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s://blog.naver.com/kju930706/222507587171
중국에서 중학생활을 하던 시기다.
최악의 룸메와 살던시절 나는 버스로 30분정도 타고 가야하는 대학가에서 영어 과외를 받았다.
수업이 끝나면 약 8시.
정류장에 가니 벌써 사람들이 우글우글 거리며 모여있었다.
그나저나 아까부터 배가 살살 아파왔다.
나는 어릴 때 부터 자주 요상한 복통에 시달렸다. 배탈이나 설사, 급똥신호와는 다른 복통이었다.
아파서 힘을 주면 힘을 준대로, 힘을 빼면 힘을 뺀대로 아프고, 식은땀이나며, 빈혈기와 다리가 후들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버스에 타려는 지금 슬슬 그러한 복통의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제발.. 제발 아니길 간절히 기도하며 버스에 탔다.
여전히 앉을 자리가 없었다.
나는 뒷 문에 봉을 잡은체 서있었는데.. 결국 배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난 부끄러움이 많고 자존심이 강한 남자다. 여기서 약한 모습을 보이고싶지 않아!
나는 배 주머니에 손을 넣어 배를 움켜쥔체 고통을 참으려했다.
이미 여러번 겪어본 고통... 익숙한..
익숙..
익.......
익 씨바....
너무 아팠다. 심지어 역대급으로 아팠다. 장이 뒤틀리는 고통에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했다.
정신력으로 버티려 했지만 이미 다리가 꺾이기 시작했고 허리가 구부정거렸다.
손으로 잡고있던 봉에 어깨를 기댄체 헉.. 헉.. 거리자 슬슬 주변에서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얘. 괜찮니?"
한 아주머니가 나의 등을 만지며 물었다. 그걸 기점으로 난 완전이 주저앉았다.
"억.. 억.."
너무 아파서 숨이 안쉬어졌다.
"얘! 여기와서 앚아."
주변에 한 네 명의 사람이 일어나서는 말했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중국에서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의외로 전투적으로 자리양보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쩌다 노인이나 임산부, 장애인 또는 울고있는 여자가 탈때면 자기가 앉고있던 자리에 그 사람이 앉아야 이기는 것 처럼 자리를 양보했고, 그럴 기회도 없던 서있는 사람들은 아쉬워하며 그 사람을 달래거나 공감해주기 위해 말을 걸고는 하였다.
그리고 지금 사람들은 아파서 힘들어하는 나를보고 그런 전투능력이 생긴 것 같았다.
네 명의 사람들은 "내 자리에 앉아!" "여기에 앉아 어서!!!" 하며 다급하게 나를 앉히려 하였다.
하지만 부끄러움이 많았던 나는
"괜찮아요....고마워요.."
하며 웃어주었다. 내가 그 자리를 앉으면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주 잠시 괜찮아지나 싶었던 복통이 다시 시작되었다. 심지어 아까보다 더 아팠다.
"읔..읔..."
고통을 참기위해 윗배에 힘을 주다보니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그러자 이번엔 여섯 분이 일어나서
"학생. 괜찮아. 여기 앉아."
"아이고.. 무슨 일이니. 여기 앉아보렴."
"저기. 여기 앉으세요. 다들 나이도 많으신데 제가 양보할께요."
하며 전투적으로 자리를 양보하셨다. 이번엔 부끄러움이고 뭐고 없었다. 나도 진짜 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앉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윗배에 힘을 주느라 대답도 하기 힘들었고, 다리에 힘이 풀려서 움직이질 못했다.
그러자 마지막에 대학생으로 보이는 형이 다가와서는 나를 뒤에서 부등켜 앉고는 자기가 앉아있던 자리에 앉혀주었다.
나는 배가 너무 아파서 앉은체로 허리를 완전히 숙인 자세를 취했다.
"땀 많이나네? 너 괜찮니? 어디 문제있는거 아니야?"
자리를 양보한 대학생 형이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아씨.. 정말 괜찮았다...
앉자마자 갑자기 고통이 물에 씻기는 거품처럼 사라져버렸다.
차갑게 느껴지던 피부들도 다시 따듯해지는 기분이 들었고, 식은땀도 안났다.
"얘. 괜찮은거니?"
"병원가야 하는거 아니니?"
내가 슬쩍 보니 자리를 양보하려 하셨던 아줌마 아저씨들이 여전히 서서 나를 걱정해주고 있었다.
'지금 괜찮다고 하면 부끄러워 죽어버릴지도 몰라..'
나는 아까의 기억을 되새기며 '아...아..' 거렸다.
"괘..괜찮아요.. 고마워요."
내가 슬며시 뭔가를 참는듯한.. 하지만 괜찮타는 듯 미소를 띄며 말하자 아줌마 아저씨들이 여전히 걱정어린 표정을 지으며 자기의 자리에 앉았다.
그 때 내 등에 누군가의 손길이 느껴졌다. 자리를 양보해준 대학생 형이었다.
형은 내 등을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아...진짜....편하네...'
그 뒤로 10분 정도 계속 아픈척 연기를한 후 이제 괜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저 이제 안아파요. 형 앉으세요."
했지만 형은 거절하며 다시 나를 자리에 앉혔다.
나는 미안해 죽을꺼 같아서
"저 내려요. 형 앉으세요."
하고는 원래 정거장보다 두 정거장 일찍 내려야했다.
첫댓글 사실 국가적으로는 중국이 싫은데 예전에 알던 팀장님이 임신했던 시절에 남편일때문에 중국에 있게됐었는데 배가 좀 커졌을때 지하철 타면 진짜 그 칸에 시야에 보이는 사람들이 다 일어나줘서 민망해서 지하철을 잘 못탔다는 얘기를 해줘서 그때부터 그런건 좋게생각이 들긴함..
도움 받자마자 갑자기 괜찮아지면 머쓱;
지금은 동북공정하는 일부 중국인 때문에 반중 감정 심하지만 10년 전에 유학하던 시절에는 참 따수웠음 어딜가나 반겨주고 한국사람인 우리가 잘 못 먹을까봐 플라스틱 숟가락도 챙겨주는 곳 도 있었고 버스에서 행선지 가는지 물어보고 타면 그 역에서 못내릴까봐 엿들었던 승객+버스기사님까지 여기서 내려야한다고 약속이나 한듯 알려줬었다 고마운 기억이 많은 그때를 기억하지만 언제 다시 그런날이 올까..
세상에 처음 안 문화네요;; 맨날 욕만들어서 몰랐다.... 좋은 얘기는 더 자주 생기길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