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9세인 외삼촌이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산동네에 통나무 2층집에서 산지가 20여년이 되었다. 올봄에도 이종동생들하고 가봤지만 시골이란 동네는 눈뜨면 할일이 널려 있다. 삼촌이 봐서 조카인 우리들이 마냥 어린것같아도 우리도 70이 넘은 할아버지다. 그저 자주와 하룻밤자며 일좀 시켰으면 하는데 그마저 서너번 간 일꾼조카들이 올해따라 죄다 환자가 되어 금년은 그럭저럭 영월가는것은 끝났다.
지난달말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고 삼촌이 전화하여 그동네에는 서점도 없고 큰서점이 있는 원주를 가봐도 한강책구하기가 어려우니 네가 재빠르게 구해 보라고 연락이 왔다. 아니 삼촌도 다큰 아들 딸이 둘씩이나 있음에도 심부름을 내게 시키는게 의아했지만 기쁨맘으로 인터넷주문을 했다. <작별하지 않는다>. <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세권을 신청하였더니 보름이 지나야 온다고 문자가 왔다. 그러나 보름도 아닌 주문 5일만에 책이 왔고 난 책박스에 사각김.과자.사탕등을 넣어 등기로 보내 드렸다. 삼촌은 주문과 동시에 책값을 내게 보내 주었다. 그리고 며칠후 세권을 읽은 독후감을 30분정도 전화로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아주 확실한 본인이 느낀 소감과 함께..
지난 7월초 일본 요코하마에서 처남 아들결혼식이 있어 3박4일 갔을때 도쿄에 들러 1박을 하며 도쿄의 최고번화가 거리인 긴자거리에 가봤다. 한가지 놀란것은 GINZA SIX 라는 초호화 백화점 4층에 대형서점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날마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기상천외한 단행본들... 그만큼 일본국민들이 책을 찾는 구매력이 있기에 서점도 가능 할것이다. 지하철에서도 많은 일본사람들은 책을 보고 있었다. 과연 우리나라 최고급 백화점에도 고급 명품패션의 브랜드점하고 나란이 책방을 둘수 있는 점주의 용기는 있을까?
한동안 열기를 뿜었던 한강책도 이제는 서점매대마다 쌓여 있을뿐 그렇게 불티나게 찾던 사람들의 열기는 식은 것같다. 이달초 점심약속이 사당역에서 있어 시간이 한시간이나 남아 대형서점을 찬찬히 둘러본 적이 있다. 이제 서점분위기는 많이 변한게 MZ세대들이 좋아하는 팬시상품들이 잔뜩 있었고. 한국인이 자주가는 해외여행지를 소개하는 여행가이드북이 화려하게 매대를 채우고 있었다. 또 요즈음은 누구나 핸드폰을 갖고 있으니 한달에 13000원정도 내면 성우가 읽어주는 책듣기 사이트가 있어 이용자가 많다고 한다.
내일 모레면 90이되는 외삼촌연세에도 한강책을 읽으며 시대의 흐름을 읽고자 하는데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료하게 나날을 떼우고나 있는건 아닌지 조금은 부끄럽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책속에 길이 있다는 말은 언제나 살아있는 격언이다. 또한해를 보내면서 다시금 내가 살길을 책에서 찾아보자.
첫댓글 연세가 있으신데도 시력과 지구력이 대단하시네요.
더구나 그 숨겨진 은유도 단순하지 않던데요.
외삼촌은 청력은 안좋아도 시력은 좋다고 해서 그것도 큰복이라고 했습니다. 목소리는 쩌렁쩌렁하죠.. 아주 건강하십니다. 나이40세에 건설부 주택국장을 한 무골의 공무원출신입니다.
올해 89세 이신 외삼촌은 참 대단하십니다.
연세에 상관없이,
한국인이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면
일 국민으로써도 읽을 볼 만한 호기심 정도는 있어야겠지요.
이 번 일로 한국인도 문화 국민으로써,
독서를 많이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습니까.
저도 오늘 눈도 펑펑 쏟아지고 해서 집에서,
오디오 북으로 한강의 작품을 한 번 더 읽었습니다만,
처음 읽었을 때나, 지금 읽을 때나 비슷했습니다.
외할머니가 자녀를 13명을 낳았는데 위에 5명은 일찍 죽고 제 어머니가 제일위고 삼촌은 제일막내이고 유일한 생존자이지요.. 지금도 삼촌은 형.누나의 기일이 되면 자손들에게 부모님 기일에 뭐했냐고 안부전화합니다. 일반공동묘지에 있던 부모님묘를 이장하여 집마당 나무에 수목장하였답니다.
89세의 어르신께서 책을 정독하시는
습관이 부럽습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아직도 한강작가의 책을
못 읽어 봤습니다.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월산골에 살아도 근처 성당에서 6070들하고 잘어울려 같이 술도하고 노래방도가고 아주 젊게 살며 늘 책을 읽는 삼촌입니다. 배울점이 많죠.
저는 길 오가며 유튜브 오디오북으로 한 강 작가의 여러 작품들을 들어보았네요.
'채식주의자'는 다운 받아서 스마트폰으로 읽어보았구요.
외삼촌께서 쓰신 독후감을 허락 받아 소개해주신다면 더없이 큰 기쁨이 되겠습니다.
독후감이라야 전화로 길게 말씀한거니까 우리가 아는 책줄거리와 대동소이합니다.. 나이는 90이어도 세상을 즐기려는 마음씀이 좋은거죠.. 저는 감히 상상도 못할 정신력이자 체력입니다.
오래 전에도 일본인 들은 지하철에서도 대부분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으며
특히 신문은 벌린 팔이 옆사람에 피해줄까봐 지면을 작게 접어 읽더라는
말을 들은 적 있었습니다.
말씀대로 삼촌의 독서열은 존경스럽지만
언덕저편님이 한강의 작품을 읽지 않으심은
그것에 우선하는 다른 읽기가 있어서이지
모든 읽기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시니
“나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무료하게 나날을 떼우고나 있는건 아닌지”
라는 생각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노벨상을 받은 작가의 책이라 해서
반드시 읽어야할 1순위에 놓아야 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헤도네님이 헷갈리는 제마음을 아주 명철하게 위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강책도 읽으려고 준비놨습니다만 요새 올해70을 맞은 여자후배가 써서 시중서 팔고있는 여행기를 읽느라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워낙 주변 사람들에게 잘베풀고 밥잘사는 후배인지라 책이 어제부로 2쇄를 시작했다고 자랑을 하길래 그동안 베푼 결과라고 칭찬해주었습니다.
한국 갔을때 전철 안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몇번 번 적이 있는데 보기 좋더군요 .
89세의 연세에 독서를 하시는 언덕저편1님의
외삼촌께서도 독서를 늘 하신다니 존경 스럽습니다 .
과거에는 전철서 책을 읽는 사람들 특히 젊은친구들이 더러 있었으나 요새는 눈을 씻고 봐도 없습니다. 전부 핸드폰에 코를 박고 있습니다. 저부터 그렇니까요...
외삼촌의 독서열 대단한 분이시니 나이는 드셔도 마음은 청춘일 것 같습니다.
저도 한강 책 2권 구해 놓고 아직 뚜껑도 열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밭농사 구석구석 잘하시고 동네시니어들과 잘어울리고 소주도 3~4병드실정도로 타고난 건강체질입니다.
건설회사 사장도 했으니 산전수전 다겪은분이지요..
그 연세에 대단하십니다.
이곳에서 살면서 부럽게 생각하는 것중의 하나는
병원 공원 커피점 여행지 어디에서든 나이든 사람들이 책 읽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다수 국민들이 정말 책 안읽는 국민들입니다. 스마트폰이 나온후로는 더욱 책을 멀리 하지요.. 미래가 어두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