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감원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가스 시장을 잃으며 큰 타격을 입은 가스프롬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렉세이 밀레르 가스프롬 최고경영자(CEO)는 본사 인력을 기존 4100명에서 2500명으로 약 40% 감축하는 계획이 담긴 서한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회사 측도 이를 확인했다고 FT는 전했다. 감원 조치가 실행될 경우 1600명의 인원이 해고돼 가스프롬 역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가 될 전망이다.
가스프롬은 2023년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손으로 가스 판매량이 반토막 나며 6290억 루블(약 8조9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1999년 이후 최대 규모 손실이다.
유럽이라는 주요 수익원이 붕괴한 데 따른 결과다. 전문가들은 가스프롬이 한때 유럽 에너지 공급을 장악하며 부유해졌지만, 유럽 시장을 잃은 후 이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23년 가스프롬의 가스 판매 수익은 8조4000억 루블(약 118조원)에서 4조1000억 루블(약 57조원)로 급감했다. 이 중 수출 수익이 전년 7조3000억루블에서 2조9000억 루블로 대폭 감소했다. 손실의 대부분은 유럽 판매 감소에서 비롯됐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친환경 에너지원 등 대체 가스원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를 경유해 유럽으로 러시아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계약이 지난달 31일로 만료되면서 유럽 수출은 더욱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가스를 수출해 전쟁 비용을 충당한다며 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지난달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가스프롬이 이전의 수익 수준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하고 있다. 가스프롬 역시 2035년까지 가스프롬의 유럽 수출량이 연평균 500억~750억 입방미터로, 전쟁 전 수준의 3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스프롬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수출량이 2020년 수준으로 복구되기까지 최소한 2035년까지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출 가스 가격도 낮아지면서 타격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가스프롬은 올해 수출 가스 가격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설정했다. 파밀 사디고프 가스프롬 부사장은 "올해 가스 수출 가격은 유럽과 아시아의 현재 시장 가격과 지난해 평균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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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생각
1. 가즈프롬은 푸틴 독재권력의 핵심이자 러시아가 자원부국임을 나타내던 상징
2. 전쟁 초기 신재생에너지 전환도 제대로 못한 유럽에 어마어마한 에너지난 타격을 안겨주고 유럽 진보정권의 소위 "녹색" 정책이 얼마나 헛짓거리였는지 온갖 비웃음을 사게 만들고 끝내는 대안우파가 부상하게 만든 원천
3. 하지만 자원외교로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건 러시아에게도 상당한 출혈을 강요하는 것이었던듯
4. 미래를 팔아 현재를 사고, 피로스의 승리를 위해 국가의 미래를 갈아넣던 러시아가 드디어 쓰러지는가?
5. 만약 쓰러진다면, 파탄난 경제의 해답이 전쟁뿐이라는 결론의 명확성이 조금은 줄어서 다른 권위주의 국가, 예컨대 중국 같은 나라가 양안전을 결심할 생각에 조금은 제동을 걸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