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최대 모터축제 슈퍼 다이큐
신기술 테스트 '24시간 레이스'
'GR 코롤라' 극한환경 검증
484바퀴 중 75바퀴 직접 핸들
이키오 회장 사인받으려 줄 서
지난 6일 일본 시즈오카현 후지산 자락에 있는 후지 스피드웨이 .
60여대의 차량이 일제히 출발하자 엔진 고이음이 공기를 가득 태웠다.
관중들은 환호했다.
고난도 구간인 'U'자 토너 주변에는 텐트를 친 관람객 수백 명이 자리를 잡았다.
일부는 본 경기 하루 전부터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캠핑 장비를 들고 찾아왔다.
유모차를 끄는 가족, 힐체어를 탄 관광객, 응원팀 굿즈를 온몸에 두른 팬들까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수만 명의 인파가 일본 최대 모터스포츠 축제 '슈퍼 다이큐 2026'에 열기를 더했다.
지난 5~7일 후지 스피드웨이에서는 슈퍼 다이큐의 세 번째 라운드인 '후지 24시간 레이스'가 열렸다.
24시간 동안 달리며 차량 내구성을 겨루는 대회로, 슈퍼 다이큐는 연간 총 7개 라운드로 치러진다.
후지 24시간 레이스는 자동차업게에서도 주목하는 대회다.
업계에선 이 레이스를 '움직이는 실험실'이라 부른다.
특히 제조사들이 개발 중인 신기술과 미래 동력 시스템을 검증하는 특별 클래스 'ST-Q'가 관심의 초점이다.
루키 레이싱팀은 이번 대회 ST-Q 클래스에 세계 최초로 초전도 기술을 적용한 액체수소 엔진 'GR 코롤라'를 출전시켰다.
토요타는 2021년부터 수소 엔진 차량을 이 대회에 투입해 극한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하고 있으며,
이번엔 펌프 구동 모터를 기존 전기모터에서 초전도 모터로 교체했다.
도요타 회장은 목표로 내세운 500바퀴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484바퀴를 완주했고, 70세의 나이에도 직접 75바퀴를 소화했다.
업계에선 수소 엔진 차량이 24시간 레이스를 완주한 것을 두고 친한경 차량의 모터 스포츠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종합우승은 TKRI팀의 AMG GT3 차량이 차지했다.
이 차량은 24시간 동안 총 793바퀴(3618km)를 주파했는데, 서울과 부산을 약 5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밤 사이 엔진 화재로 중도 포기한 차량이 나왔고, 새벽 안개와 보슬비 속 추돌사고가 발생했으나 테이프로 문을 고정하는 등
임시방편으로 완주한 팀도 있었다.
체험형 관람 행사 '피트 워크(Pit Walk)'에서도 이번 대회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레이싱 현장의 차량 정비 구역인 피트(Pit)를 직접 관람하는 행사로, 성인 기준 입장권이 2만8000엔(약25만원)에 달함에도
행사 1시간 전부터 200여명이 줄을 섰다.
가장 긴 줄이 늘어선 곳은 토요타 자동차 부스였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토요타 '루키 레이싱' 팀의 마스터 드라이버 '모리조(MORIZO)',
즉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의 사인을 받기 위해서다.
도요다 회장은 2007년 독일 뉘르부르크링 24시간 내구레이스에 처음 이 가명으로 출전했다.
당시 후계자로 거론되는 자신이 위험한 레이스에 나서는 것이 회사에 부담이 될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70세를 맞은 올해도 관람객들은 '모리조 상(모리조 씨)'이라 부르며 그를 응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도요다 회장의 장남인 도요다 다이스케 우븐 바이 토요타 부사장도 같은 팀 드라이버로 출전했다.
사인 대기 줄에는 'DT'가 적힌 응원판을 흔드는 팬들도 눈에 띄었고, 도요다 부사장은 양팔을 흔들며 화답했다.
시즈오카(일본) = 이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