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기 및 수도권 주말리그 12일부터 중단... 협회 "대체 방안 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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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룡기 고교야구전국대회와 수도권 고교야구 주말리그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가운데 목동야구장 덕아웃이 텅 비어있다. |
ⓒ 박장식 |
코로나 19 4차 확산으로 고교야구가 멈춰섰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2일부터 수도권의 코로나19 방역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리는 청룡기 고교야구전국대회와 수도권 지역에서 진행되는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특히 청룡기 고교야구전국대회의 경우 현재 32강전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12일 유신고와 세광고의 경기, 마산용마고와 경북고의 경기 등 3개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기약 없는 중단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두 경기 남짓을 남겨둔 수도권 고교야구 주말리그도 재개 시점을 정하지 않은 채 중단되었다.
협회가 일차적으로 정해둔 시점은 4단계 조치 해제시까지였다. 2주라는 긴 기간 동안 고교야구가 완전히 중단되는 셈이다. 감독과 학부모들은 해당 조치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아이들의 진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다.
"방역 상황상 좋을 수도 있겠지만..."
당초 고교야구의 경우 시도대회나 주말리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대회가 지연된 적은 있었지만, 전국대회는 방역 절차 등이 엄격한 덕분에 확진자가 발생해 경기가 지연되는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방역 단계가 4단계로 올라가면서 12일부터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게 되었다.
당초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침에 따르면 스포츠의 경우 4단계에서도 무관중으로 경기가 가능했다. 그런 탓에 당초 대한야구소프트볼의 방침 역시 '4단계일 시 무관중 진행'이었다. 하지만 수도권의 감염세가 심상치 않은 탓에 문체부에서 수도권에서 펼쳐지는 대회의 중단 방침을 내린 것이다.
이에 대한 감독들의 입장은 엇갈린다. 첨룡기에 출전한 지방권 고등학교의 A 감독은 대회 중단 상황에 대해 "대회가 중단되는 것이 지방 팀의 입장에서는 방역 상황 상 오히려 낫다는 생각을 한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뗐다. A 감독은 "학생들과 함께 멀리서 와야 하기에 숙박도 해야 하고 식사도 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확진자와 접촉할 수 있으니 감독으로서 매우 불안하다. 확산세가 낮아질 때까지 대회를 늦추는 것도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대회를 치르는 데 일정이 밀려 문제가 생길 수도 있고, 학생들 진로나 진학에 지장이 생길 수 있는 점은 문제다"라고 짚었다.
역시 청룡기에 출전한 수도권 고등학교의 B 감독은 "2주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향후 일정도 알기 어렵고,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하기에도, 경기에 출전하기도 무리가 따른다"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B 감독은 "주말리그가 남아있고, 특히 7월 말부터는 대통령배와 협회장기에도 돌입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대회가 밀리면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며 "일반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에 돌입하는데, 이 부분이 야구부에도 적용되는지 알 수 없다. 당장 월요일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협회 "대체 방안 물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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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흑에 빠진 목동야구장 목동야구장에서 진행되던 청룡기 고교야구전국대회가 중단된 가운데, 목동야구장에 어둠이 드리워져있다. |
ⓒ 박장식 |
문제는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의 대학 진학이나 프로 지명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는 데 있다. 고교생들에게 있어 첫 번째 등용문인 2022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는 1차 지명이 8월 23일, 2차 지명이 9월 13일에 벌어진다. 1차 지명은 봉황대기가 진행될 때, 2차 지명은 봉황대기가 끝나고 난 뒤 펼쳐져 진학 시기에 맞아 떨어진다.
2차 지명이 끝나면 대학 진학을 위한 수시 원서접수가 9월 중하순에 진행된다. 야구부 학생들은 체육특기자 전형을 노려야 하는데, 봉황대기가 끝나는 시점이 수시 전형 일정보다 늦춰지면 학생들의 진학에도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 역시 긴장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방권 고교의 학부모 C씨는 "대회가 갑작스럽게 멈춰 고3 부모 입장에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프로 진출이나 대학 진학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고, 기량을 펼칠 기회가 적어진다. 선수들 진로에 영향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이런 상황을 협회에서도 잘 알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관계자는 "2주 동안 경기가 멈추면 이후 학생 선수들의 진로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잘 안다"고 전했다. 당장 대학야구의 경우 전국대학야구선수권대회를 보은스포츠파크에서 치르고 있어 대회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다. 대학야구연맹은 수도권의 코로나19 방역 단계가 4단계로 유지되는 동안 경기장 내 선수단 및 일부 관계자 외 어떤 인원도 출입할 수 없게끔 하여 방역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의 상황, 코로나19 방역이나 확진자 상황을 고려해 대체 방안을 찾고 있다"며, "수도권 외 장소에서는 고교야구 주말리그 등이 치러지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수도권 외 지역에서 경기 여부를 물색하는 등, 대회 중단 기간이 너무 길어져 학생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