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에스프레소
[에스프레소] "아기 갖는 것, 이젠 접으려 합니다"
조선일보
송혜진 기자
입력 2024.07.20. 00:10업데이트 2024.07.20. 00:31
https://www.chosun.com/opinion/espresso/2024/07/20/AV7EBMEVZNB6BBCNY2K33ZOG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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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난임 환자 26만명 시대
열심히 살다 보니 '어쩌다 난임'
정부 지원 늘었대도 아직 부족
진짜 저출생 해법은 난임 지원
계속되는 저출산 속 난임부부도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지난 5월 29일 서울 송파구 잠실에 새롭게 문을 연 차병원 난임센터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오늘부터 시험관 아이 갖는 것을 그만 접으려고 합니다. 합계출산율? 저라도 쪼금 올리는 데 보태겠다고 했던 것도 그만두려고 해요.”
지난달 국내 한 난임 커뮤니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년 반에 걸쳐 시험관 시술만 8번쯤 도전했다고 했다. 시술할 때마다 견딜 수 없이 속이 메슥거렸고 참을 수 없는 두통이 심했지만 견뎠고, 난자 채취를 하다 난소가 붓고 꼬여 응급실을 간 적도 있었다고 했다. 그럼에도 간절히 아기를 낳고 싶었지만,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무엇보다 계속 회사를 다니면서 이 모든 것을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품었던 희망이 착상 실패로 매번 절망이 되는 걸 겪었어요. 이 와중에 이직하려 했더니 면접관은 ‘아직 애가 없는데, 나중에 임신하면 혹시 휴직할 거냐’고 묻더라고요? 제가 임신할까 걱정하는 거였겠죠. 난임 휴가는 보통 기업에서 하루만 유급, 나머지는 무급. 그것도 2~3일 겨우 낼 수 있어요. 정부가 난임 휴가를 6일까지 늘린다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주는 경우는 주변에서 못 봤어요. 법으로 강제? 회사를 관둘 각오하고 싸우면 모를까, 그걸 누가 어떻게 우길까요.” 글쓴이의 헛헛한 웃음이 들리는 듯했다.
출산율을 끌어올린다고 온 나라가 법석이지만, 난임 부부들은 여전히 그림자를 딛고 산다. 이들은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 많고, 그럼에도 속마음을 말할 곳조차 없어 끙끙 앓는다. 보건복지부 통계에서 국내 난임 환자는 지난 2021년 26만 명 정도. 전문가들은 그러나 실제 난임 인구는 이보다 더 많을 거라고 추산한다. 우리나라 전체 부부 수의 10~15% 정도가 난임일 것이라는 조사도 있다.
이들은 “결혼하고도 아이 안 낳고 뭐 했느냐”는 주변 질책에 눈총 받고, “애도 못 낳는 몸”이라는 자책으로 괴로워한다. 내 또래의 한 난임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성적이야 떨어지면 밤샘 공부로 극복할 수 있고, 직장에서 실적이 안 좋으면 그건 철야 근무를 해서라도 해결할 수 있지만, 아이를 못 갖는 건 노력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배우자인 미셸 오바마 역시 하버드대를 나온 변호사 출신이었지만, 임신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아 시험관 시술로 두 딸을 낳기까지 마음고생을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서로 깊이 사랑했고 강고한 직업윤리를 갖추었으며, 무슨 일이든 작정하면 헌신적으로 해내는 두 사람이라도, 임신만큼은 의지로 해낼 수 없었다.”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 중)
난임 부부들 상당수는 “이렇게 아기 갖기 힘들 줄 알았으면, 젊을 때 피임은 왜 했는지 모르겠다”고도 자조한다. 더 젊었을 땐 그러나 이들에게도 출산을 미룰 수밖에 없는 이유가 많았을 것이다. 졸업해야 했고, 취업해야 했고, 아르바이트하며 생계를 꾸려야 했다. 일부러 임신을 피한 게 아니라 남들처럼 살기 위해 뛰다 보니 난임이 됐을 뿐이다. 그렇다면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이들을 설득하는 것보다, 난임 부부 돕는 정책을 대폭 확대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
‘결혼하면 아이는 그냥 생기는 줄 알았는데’라는 책의 저자 최가을씨 역시 숱한 시험관 시술의 실패를 거쳐 쌍둥이를 가진 주인공이다. 그는 이렇게 썼다. “난임 기간은 분명 괴로웠지만, 남편과 나는 ‘난임으로 괴로운 부부’로만 살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어떻게든 작은 조약돌 같은, 순간의 행복이라도 찾으려 애쓰면서 난임 기간을 건너왔다. 그 고군분투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이젠 우리가 그 분투를 파격적으로 응원할 때다.
송혜진 기자 조선일보 산업부 유통팀
fedele
2024.07.20 04:56:52
요즘 주위에 난임 너무 많이 봅니다. 나이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까지... 늦게 결혼하고 또는 애기 갖는걸 늦추다가 이제 애기를 갖으려고 해보니 안되는 부부를 많이 봅니다. 안타까우면서도, 세상 분위기가 결혼을 안하거나 늦게 하는 분위기이니, 애기가 생기는것이 어려운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심지어는 결혼을 일찍 하고도 애기를 안가지려고 하는 부부를 보면 좀 딱하기도 합니다. 뭔가 바뀌어야 할텐데, 어쩌다가 이렇게 결혼을 늦게 들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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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4.07.20 04:46:28
한국의 인구 증가 대책은 겉돌기만 한다. 실제로 필요한 것이 뭔지 제대로 알고 정책을 꾸릴 때이다. 위정자들은 사리사욕만 추구하지 인구 증가엔 무관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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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4.07.20 03:34:13
기사에 고암을표한다.내가 둥이할먼가 된것도 시험관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몇번의 실패와 둥이때는 몇개월의 휴직으로 성공한것을 보았고 미숙아로 태어나 세살이 될때까지 병원이 집처럼 다니며 키웠다.낳고싶어도 낳지못하는 가정도 많다고 알고있다.이런것에대한 정부와회사의 보살핌,배려,불이익을 없애주어야한다 생각한다.이것도 저출산정책의 큰몫의 한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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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이
2024.07.20 05:37:04
?o 더 얼마나 더 국가지원이 필요한가? 무조건 국가가 해내라고? 제발 좀 자립 좀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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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alshin2
2024.07.20 03:09:06
난임 기사에 나이를 빠트리면 되나요. 남녀 공히 30중반 훌쩍 넘기면 훨씬 힘들어져요. 나이 상관관계를 부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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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인28
2024.07.20 06:56:51
아직도 우리나라의 출산장려 정책은 책상머리의 공무원들에 의해 겉돌고 천문학적인 세금만 낭비하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 여성직원들이 임신하면 사실상 해고의 영순위가 되는데, 어렵사리 취업한 여성근로자들이 임신할 생각을 할 수 있겠나? 등잔밑이 어둡다고, 정부는 실제 근로현장의 실상을 알고 정책을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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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갑자
2024.07.20 08:05:43
혼인연령을 낮춰야 한다. 열심히 살다보니 라고는 하지만 전문직이나 박사공부를 한 게 아닌 이상 30대 중반 넘어서까지 미혼이라면 갸웃하게 된다. 커리어라는 환상을 좇아 월급에 취해서 줏대없이 비혼주의 외치며 인생을 즐기다가 나이만 먹은 건 아니었을지. 물론 난임지원은 필요하겠지만 이런 풍조를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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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9081
2024.07.20 07:39:32
아기 갖는 것, 이제 접다고 ..? 혼자 접으면 되지, 왜 기사화 해서 이러는지 이해 할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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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2024.07.20 08:40:47
30대가 넘어 결혼하고 아기를 낳을려니... 우리때도 20대에 아기낳아 기르는건 고통의 연속이었다.. 뭐하나 갖춰진게 있었나? 쥐꼬리월급에 돈은 쪼달리고.. 엄마는 애기낳으면 직장그만두어야하고.. 매일같이 하나업고 하나 손잡고 병원가고.. 시댁이나 친정에 쌀이라도 달라고 손벌려야하고.. 밤에 잠을못자 울었던게 여러날이고.. 다지나고보니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걸.. 20대에 좋은환경은 있을수없고 그나마 부모찬스가 있어야.. 이젠 60에 자식들 결혼해서 사니 한결좋은데 늦게 결혼해 애낳아서 지금도 뼈빠진다는 친구보니 안스럽다... 고생은 젊어서 사서도 한다는데... 그게 인생아닌가? 늦었지만 자식의 중요함을 생각하면 난임부부들 빨리 성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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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황제
2024.07.20 07:22:37
자유로운 성 개방 체제에서 난임이 많아진 이유가 뭘까? 가임기때 과잉 피임, 빈번한 낙태도 그 한 이유일 수도~~누가 연구 좀 한게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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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kkk
2024.07.20 06:00:41
여자는 출산가능 연령제한이 있다. 사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봐야 아무 소용 없다. 늦어도 20 대 말 이전에 둘은 가져야 한다. 사실 그 게 여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그 게 제대로 안 되면 사회자체가 붕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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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같이
2024.07.20 07:40:02
생명은 하늘이 주시는 것. 응원 합니다. 답은 take it easy, relax, embrace, 섭생입니다. 초조하게 생각치 마시고 줏겠지 하는 믿음으로 준비하며 기다려보세요. 늦게도 찾이 올 수 있을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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