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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지역 새 아파트 소유자 울고 싶은 이유 |
거래 두절 여파에 전세도 안 나가 |
“호가가 15억원대인 대치 아이파크 32평형을 12억8000만원에 사지 않겠느냐는 중개업소 관계자의 권유전화를 최근 받았지만 거절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이 언제 팔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집2채를 껴 앉고 있기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서울 마포구 김모씨)
입주예정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살던 집을 팔고 새 집으로 이사 가기가 여의치 않자 입주 예정 아파트를 등기 이전에 팔려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급매물도 덥석 사겠다는 사람은 드물다. 김씨의 경우처럼 갖고 있는 집이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살던 집이 팔려야 이사 오죠…”
입주를 앞두고 아파트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었다. 지난해 2월 입주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은 입주 전 두 달 동안에만 분양권 가격이 평균 2억원이나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거래 두절 현상이 두드러져 입주 아파트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7월 말 입주 예정인 서울 대치 아이파크의 경우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매김한 도곡렉슬 단지 바로 앞에 있는 관심 단지(23~54평형 768가구)인데도 말이다.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25~54평형 3696가구) 역시 급매물이 계속 나온다. 최근 보름 새 33평형 급매물이 13개나 거래되고 43평형 급매물 2건도 소화됐지만 새로운 급매물이 또 나왔다. 이 때문에 급매물 가격이 시세로 굳어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말 11억원대까지 형성됐던 트리지움 33평형이 최근 8억원대 중반선까지 팔렸다.
입주 개시 단지도 직격탄
거래 위축 현상의 직격탄을 맞기는 입주하고 있는 단지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초 입주를 시작한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39∼99평형 1177가구)의 경우 아직까지 절반 가량이 ‘빈집’으로 남아있다.
스타시티 집주인들 역시 이사 오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고, 놓은 전세도 나가지 않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입주전 평당 2500만원 이상이었던 호가가 2000만원대 초반으로 내려갔고 평당 1000만원을 웃돌던 전셋값도 평당 600만원선으로 급락했다.
역시 지난 3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구 삼성동 롯데캐슬프레미어(32~72평형 713가구) 40평형대 전셋값이 입주 전 6억원대에서 최근 4억원대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말부터 집들이를 시작한 양천구 목동 하이페리온2(37~76평형 576가구,오피스텔 403실)도 아직 입주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20억원을 웃돌던 56평형이 16억원대에 급매물로 나와있다.
아파트 매매시장이 동맥경화에 단단히 걸려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좀 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 삼성동 S부동산 관계자는 “요즘 집을 사겠다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며 “매수심리 위축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대형호재가 나오지 않는 한 매매시장의 악순환은 되풀이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