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호수에 황토구름이 피어 오르다
황톳길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더운 날씨가 계속될 때는 비가 내려도 산책객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나 보다. 비가 제법 많이 내리는 날에도 대천(춘천)산책로와 대천공원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뜀박질을 하거나 산책을 즐긴다.
하지만 지난 9월 13일 아침,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자 대천공원에서는 산책객을 보기 힘들었다. 아주 가끔 우산을 든 산책객이 눈에 띌 뿐, 대천호수는 고요함 그 자체였다. 마치 대천호수를 통째 전세 낸 듯한 분위기 속에서, 대천호수와 장산계곡수가 만나는 눈썹다리에 올라서자 호수 속에서 거대한 구름이 피어오르는 장면을 목격했다. 황톳빛 구름이 다리 아래를 통과해 호수로 끝없이 밀려들었다. 그 광경이 어찌나 신기하던지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이 많은 황톳물이 어디서 흘러드는지 궁금해져 장산계곡 옆 등산로를 따라 걸었다. 얼마 가지 않아 길게 놓인 황톳길을 타고 황토물이 장산계곡으로 흘러드는 모습이 보였다. ‘어찌 이런 일이’ 하면서 황톳길을 바라보니 황톳길이 세차게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고 있었다. 세찬 빗줄기가 황토를 훑어내려 누런 빗물이 장산계곡으로 끝없이 흘러들었고, 황토물이 섞여 누렇게 변한 장산계곡수는 그대로 대천호수로 직행하고 있었다.
전날 이미 많은 강수량이 예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황톳길을 빗물로부터 보호하지 않고 방치한 결과 대천호수까지 온통 황토물로 뒤덮이게 된 것이다. 쓸려나간 황토는 다시 보충될 것이고, 대천호수로 들어간 황토물도 연이어 쏟아지는 빗물로 희석될 것이다. 하지만 애써 마련한 황톳길을 집중호우로부터 보호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시정되어야 할 문제다. 대천호수에 적조(?)가 발생해 황토물을 흘려보낸 게 아니라면, 비막이 덮개로 황톳길을 덮기만 했어도 이 같은 오염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예성탁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