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훈, 직장(딸기탐탐) 25-45, 성훈 씨 드린다고 따로
금화규 씨앗을 수확했다.
김혜진 대표님이 알려 준 대로 먼저 마른 꽃이 담겨 있는 포대를
발로 꾹꾹 밟고 하니 잎이 수월하게 벌어졌다.
이제 막 속도를 붙이려는데 전성훈 씨가 자리에서 일어선다.
어디를 가는가 싶어 유심히 보았다.
대개 이렇게 벌떡 일어서 어디론가 향하면 분명한 목적이 있다.
이때는 말을 걸거나 무엇을 권해도 전달되기 어렵다.
필요하다면 전성훈 씨 자기 생각대로 무언가 이룬 후에 말해야 한다.
입구 쪽에 쌓여 있던 의자를 챙겨 왔다.
자리에 깔고 그 위에 앉는다.
플라스틱 의자가 불편한가 보았다.
목욕탕에 가면 있는 플라스틱 의자는 없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지만,
앉은 채로 무언가 하다 보면 다리가 밀려 불안한 느낌이 든다.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손이든 팔이든 계속 움직여 일해야 하니,
틈틈이 자세를 고쳐 앉아야 신경 쓰지 않고 일할 수 있다.
전성훈 씨가 가지고 온 건 푹신한 쿠션처럼 생겼다.
벨트가 있는데 들고 다니기 수월하라고 달려 있는 건지 다른 용도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요령이 는다.
일하지 않을 방법이 아니라 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궁리하니 좋다.
전성훈 씨 지혜를 빌려 나도 푹신한 의자에 앉아 일한다.
“이거 좀 먹고 하세요.”
사회적 농업 일로 농장에 손님들이 오시면 김혜진 대표님을 보조해 거드는 선생님이 간식을 내주셨다.
오늘 간식은 과자 몇 종류와 바나나우유다.
손님 있는 데로 돌아가며 선생님이 이야기한다.
“김혜진 선생님이 성훈 씨 드린다고 따로 준비하시더라고.
어르신들 드릴 간식 사는데, 이건 성훈 씨 거라고 따로 샀어요. 많이 먹어요.”
잠깐 일을 멈추고 간식 먹는 데 집중한다.
지나가던 할머니와 할아버지, 김혜진 대표님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전성훈 씨를 보여 한마디씩 거든다.
“뭐 먹노? 하드 먹나? 맛있어?”, “그래, 많이 먹어라. 열심히 하네.”
어른들 말씀에서 따뜻한 정을 느낀다.
전성훈 씨가 출근해서 두 분을 뵌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렇게 짧게나마 대화를 주고받고 관심을 보이시는 건 근래 일인 것 같다.
부쩍 가까워진 것 같다고 느낀다.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성훈 씨, 열심히 하고 있어요? 추우면 말해요.”,
“모자 또 안 가지고 왔구나. 햇볕이 있으니까 챙겨 다녀요. 오늘도 이거 쓰고 일해요. 파이팅!”
여러 사람이 오가며 거드는 말이 쌓여 응원이 된다.
간식 먹어 배부른 전성훈 씨는 안 먹어도 배부르겠다.
북적이는 농장이 정겹게 느껴진다.
2025년 10월 28일 화요일, 정진호
작은 것에도 대표님의 배려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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