온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전 원장 주장과 달리, 국정원은 직무 평가와 내부 감찰 등을 통해 정보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배치됐고, 대북 관계 지원 등 과거 정권의 시책을 뒷받침하는 업무에 투입됐던 논란성 인사에 대해 보직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보직을 받지 못한 인원은 향후 교육기관 입교나 지원 업무에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